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CI검사를 통해 나와 너를 이해하는 시간
마흔을 앞둔 세 친구, 미조 찬영 주희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서른, 아홉>을 지난 2022년에 만났다. 우정, 사랑, 삶에 대한 그들의 이야기는 잔잔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감동을 주었던 걸로 기억한다. 미조 찬영 주희를 닮은, 스물을 앞둔 송이 은이 조이가 상담실에 함께 찾아와 상담하고 싶다고 했다. 이들의 우정 사랑 삶에 대한 얼마나 찬란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인지 기대됐고 설레기까지 했다.
입을 떼기도 전부터 송이가 눈물을 흘렸다. 상담실 둥근 테이블에 앉는 순간 최근 남자친구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어려움이 와르르 흘러내렸다. 그가 변했단다. 변한 그의 모습에 송이는 버림받은 느낌을 받았고, 사랑을 회수당한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송이는 달라진 남자친구의 모습에 왜 그토록 폭풍 앞에 서 있는 것 같은 위기를 느꼈을까? 은이도 마찬가지다. 남자친구와 두 번 헤어졌다. 두 번 헤어진 것의 상흔이 이토록 깊고 이토록 외로울 줄이야. 두 친구들이 연애사로 복작복작 시간을 보내는 사이 조이는 홀로 외로웠다. 연애하지 않는 조이는 그들의 아픔과 외로움과는 조금 멀찍이 서있는 느낌이었는데, 그게 조이를 외롭게 했고 이런 시간을 보내면서 송이 은이와 멀어질까 봐 조바심도 느꼈다.
상담실에서 이렇게 눈물을 흘리며 외로움을 이야기했던 송이 은이 조이는 사실 학교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는 학생들이다. 밝고 웃음소리도 크고 공부도 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어서 이런 내적 어려움들에 대해 예상하기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스스로 마음을 열고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우선’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부분에 대해 동의했다.
송이 은이 조이(이하 송은조)와 함께 JTCI검사를 진행했다. 학생들에게 익숙한 MBTI가 아닌 이 검사를 통해 자신의 기질과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았다.
JTCI(Junior 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는
클로진저의 기질 및 성격 검사(TCI)를 아동 청소년용으로 변형한 검사다.
이 검사는 만 7세-18세 대상으로 아동 청소년의 기질(타고난 성향)과 성격(환경 속에서 형성되는 부분)을 평가하는 것으로 대략 100문항 전후 자기 보고식 설문이다. 이 검사를 학업상담, 진로 지도, 정서 행동 상담, 부모 교사 상담에 활용할 수 있다.
송은조는 이번 검사로 불안 충동성 대인관계 어려움 등에 대해 살펴보았고 끈기 위험회피 성향 등이 연애와 친구관계에서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지 탐색해 보았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이해하면서 자신의 강점과 어려움을 인지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송이는 자신이 관계의 어려움을 느낄 때 적절하게 대화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숨어버리고 슬퍼하고 있고 슬픔이 자신의 위험회피 수단이었다. 은이는 남자 친구와 헤어져서 힘든 이유는 외로움 때문이지 관계가 끊어진 아픔은 아니었다. 자신은 늘 외로움이 싫었고 그 외로움을 회피하기 위해 쉬지 않고 연애해오고 있었다. 조이는 관계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있을 때 행복했다. 사랑받기 위해서 과하게 노력하기도 하는데, 늘 마음속에서 사랑받고 있는지 중요한 존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게 피곤하고 확신이 들지 않을 때면 우울했다.
송은조의 마음속 이야기들이 상담실 테이블 위에서 오고 갈 때, 어쩜 이렇게 현명하게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마음을 읽어내고 자신의 언어로 표현해 내는지 사랑스럽고 기특하고 고마웠다. 자신을 성급하게 변화시키려고 하지 않고 자신 안에서 꾸준하게 성장하기로, 자신이 자기의 가장 친밀한 친구가 되어주기로, 서로가 서로에게 솔직하기로, 응원하고 격려하면서 송은조와의 상담을 마무리했다. 우정 안에서 자신의 사랑도 삶도 함께 살아내는 열일곱 소녀들의 풋풋한 이야기와 잠깐이라도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스러웠다. 앞으로 더욱 푸르를 너희의 인생을 언제나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