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15분 PT
인적성 검사를 무난하게 통과하고 드디어 인터뷰 일정이 잡혔다.
그런데 그냥 면접이 아니다. PT 면접이다!
마지막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했던 게 언제였더라..
신입사원 공채 시절에는 PT면접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대학생 시절 팀플 발표를 했던 것이 마지막 PT였다.
'경력직도 PT 면접을 보는구나..'
약간 수고스럽게 느껴졌지만 막상 발표자료를 만들기 시작하니 학부생 시절이 떠오르면서 꽤 재미있었다.
낮에 회사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PT 흐름을 짜고, 육퇴 후에 PPT 초안을 만들고, ChatGPT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을 거듭해서 이틀 만에 발표자료를 완성했다.
이제부터는 연습이다.
스마트폰을 셀카모드로 틀어두고 내 모습을 촬영하며 발표 연습을 했다.
발표 후 질의응답을 대비해, ChatGPT에게 면접관 역할을 부여해서 모의 면접도 여러 번 해보았다.
5년 전 이직할 때는 어디 하나 피드백받을 곳이 없었는데,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니 좋은 세상이구나- 싶었다.
오전 반차를 쓰고 면접장에 들어섰다.
직장 어린이집 아이들이 건물 중정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아기들 웃음소리를 들으니 긴장이 살짝 풀어졌다.
오랜만의 면접이었지만 다행히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나온 것 같다. 면접 분위기도 좋았다.
'큰 일'을 치르고 나니 갑자기 배고픔이 몰려와, 회사 복귀 전에 1인 샤부샤부집에 가서 혼밥을 했다. 평소 점심시간에는 식대 커트라인에 맞추느라 하지 못했던 소고기 추가도 했다.
오전에 고생했으니 이 정도는 먹어줘야지!
평상시에도 세미정장을 자주 입어서 그런지 블라우스에 슬랙스, 구두까지 갖춰신고 사무실에 들어서도 누구 하나 '면접 보고 왔나 봐?!' 하는 농담을 건네지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작게 내쉬며 오전에 밀린 업무들을 후딱 처리했다. 그리고 메타 광고 소재를 만드는데 손은 계속 움직이고 있었지만 솔직히 집중이 하나도 되지 않았다. 오늘치 크리에이티브는 오전면접에서 모두 소진해 버렸다.
면접을 마치고 주차 등록을 해주던 인사담당자는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 중에 결과 안내드릴게요'라고 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오전에 면접 결과 메일이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