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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Apr 26. 2023

김코치의 상담실 #4. 휴식도 규칙적으로

언제, 어떻게 쉬고 있나요? 물어보면 대부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다.

이 글은 상담을 업으로 삼을 생각이 전혀 없던 이가, 우연히 코칭 상담을 업으로 갖게 되고 7년여간 무료 상담을 하며 경험한 여러 이야기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제 기억에만 의존한 글이라, 약간의 허구 또는 MSG가 있을 수 있으니 감안해서 읽어주세요.




휴식... 언제, 어떻게 하나요?


"쉬는 날 휴식하죠. 보통... 출근하지 않는 날."

보통의 답변은 위와 다를 바 없다. 대부분이 '출근하지 않는 날 = 쉬는 날'이라고 인지하고 있다. 그런데, 쉬는 날 제대로 쉬고 있는 것 같나요? 혹은 쉴 때 제대로 쉬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특별한 답변을 하는 이를 만나기 어렵다. 그냥 '아무것도 안 하거나, 스마트폰 하거나' 등의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고 빈둥빈둥'하고 있는 모션을 다양하게 드러낼 뿐이다.


그런데, 과연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휴식일까.

쉰다면 쉬는 것이고, 쉬지 않는다면 쉬지 않는 것이다. 아마도 몸은 쉬지만, 생각과 마음은 쉬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하는 일은 대부분 몸보다는 머리(생각)를 쓰는 것들이고, 일터를 벗어나면 몸은 멈출 수 있지만, 내 머리는 쉽사리 멈춰지지 않는다. 만약, 어떤 문제가 내 생각 안에 크게 자리 잡고 있다면, 쉽사리 떨쳐낼 수 없다. 그런데, 그 정도의 문제 하나 안고 있지 않는 이가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할까. 그게 걱정이든, 고민이든 한 가지 이상은 갖고 있다. 그래서,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뾰족한 수를 찾거나, 올바르게 해결하는 방법과 과정에 대해 고민한다.


휴식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수많은 생각이 스치는 것이 당연하다. 집의 가족 생각, 다음 스케줄 생각, 곧 먹을 저녁 생각까지.. 우리는 멈추고 싶다고 해서, 혹은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해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태어나지 않았다. 우린 열을 식히기 위해 잠시 꺼둘 수 있는 기계가 아니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휴식 중이라고 말할 수 없다면, 빈둥빈둥을 분류라도 해봐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휴식의 성격을 'Healing과 Refresh 사이에 있다고 본다. Healing은 치유의 영역이고, Refresh는 분위기 전환의 영역이다. 내 기준에서 빈둥빈둥은 Refresh에 가깝다. 왜냐하면, 주중주말 관계없이 빈둥빈둥하는 시간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휴식의 방법에만 차이가 있을 뿐, 목적은 동일하다.

결국, 기존의 갖고 있는 굴레(풀어야 하는 문제 또는 갖고 있는 시간의 궤적 등)로 부터 잠시 벗어나 원하는 여유를 조금이라도 얻고자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장기간의 휴식이 필요할 만큼의 번아웃 상태, 슬럼프 등이 아니라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지내는 시간이 곧 휴식이고 Refresh이다. 그 방법보다는 '내가 얻고자 하는 효과'에 따라 그 방법이 정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시간의 결계 안에 우리의 생각이 갇혀 지낸다.

"우리는 시간에 의한 일과 쉼의 경계선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해야 하는 일과 그 일을 해야 하는 시간과 장소가 대부분 계약으로 묶여있기 때문에, 그렇게들 많이 생각한다. 그래서, 시간관리가 필요하고, 휴식도 '정해진 시간대'에 해야 한다고 본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맞는 부분은 '몸의 휴식'이 필요한 부분이고, 마음의 휴식은 어떤 시간에 의존적으로 결정될 수 없다. 생각해 보자. 주말 48시간 넘게 아무것도 안 하고 빈둥대는데, 왜 몸은 늘 피곤한 것일까. 그 피곤함은 몸으로부터 오는 것일까. 오게 될 월요일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일까.



휴식의 노하우, 꼭 필요할까?

꼭 필요하다고 본다. 단, 시간에 의한 규칙이 아니라, 내 피로도에 따른 방법의 규칙성에 더 집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시간에 맞춰 뭔가 정리된 프로그램을 짜 넣는 것도 다소 억지스럽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어떤 방법이 즉효다'라는 게 있을 리 없다. 이는 각자가 가지고 있고, 대부분 여러 개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중간중간 짬이 날 때 유튜브를 본다. 보는 대부분의 유튜브는 극과 극을 달린다. 시사, 역사와 관련된 부분과 예능과 코미디다. 짬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 내 기분이 당시 어떤가에 따라 '내 일과 특별히 관련 없는 것'들에 의해 내 생각과 감정에 대한 전환을 요한다. 또는, 일과 조금 가까이 있는 것들에 대해 말해주는 SNS 속 오피니언 리더들의 요즘 생각을 살펴본다. 그리고, 내 생각과 비교한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생각들을 이렇게 글로 펴낸다. 혹은 코칭할 때 활용한다.

(그래서, 제 글에는 인용구, 참고 및 통계 자료 등을 첨부하지 않는 편입니다.)


시간적 여유가 많이 생기면 가족과 함께 눈과 귀, 입이 즐거운 일을 벌인다. 아니, 일부러 시간적 틈을 조금 길게 만드는 편이다. 그리고, 추억할 수 있는 사진과 영상을 담는다. 틈나는 대로 와이프와 살펴보며, 그때의 이야기를 한다. 맛있는 음식과 술도 한잔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이렇게 휴식을 취한다.


일하기 위해 쉬나요? vs 쉬기 위해 일하나요?

둘 중에 휴식을 위해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가깝다. 따라서, 그 쉬는 시간을 그냥 날리는 일을 만들지 않는다. 뭔가 보람되고, 알차게, 마치 일처럼 내가 짜놓은 무언가로 진행하는 것을 선호한다. 적어도 내 휴식만큼은 관리 및 통제 가능한 것으로 채워볼 수 있으면, 마음대로 안 되는 일 때문에 받는 상처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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