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 인스타그램 업로드를 멈추다

슬픈 침묵

by 솔의눈
"핼러윈 이벤트 지금 당장 내려주세요"


지난 주말, 아기를 재우고 있는데 팀 메신저에 메시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뭐지? 하고 핸드폰을 켜자마자 바로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마케팅팀 전원은 각자 담당하는 브랜드 SNS에서 관련 이벤트, 콘셉트의 모든 피드를 보관 처리했다.

광고도 전부 내리고, 잭 오 랜턴으로 꾸몄던 기획전 페이지는 급하게 디자인 수정에 들어갔다.


월요일에 출근하자마자 이번 주 브랜드 SNS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긴급회의가 시작됐다.

이 시국에 평소처럼 웃는 이모티콘을 써가며 팔로워들과 소통하고 이벤트를 올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데 모두 동의했다. 회의 끝에 이번 주는 콘텐츠를 업로드하지 않고, 지난주 진행했던 이벤트에 대한 발표도 다음 주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다른 회사들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모니터링했다.

어떤 회사는 검정 바탕에 하얀 글씨로 추모의 글을 올리기도 하고, 하얀 국화꽃 이미지를 올리는 회사도 있었다.

오후가 되자 평소처럼 홍보, 이벤트, 소통 피드를 올리는 곳도 많았다.


원래 이번 주는 대형유통사에서 연말 할인행사가 줄줄이 계획되어 있어서 우리 회사도 관련 홍보방안을 많이 준비했었는데 대부분의 빅 행사가 취소되거나 명칭을 바꿔 조용히 진행하는 방향으로 변경되었다.

어제까지 화려한 플랜카드로 장식했던 대형마트도 출근길에 보니 홍보물을 모두 철거한 상태였다.


매년 핼러윈은 대부분의 브랜드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지만 이제 업계를 막론하고 '핼러윈'은 금기어가 될 것 같다. 믿을 수 없는 참사를 마주하고 혹시나 많은 사람들의 슬픔과 분노에 불을 지피게 되지 않을까 모두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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