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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Jan 10. 2017

좋은 기획자, 무엇을 가져야 할까

좋은 기획자는 과연 누구이며, 어떻게 해야 좋은 기획자가 될 수 있을까



기획자로 살아온지 어느덧 10년... 그 동안 수많은 기획(마케팅, 인사, 퍼포먼스, 브랜드, 비즈니스 등)을 거치면서 기획이란 모다... 말하기는 어렵지만 제가 깨달은 것은 하나입니다. 우리의 삶은 온통 '기획'이고, 그것은 수많은 선택으로 둘러쌓여 있으며, 그 중에 무엇을 택해야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 매번 선택의 순간에 늘 고민하는 것이 기획이라고 말입니다. 그때마다 '가성비'를 따져 보지만, 꼭 가성비 좋은 기획이 좋은 기획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기획이 좋은 기획이고, 누가 좋은 기획자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바로 '좋은 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기획에는 왕도가 없다

기업에서 하는 일 치고, '기획'이 포함되지 않은 일이 없습니다. 그만큼 기획은 이미 어떤 분야든지 붙어 먹을 수 있는 신기한 영역입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한 분야에 소위 잘하는 기획자가 다른 분야로 가서 잘하는 경우를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특정 분야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지식을 통해 얻은 그만의 독특한 Insight가 다른 분야에 적용되기 어렵다는 것으로서, 보편타당한 원리를 발견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리의 단순 발견도 어렵지만, 실제 적용은 하늘에 별따기 입니다. 해당 분야에서 성공한 '원리'를 다른 분야에 그대로 적용했다가 크게 낭패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걸 의심하지 않고 늘 우리는 우리 삶에 지속적으로 적용하며 더더욱 많은 시행착오를 야기합니다. 그 시행착오가 진정한 원리를 깨닫게 해주는 중요한 소스임에도 모른체 말입니다. 


기획은 상상력과 논리력의 결합

기획은 왕도가 없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보편타당한 원리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제가 발견한 기획의 대부분은 작가주의적 상상력과 논리적 개연성이 공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트콤 속의 상상 기술이 10년이 지나 현실에 나타나다
야동순재님 멋지십니다 

얼마전 잘 챙겨 보는 라디오스타 프로그램에 하이킥 10주년의 주역들 프로그램이 방송되었습니다. 10년전 추억도 되새길겸 다시보기를 통해 몇몇 에피소드를 봤고, 작가주의적 상상력이 만든 에피소드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음성인식 기술이 장착된 노트북"이야기였습니다. 극 중 민호와 일우는 새 노트북 장만을 위해, 할아버지(순재)에게 음성인식이 장착된 노트북이 있어서 조작도 쉽고, 그것만 있으면 할아버지는 주식도 컴퓨터도 도사가 될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물론 나중에 발각되어 혼이 나게 되죠. 지금이야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과연 10년 전에 지금의 미래를 예견하듯 그 상황이 신기하게만 느껴졌습니다. 

10년이 지나, 그들의 상상력은 2017년 손 안의 스마트폰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AI(인공지능)의 발전은 2016년 초를 뜨겁게 달군 알파고를 만들어냈고, 최근 IoT 기술의 발전으로 앞으로는 모든 기기들의 연결을 통해 앞으로 한번도 보지 못할 새로운 세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지금 현재의 상용화 된 기술은 분명 과거의 누군가의 머리 속의 단순 상상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기획이란 그래서 상상입니다.


영화 속 상상 만으로는 부족하다, 논리적이어야 한다
백투더 퓨처 중 한 장면, 호버보드

백투더 퓨처(Back to the Future) 시리즈는 대부분 잘 아실것입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오가면서 주인공의 험난한 모험기를 그리는 것으로 타임랩스 영화의 신기원을 이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다시 화제가 되었던 것이 바로 영화 속 일인줄로 만 알았던 호버보드 현실 소환 이야기였습니다. 물론 아직 상용화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분명한 것은 어쩌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는 호버보드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전신이 아마도 스마트 모빌리티일 것입니다. 말 또는 가축 이외에 사람이 탈 수 있는 '탈 것'은 자전거에서 오토바이, 그리고 자동차로 넘어오면서 다양한 형태, 디자인 등의 발전을 이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1인용 드론'의 등장으로 하늘길이 열릴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게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에서 한 단계 발전된 시장으로 평가받는 Smart Mobility 시장이 호버보드로 가기 전에 '가교'역할을 하지 않을까 합리적 추론을 해봅니다. 

CES 2017에서 발표한 현대 IONIQ 스쿠터

최근 CES에서 HYUNDAI가 발표한 아이오닉 스쿠터의 경우 기존의 소형 전기 스쿠터를 한 층더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이 많습니다. 아직 실물을 보진 못했지만, 고객이 가진 '이동'에 대한 needs가 기존의 무겁고 다루기 어려운 자동차와 오토바이에서 더 빠르고 더 편한 이동을 위해 경량화, 소형화 될 것이고, 나아가서는 어쩌면 드래곤볼에 나오는 '호이포이 캡슐'처럼 필요할 때마다 꺼내쓸 수 있는 형태로 개발될지 모릅니다. 


여기까지는 바로 상상력의 단계이지만, 실제 적용이 되는 현실화 단계를 위해서는 꼭 논리적 개연성이 붙어줘야 가능합니다. 이는 위에서 설명한 이동 수단을 가지고 설명 가능합니다. 과거 <말 - 자전거 - 엔진형 이동장치(자동차, 오토바이) - (기술 발전, 한계 극복) - 스마트 모빌리티(소형 전기 이동 장치) - 호버보드? - What??> 분명 여기 각각에 붙게 되는 다양한 기술적인 베이스에 대해서는 모두 설명할 수 없지만, 지금 나와있는 기술에 대한 상용화를 통해 우리의 '탈 것'에 대한 문화도 빠른 시일 안에 달성가능한 미래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상력, 논리력 두 가지 만으로 '좋은 기획' 혹은 '좋은 기획자'가 될 수 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공부만 잘했던 우 모씨가 나라를 망쳤듯이 그걸로는 불충분합니다. 이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측은지심(惻隱之心) - 남을 불쌍하게 여기는 타고난 착한 마음'입니다. 이런 제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해당 기술을 개발했던 사람들의 개인적 욕심도, 상용화를 통한 엄청난 이익도 있었겠지만, 그 보다는 우리가 개발한 제품을 타게 될 사람(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혜택(Benefit)에 주목하게 된 것입니다. 



좋은 기획을 위해 필요한 
측은지심(惻隱之心)
다른 이를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 과연 가능할까

좋은 기획을 위해서는 측은지심의 마음을 내가 만나게 될 모든 이들(고객중심)을 위해 활용해야 합니다. 이때 단순히 만나게 될 모든 이들을 '불쌍하게 여긴다'가 아닙니다. 내가 만들게 되는 또는 만들고 싶은 가치를 받게 될 '누군가'가 곧 내 측은지심의 1차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마케팅적으로 보면 '고객'이 됩니다. 이런한 고객의 구매(교환) 행위를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가치는 발생하게 되고, 그 가치는 또 다른 교환가치를 만들면서 시장이 형성되고 발생된 가치는 또 다른 고객과 만나면서 시장의 확장을 주도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 만들게 될 가치를 받게 될 고객으로 사는 것이 보통인데, 사실 작은 가게는 대부분 알지만, 큰 기업에 있는 이들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누가 내 고객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범위를 좁혀야 합니다. 내 동료, 친구, 지인 등 주변에 모든 이가 고객이기에 그들이 내가 제공할 가치를 받고 기뻐할 모습을 보고 함께 기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마음이 위의 상상력과 논리력을 만난다면 상상도 못할 위력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것이 좋은 기획이 될 가능성을 높이는 길입니다. 



좋은기획을 위한 조건 
이렇게 하면 좋은 기획이 나올까?


OO가치가 있다 _ 확실한 Valuation이 존재한다

'좋은 기획'은 다소 형이상학적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가치 창조적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탈 것'의 진화만 봐도, 현실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배제하고 본다면 그 끝은 무한대입니다. 기술적 제한만 없다고 하면 당장의 지금의 제품 및 서비스를 뛰어넘는 전혀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호이포이 캡슐도 불가능해 보이는 '순간이동'도 어쩌면 미래에는 '탈 것'으로 분리해야 할지 모릅니다.

이는 특정 제품 및 서비스의 진화에 있어 증가되는 가치는 늘 고객을 향하고 있으며, 해당 가치는 무한대성 발전을 수반하는 것이 기획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해당 가치는 늘 주변으로 확산되며, 멈추어 있지 않고 늘 흐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Plan - Do - See(Feedback) 무한 루프를 통해 현실에 멈춰진 기획이 아니라, 앞으로 닥칠 미래를 대비한 기획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기획자의 확실한 Valuation(가치에 대해 늘 평가하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획이 수반됨)으로 가치에 대한 목표설정 및 달성 과정이 늘 존재합니다. 


배려가 있다 _ 인간존중사상이 녹아있다

위와 같이 만들어내는 가치는 늘 '고객'을 향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없으면, 다시 말해 특정 가치를 받게 될 대상이 없이는 창조된 가치 이외에 교환 또는 거래에 의한 부가 가치의 발생은 매우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이를 고려한 가치 창조는 단순히 'Creative'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인간)에 대한 배려로 부터 출발하며, 특히 인간존중사상 없이는 좋은 기획이 나오기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기획자 스스로가 만들어진 가치가 누구로 부터 흐르고, 누구를 통해 가게 되는지 그 가치의 최종 종착지 또는 중간 정거장이 어딘지 스스로 발견하여 자신의 가치 창조 활동에 반영하여 활동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절대 좋은 기획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보기 좋거나, 화제만 되는 기획이 아니라, 직접 실행하는 사람도 이를 받게 될 고객도, 참여하는 파트너도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고 또한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덤이 있다 _ 한번으로 끝이 아니라, Next가 있다

위와 같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과정의 무한루프로 새로운 요소들의 끼어들기 또는 고객의 니즈가 Vertical 또는 Horizontal로 확산되면서 '잉여 가치'가 발생되게 됩니다. 그로 인하여 전혀 다른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지거나, 새로운 고객(수용자)이 발굴되면서 본래의 가치 체계가 지금까지 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으며, 특히 신제품 개발을 위한 중요한 힌트가 되기도 합니다. 

이는 단순히 고객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여러가지 시도 중 고객이 우선시 되는 제안을 통해 주로 확인 가능하며, 이때 고객으로 부터 더 많은 개별적 수익을 거두기 보다는 더 많은 가치를 제안하고 제공하는 쪽으로 발전하여 51:49 또는 52:48 전략으로 고객으로 부터 Loyalty를 확보하고 나아가 재구매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브랜드가 가지는 '자물쇠 효과'를 통한 고객 유지를 위한 기획으로 이어질 수 있 해야합니다. 


고객은 늘 행복하다 (단, one of them 보다는 Only One으로) _ 그리고 제공자는 늘 만족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기획은 그 수혜자(고객)에게 지속적인 행복을 제공합니다. 이는 더 많은 수혜자를 불러올 수 있는 중요한 소스가 되는 것이고, 결국에 이로 인하여 더 많은 고객을 확보 또는 유지 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만약에 특정 기획이 특정한 개인을 위해 만들어진 맞춤화 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그리고 유사한 내용이 많이 축적되면서 언제든 변형이 가능한 Defalut 값을 찾을 수 있다고 하면, 가성비 좋은 기획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자체 역량을 쌓게 됩니다. 

그러한 좋은 기획을 통해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어낸 기획자는 늘 만족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행복이 곧 기획자의 만족이고, 그러한 만족은 고객에게 계속해서 그 동안 느끼지 못하는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제공자(기획자)와 수용자(고객) 사이의 끊임없는 교류를 통해 제공자는 만족을 추구하고, 수용자는 행복을 추구하면서 서로 간의 삶에 있어 풍요로움을 가져가게 됩니다. 이는 그들의 행복을 위한 배려와 인간존중사상이 우선시 되기 때문에 발생 가능한 일이고, 또한 그렇게 만들어진 덤은 새로운 고객을 불러오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다양한 활동 속에 그들을 만족시킬 기획의 Default 값을 발견하고, 높은 가성비를 통해 지속적인 Valuation이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번외 : 달성 불가능할지 모르는 목표를 위해
기획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하는 분들을 위한 이야기

왜 기획을 하냐고 묻는다면, 저는 '불가능에 도전' 또는 '불확실성에 맞서 싸우는 것'이 즐거워서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생에 정답은 없기 때문에, 내가 정답이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게 하는 사전 작업, 그리고 이를 증명하기 위한 후반부 작업으로 그것이 정답임을 스스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세상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상황은 늘 변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서, 위의 5가지 원칙을 모두 지켰음에도 '좋은 기획'이라고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을 수 있는게 있습니다. 바로 기획자의 '마음' 입니다. 기획에 있어 가장 많이 따지게 되는 것이 바로 Before & After 또는 As Is To Be 입니다. 이때 기획자가 바라는 After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확신이 있는 마음만 변하지 않는다면, 이때 약간의 현실성을 가미한 To Be라고 하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습니다. 


좋은 기획자가 되고 싶나요? 혹은 좋은 기획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실현 가능한 상상을 현실로 꾸준히 옮겨가는 작업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10년에 걸쳐 제가 깨달은 것이 마지막 '꾸준한 시도'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도 최선을 다해 고객의 만족을 이끌어내는 모든 분야의 기획자 분들 존경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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