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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인 Z Dec 24. 2020

뭐해 먹고살지?

탈직장, 탈도시, 니 생계는?

내가 요즘 가장 관심이 많은 주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

입버릇처럼 주거가 재테크가 되면 안 된다고 말했지만,

나도 주택청약 알아보고, 청약통장 가입하고 그랬다.

이렇게 나란 인간은 언행일치가 안된다.

숨 쉬듯 끊임없이 점검해야만 겨우겨우 내가 말한 멋진 인간의 발톱의 때만큼 가까워지는 거다.


요즘엔 탈도시를 해서 집 짓기를 마음먹고 자료를 수집 중이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킵이라는 노트에 그때그때 생각나는 아이디어를 태그별로 나눠서 적고 있다.

또 다른 형식의 브레인스토밍인데 깊게 고민하지 않아도 떠오르는 걸 쌓고,

그걸 한 번씩 재 분류를 하면 수정할 것들이 다시 보인다.

그런 결과물들이 쌓여서 무언가가 이뤄지기를 기대하며 자료를 모으고 있다.


모든 일이라는 게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자료 조사를 하고, 계획을 세우고, 회의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또 회의하고, 실행을 하고, 결과물이 나오도록 끊임없는 수정을 하다 보면 이뤄지는 거니

그동안 해온 영화 만드는 일이랑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감독이 아이디어를 낸다고 나머지 사람들이 알아서 찍어주는 게 아닌 것처럼,

내가 원하는 삶을 먼저 명확히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기존의 틀에 박힌 아파트를 구입하는 게 아니라 집을 짓는 거니까

삶에 대한 나의 철학이 없다면 이도 저도 아닌 집이 될 것이다.  

집의 구조도 콘티를 짜듯이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해서 계획을 세워야 로스율도 줄고,

원하는 형태에 최대한 가까운 집이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철학은 어디쯤 와 있는가?

철저한 잉여 라이프를 지향하기.

하루에 4시간 이상 노동하지 않기.

내가 먹을 건 내가 생산하기.

지속 가능한 소비와 친환경 라이프.


인간마저 효율의 논리로 움직이는 자본주의 사회는 지긋지긋하니 최대한 비효율적으로 살고 싶다.

결과적으로 최소한의 생계비만 벌면 유지가 되는 가벼운 삶 정도인 것 같다.

책으로 낸다면 비효율적 인간의 홀가분 한 삶?! 정도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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