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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May 06. 2023

김코치의 상담실 #7. 성공한 이의 뒤를 쫓아가고 싶죠

뒤를 쫓지 마시고, 그 뒤를 밟아가며 내 길을 개척해보려고 하세요

이 글은 상담을 업으로 삼을 생각이 전혀 없던 이가, 우연히 코칭 상담을 업으로 갖게 되고 7년여간 무료 상담을 하며 경험한 여러 이야기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제 기억에만 의존한 글이라, 약간의 허구 또는 MSG가 있을 수 있으니 감안해서 읽어주세요.




아는 길로 가면 쉬워요.


"기사님, (     )로 가주세요. 가실 때 (       )으로 가시면 됩니다."

"산 정상까지 가려면, 어느 쪽으로 가면 훨씬 더 빨리 갈 수 있습니다."

"다음 주까지 일을 끝내는 것도 좋지만, (     ) 단계를 거쳐서 갑시다. 그래야, 안전해요."


우리는 어떤 길로 가야 할 때 무의식적으로 아는 길을 택한다.

알기 때문에, 가봤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모르는 길을 가는 것보다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안정된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왕이면, 아는 길을 택한다. 그게 또 빠르다고 느낀다. 실제 빠른지는 따져보는 경우는 드물다. 익숙하기 때문에, 그냥 원래대로 간다.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 아니면, 쉽사리 내가 가려던 길을 바꾸지 않는다. 하지만, 꼭 이럴 때 스스로에게 뒤통수를 맞는다.


단순히 길을 갈 때뿐 아니라, 목표를 수립하고 달성할 때도 마찬가지다.

(정해진 기간 내) 경험했던 목표를 달성해야 할 때도 비슷하다. 한번 해봤기 때문에, 전처럼만 할 수 있다면.. 하는 다소 안일한 생각에 큰 준비를 하지 않는다. 이전 경험 덕분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해본 일이기 때문에, 가늠할 수 있어 안전하다고, 얼마나 걸릴지 시간과 들여야 하는 에너지가 얼마나 될지 예측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예측대로 된 적이 없다. 왜냐하면, 이때 하는 것이 예측이 아니라, 예상이기 때문이다.

최근 다이어트 하기로 결심했다. 40대로 접어든 이후 매년마다 하는 단기 다이어트지만, 방법은 비슷했고, 효과도 비슷했다. 방법은 식이를 주로 조절하는 것으로 2주만 금주하고, 나트륨을 최소화하는 생식에 가까운 식사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작년만큼의 효과가 나질 않는다. 2주를 지속하는 것도, 그 2주 만에 봤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도 더 이상 내 마음과는 다르게 몸이 예전 몸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간헐적 단식, 오후 12~19시 사이를 제외하고는 물만 마시겠다고 말이다. 조만간 제대로 된 운동(헬스)도 할 계획이다. 식이만으로는 단기간 효과를 볼 수 없으니, 근육을 제대로 작동하게 하여 기초대사량을 높이고자 하기 위함이다.


나의 커리어를 기획할 때도 마찬가지다.

분명, 나보다 먼저 나와 비슷한 길을 앞서가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의 뒤만 졸졸 좇아가면 어느 정도는 비슷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게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디테일이 다르다.




아는 길이라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

내가 아는 것은 '결과'뿐이다. 과정은 아는 게 아니다.


결과는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엇비슷할 수 있다.

직업적으로, 직장을 놓고서, 같은 업계에서 같은 타이틀을 가진 일을 하는 사람이 될 수는 있다. 그것도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인식될 수는 없다. 아니, 절대 그럴 수 없다. 닮고 싶겠지만, 절대 그렇게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같은 과정을 경험하지 않았고, 그 과정을 얼마나 주도했는지도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슷할 뿐이지, 같은 건 절대 아니다.


따라서, 내가 진심으로 좇아야 하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를 위한 나에게 적합한 과정을 만드는 것이다.

쉬워 보인다. 누군가의 뒤를 쫓는 것은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사람이 내 시야에서 사라진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부분 여기서 길을 잃는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야 할지, 분명 지금까지 왔던 것처럼 그 방향대로 나아가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한 발 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그 사람이라는 존재가 지도이고, 나침반이었기 때문이다.  


혹은, 그 사람을 좇은 것은 그 사람보다 앞서가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혹시 안전하게 뒤만 따라다니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그 사람을 앞지르는 것은 이번 생에는 틀렸다. 나이와 경력이 비슷하다고 해서 가능할까. 전혀 아니다. 나는 그 사람이 어떤 재능과 노력, 더 나아가서는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까지 알 수 없다. 모차르트가 살리에르를 의식하며 음악활동을 했을까. 반면에 살리에르는 끊임없이 모차르트를 견제했다.


그럴 바에는 아는 길보다는, 그 길을 알아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안전과 안정보다는 모험을 택해야 한다. 주니어 때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영원히 주니어일 수 없다. 언제부턴가는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아가야 한다. 방향도, 단계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힘을 갖고 나아가야 한다. 내가 되고 싶은 (미래의) 나에 집중하고, 이를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겪는 좌충우돌의 크고 작은 시행착오와 실패는 앞으로의 (더 무겁고 책임 있는) 선택에 있어 현명함이 담긴 혜안을 준다. 그럼, 더 나에게 맞는 길을 선택해 갈 수 있다.


그래서, 일부러 가는 과정(방법 및 단계)을 수시로 바꿔본다.

회사에서 집에 갈 때도, 매번 같은 것을 택하기보다는 다른 수단을 택한다.

경험해 보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가장 합리적 과정을 발견하려 한다.

이걸로 가끔은 내 운이 시험대에 오르기도 한다. 그것도 또 다른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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