우리 팀이 사라진다고?

by 솔의눈

입사 4개월 차, 본부장님이 팀원들을 불러 모았다. 회의를 잘 열지 않는 분인데 갑작스러운 소집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본부장님이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 이번 주까지만 근무하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본부장님이 이야기를 이어가는 동안 팀장님 눈가가 붉어지는 게 보였다. 슬픈 것 같기도 했고, 화가 난 것 같기도 했다.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도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다.

진짜 나가시는 건가. 그럼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

본부장님에게 선택권이 있었던 건지, 없었던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냥 그렇게 되었다.


팀장님은 팀이 해체될 것 같다며 각자 가고 싶은 팀을 말해주면 인사팀과 이야기해본다고 했다. 오래 다닌 직원들은 조직이 바뀌고 없어지는 게 흔한 일이라는 듯 담담해 보였다. 반면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직원들은 술렁였다. 나이와 직급이 어릴수록 더 당황한 표정이었다. 알아서 나가라는 이야기인가 싶다가, 그럼 이직 준비를 하기에 가장 덜 바쁜 팀이 어디인지까지 생각이 미쳤다.

회의실에서 나온 팀원들은 차마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다른 휴게실로 모였다. 팀이 해체된다면 어느 팀으로 가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어디는 보고 업무가 많고 타이트하고, 어디는 분위기는 좋은데 실적이 안 나오고, 어디는 TO가 없다는 등. 솔직히 어느 팀도 내 직무와 결이 맞는 곳이 없어 보였다.

다른 업무를 하게 되는 것보다 더 큰 걱정은 따로 있었다. 나를 원하지 않는 팀에 갑자기 합류해야 하는 상황을 내가 견딜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지금 팀은 내 경력을 보고 내 직무가 필요해서 뽑은 곳이었다. 그렇지 않은 팀에 내가 갑자기 합류한다고 하면 누가 환영할까. 내가 적응할 수 있을까. 온갖 걱정이 머릿속에 휘몰아쳤다. 다른 팀원들 표정도 어두웠다.


며칠 후 팀장님이 소식을 전해줬다. 팀을 없애지 않겠다고 했다. 대신 새로운 조직으로 개편하고 사업 방향도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사업을 이끌던 본부장님이 사라지고 모든 업무는 올스탑된 상태였다. 팀이 존속되든 없어지든 방향이 확정되어야 다음을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언제 결정될지조차 기약이 없었다.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 여기서 더 머문다면 내 커리어를 돌이킬 수 없게 될 것 같았다.

그때부터 이력서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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