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라고 인식하는 순간, 멋지게만 만들려고 한다.
나는 기획자다
저는 기획자입니다. 사실 UI/UX에 대해서 전문적인 공부(?!)를 해보진 않았습니다.
사실 기획에 대해서 이야기하라고 하면, 전략기획, 브랜드 기획, 상품 및 서비스 기획 등에 대해서 밤새도록 떠들 수 있을 정도는 됩니다. 그게 정답이든 오답이든 상관없이 말이죠. 계속해서 비즈니스 구조(팔리도록 하는 구조=마케팅)를 연구하고, 만들어나가면서 어느덧 서른 중반이 되고, 이제 '마케팅이 뭔지', '기획이 뭔지'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근데 왜 UI/UX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인가?
이제 비즈니스 기획에 있어서 UI/UX를 모르고서는 현업에서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세상이 그렇게 바뀌었습니다. 특히 온라인 시장이 오프라인 시장과 분리가 아닌 '연결선상'에서 늘 생각해야만 하는 세상(O2O, omni-Channel)에서는 그런 존재가 곧 UI/UX입니다. 다시 말해 경쟁의 경계가 이미 허물어졌고, 그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우리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노출시키고 경험시켜야만 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한 채널과 디자인, 좀 더 오래도록 머물다 갈 수 있도록 풍성한 서비스를 기획 할때 UI/UX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기능적으로 뛰어난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디자인 또는 구매과정의 매끄럽도록 작은 부분(=이것이 곧 UI/UX 관점의 브랜드+브랜딩 디자인)까지도 놓치지 않고 하는 디테일함이 곧 UI/UX임에도 다들 '디자인'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에서 글을 적어봅니다.
어차피 팔려고 만드는 것 아닌가?!
우리는 우리 서비스 사용자(고객)에 대해 잘 모른다
기업은 돈을 벌기 위해서, 개인도 그 기업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누군가 우리 상품을 구매해 줄 '고객'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어차피 팔기 위한 거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에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사용자에 대해 우리는 사실 잘 모릅니다. UI/UX 디자이너는 물론이고, 서비스 기획자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우리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고(want), 우리 서비스에 어떤 부분을 필요(needs)로 하는지 말입니다.
우리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분명 기획자라고 한다면 우리 서비스의 주요 사용자 성향에 대해서, 이를 기능이 아닌 감성ㆍ경험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기획자가 고민하는 부분이 "어떻게 이걸 시각적으로 구현할까?"라고만 생각하니 절대 답을 내릴 수 없는 영역이 되버린 것 입니다. 이를 혼자가 아닌 디자이너와 함께 계속해서 우리 서비스를 머무르게 할 수 있는 디자인적 요소(서비스 이용 경로, 서비스 상의 디자인 노출 소스 등)를 만들고, 효과적으로 사용자에게 전달할지 끊임없이 연구해야 합니다. 우리 우리 고객은 누구인가(Customer Persona)에서 출발해서, 그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합니다.
왜 자극적인 시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하지만, 그런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없이 그냥 멋지게만 만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 온라인 기반의 서비스의 UI/UX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바로 예쁘게만 보이려고 하는 것입니다. 브랜드가 가진 아이덴티티 Shape, Color, face를 고려하여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만 국한되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저 예쁘고 멋지게만 보이면, 사용자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 자체가 어떻게 보면 문제 해결의 잘못된 솔루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쁜고 멋진 사람은 오래 못가죠. 그만큼 마음도 정신도 멋진 사람이 더 오래가는데 말이죠. 우리 한철 장사하려고 이렇게 고생하는 것 아니지 않나요?
UI/UX를 3D, 4D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브랜드 업계에 잠시 있으면서 고민했던 것이 바로 멋진 로고와 함께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었다고 하면, 이걸 적절하게 경험시키고 표현할 수 있는 전용 캔버스(채널)그리고 그 속에 다양한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빅브랜드들이 어떻게 하면 우리 브랜드를 총체적으로 이해시키고, 계속해서 구매하게 만들까 하고 고민하는 부분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UI/UX인 것 같더라구요.
예를 들어, 카카오톡의 프렌즈샵이나 네이버 라인 프렌즈 등이 자신들의 캐릭터로 온오프라인 라이센싱 사업(콘텐츠, 모바일 게임, 이모티콘, 오프라인 편집샵 등)을 하는 것은 부가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에 주력하기 보다는 우리 이용자들과 온/오프라인 상으로도 관계를 더 견고하게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혹시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해본적 있으신가요? 사용자들에게 보다 풍성한 경험을 시켜주는 것이 UI/UX라고 배웠다면, 그걸 브랜드에 전후방적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그래야 브랜드 진정성이 돋보이게 되는 것이죠.
물론 중요한 것은 서비스 본질이다
겉만 번지르르 하는 것이 아닌, 속을 알차게
최근에 나오는 서비스가 가지는 특징이 제가 느끼기에는 그렇습니다. 여느 쇼핑사이트에서 결제를 하려고 해도, 엑티브 거시기를 깔지 않으면 결제가 전혀 되질 않거나, 오프라인형 서비스를 소개하는 온라인 페이지는 번지르르 한데 정작 그 서비스는 형편 없고(맛집 이라고 소개하는 글을 보고서, 맛집인 줄 알고 갔다가 속아버리는....) App을 통해 잘 이용했던 서비스가 갑자기 기조를 바꿔서 이용하는 방법을 바꾸거나 하는 등 오히려 고객을 쫓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서비스의 불편한 부분을 극적으로 경험하게 하도록 디자인하는 것을 종종 경험했습니다. "이거 계속 쓰라고 하는 건가...."라는 인상을 받아서 Bye Bye 한 브랜드가 꽤 많았습니다.
우리 상품 및 서비스의 본질에 집중하자
어떤 서비스든지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이용채널(소개+이용)과 유입채널(소개+활용Tip)은 분리되어 있습니다. 유입되는 채널(콘텐츠)를 통해 우리 서비스 이용 채널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오래도록 머물 수 있는 유용한 콘텐츠를 제공해주고, 심지어 이용하는 것 만으로도 고객이 돈을 지불할 만큼 양질의 서비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서비스만으로도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한 단계를 구축하기 이전에 먼저 우리 서비스의 효용가치에 대해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서비스인지 애매할 경우, 절대 이용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고, 만약 콘텐츠 중심의 플랫폼 이라고 한다면 사용자들이 계속 플랫폼에 남아 있도록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해줘야 합니다.
우리 서비스를 제대로 경험하게 할 채널과 접점으로 확대하자
결국 상품의 본질(효용가치) → 본질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브랜드 → 브랜드를 잘 나타낼 수 있는 브랜드 패키지 → 우리 브랜드를 잘 소개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접점 채널 및 상황 등이 온통 고객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의미 입니다. 예고편이 전부인 영화는 절대 흥행하기 어렵고, 겉만 번지르르한 초콜릿 상자(시크릿 박스)는 한번의 실망이 영영 이별이 되고, 맛집이라고 소문난 집에 그것이 만약 거짓이라고 사용자가 느낀다면 더이상 사용자는 그 곳을 이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사용자와 만나는 순간(Moment of Truth - 진실의 순간) 그리고 그 상황에 주목하여 그들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고, 기대 수준을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UI/UX는 마케팅과 닮아 있다
우리는 사용자(고객)에게 무엇을 주려고 하는가
UI/UX도 마케팅도 사용자(고객)이 있어서, 고객에게 어떤 편익을 제공하려고 하는 것에서 부터 출발합니다. 내가 뭘 줄 수 있을지 그걸 아무리 내가 원하는 캔버스에 그려봐도, 정작 그걸 이용하는 이용자의 마음에 들어가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내가 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받고 싶어 하는 것 또는 경험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수시로 확인하고, 그걸 우리 서비스에 적용시켜보는 것 입니다. 물론 여러가지 장벽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최대가 아닌 '최적의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이 우리가 수익을 창출하기 이전에 우리 사용자를 애용자로 만들기 위한 '복안' 그리고 단계(비즈니스 목표)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복안이 곧 UI/UX 입니다.
우리 브랜드의 사용자 경험을 최적화 한다는 것은 우리 서비스를 마주치는 모든 상황을 고려하고, 그 상황에 우리를 어떻게 노출시킬 것인지, 온라인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하면 고객의 머릿 속에서 동일한 '연상 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에 대한 모든 것입니다. 단순히 서비스를 멋지게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가진 정체성이 그대로 표현이 되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그걸 기획자가 가진 시장 그리고 우리 사용자에 대한 Insight를 디자이너가 잘 전달 받고, 서비스를 기획하는 단계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사용자와의 관계가 깊어지고, 더 많은 사용자를 만나면서 예견된 발전 수순을 밟아야 합니다.
번외) 기획형 디자이너가 필요하다
마케팅에 전문적인 또는 디자인에 전문적인 디자이너는 있지만, 마케팅을 공부하는 디자이너는 잘 없습니다. 특히, UI/UX 개념에 이미 시장 그리고 고객을 이해하는 방법론인 마케팅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자 경험환경을 제대로 구축 및 디자인 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나타난다면...?! 그의 몸 값은 천정부지로 솟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는 마치 똑같은 Data만 잘 다루는 에널리스트가 아닌 Business Insight를 가진 에널리스트가 더 많은 인정을 받는 것과 비슷합니다. 마찬가지로 기획자도 디자인 공부를, 디자이너도 기획 및 마케팅 공부를 통해 자신의 연관분야와의 끊임없는 교감 혹은 교신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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