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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Jun 07. 2016

배움에 중독된 세상

언제까지 다른 사람의 꿀팁과 노하우를 탐닉하면서 연명할 것인가


지식을 나누고 있는가, 아님 그 반대인가


'지식'을 쉽게 얻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함에 있어서 반성합니다.

그리고 그러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씁니다. 생존을 위해서 '지식 나눔'이 아니라 '지식 갈굼'은 줄여야 할 것입니다.



성공에도 단계가 있을까요?


우리는 초등학교 부터 대학교까지, 자그마치 16년을 학교라는 곳에서 인생을 보내게 됩니다.

20대 중반이 되기까지 남녀 모두가 인생의 2/3 이상을 학교에서 배우는데 주력하게 됩니다.

학교라는 곳에서 배움에 주력한 기간이 그렇지 않은 기간보다 더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활동이 '나쁘다'고 보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십수년간의 학교 생활로 '배움'에 중독되어 버렸습니다.

우리 스스로 지식을 만들어내고, 그걸 내 것으로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그걸 통해서 성장 기회의 폭을 넓여야 하는데, 억지로 이를 단절시키는 것에 안타까움을 갖고 있습니다.

학습 전이의 모형

제가 강의라는 것을 시작한지는 벌써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처음 시작은 대학교 4학년때, 제가 혼자 배우고 익힌 것을 시험해보고 싶었습니다.

과연 얼마나 쏟아낼 수 있을까....

그래서 1.5학기 동안 매주 월요일 후배들을 모아서 스터디를 하면서 겁없이도 '마케팅 강의'를 했습니다.

지금 당시의 강의했던 내용을 보면, 사실 소름 돋습니다. 온통 '배꼈던 것' 투성이거든요.

여기저기서 들었고, 봤고, 그리고 스스로 생각했던 것을 엮어서 강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스스로 배운 것이 더 많았던 것이죠.

내 지식의 한계가 여기까지구나.... 내가 어느 부분에 부족한지 강의를 통해서 스스로 점검할 수 있었습니다.




수십년 동안 학교를 다니며, 모두들 비슷한 내용을 학습하고, 그에 따라서 시험을 보고, 평가를 받아서

내가 앞으로 가게 될 미래가 결정되기 마련입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좋은 대학을 가지 않으면, 인생의 낙오자 또는 패배자가 되는 것 마냥 줄 세우기가 시작됩니다.

나는 어느 줄에 서게 될까?

물론 좋습니다.

좋은 학교를 가게 되면 더 많은 기회를, 환경적으로 더 나은 사람들과 함께 누릴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소위 사회적으로 좋은 학교를 졸업한 친구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죠.

그리고, 그렇지 못한 친구들은 그곳에 들어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구도에 다시 또 들어가게 됩니다.  

전부 각자가 가지고 있는 개성을 살린 삶을 살면 그만인데 말이죠.


누구나 그런 학교를 가야하고, 좋은 직장을 잡아야 하며,

그곳에서도 16년 동안의 경쟁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인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물론 그렇게 사시는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제 눈에는 별로 행복해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생존하기 위해서 몸부림 치고 있다는 느낌만이 듭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생존하기 위한 노력, 오늘 하루를 살기 위한 노력을 주로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할 점은 "왜 이렇게 되었는가"에 대한 생각입니다.

저는 그 원인을 '무조건적인 배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배움이 마치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소위 '제도권'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을 이미 유년시절부터 겪게 마련이죠.

저는 이러한 배움에는 4가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 정답만을 쫓아가는 사회 분위기를 조장합니다. 

16년 동안 학교를 다니며, 우리는 늘 '정답'을 찾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사회에 나와서 경제활동을 하기 위하여 조직에 들어가면, 열에 아홉은 멘붕에 빠집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은 전혀 시키지 않기 때문이죠.

하물며 경영학 전공자인 저도 기업에 들아가서 처음 가진 생각이 "학교에서 배운 것을 기업에서 써 먹는데는 한계가 있구나....." 였습니다. 이렇게 생각이라도 하면 다행이지만, 우리는 사수가 가르쳐 준 모호한 정답의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일을 배우게 됩니다. 마치 그 업계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정답인냥 일을 배우고 또 하면서 익히기 마련입니다.

'의심'하는 것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고 있습니다. 이미 16년 동안이나 'Dictation'에 익숙하기 때문이죠. 늘 수첩을 들고 다니면서 상사가 하는 말을 받아 적고 모르면 다시 물어보고 하는 등의 일을 신입사원부터 사장이 되기 직전까지 하기 마련입니다. 심지어 회의 예절에도 이런 내용이 들어가 있고, 신입사원 교육에서 가르칩니다.

학교에서는 '지식'을 탐구하는 과정 중이라서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시험문제도 맞는 것 그리고 틀린 것을 구분하는 것 부터 시작되니까요. 하지만, 기업은 다르죠. 정답이 없는 세상이며, 심지어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정답이 될 수 없는 사회임에도 그런 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단지 의견이니까 참고하는 것이 아니라, 그걸 정답인양 신봉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더욱 안타까운 것은 바꾸려는 노력, 의심 등은 찾아볼 수 없게 만드는 분위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 죽은 지식을 통해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무의미한 평가를 주고 받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정답만을 강요하는 사회는 이미 과거의 지식에 묻혀 있습니다. 물론 '지식'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지식 중에 정말 '진리'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은 손에 꼽을 정도 밖에 되질 않습니다. 그런 지식을 통해 받은 평가의 굴레라고 볼 수 있는 높은 점수, 좋은?! 학교, 그리고 좋은 직장이 마치 자기 스스로 인양 무의미한 행동을 보입니다. 나중에 사회에 나와서 정말 실력으로 부딪히면 아무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미 그런 조짐은 사회 여러군데에서 깨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스펙타파

변화는 하고 있지만, 아직 주류라고는 보기 힘듭니다. 분명 변화가 그렇게 될 것입니다. 우리 보다 자본주의의 역사가 긴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특히 더 이런 경향이 심화되고 있는 것, 그리고 각각의 분야에서 일찍 부터 두각을 내고 있는 많은 스타트업 그리고 전문가 들이 하나 둘씩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에서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물론 한계는 있습니다. 채용이나 어떤 전문가를 선발 할때 출신학교나 갖고 있는 학위 등이 중요한 잣대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게 모든 기업 비슷한 직무에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에 '의아함'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셋째, 배움에 빠져서, 스스로 지식을 발견하는 힘이 약화됩니다.

16년 동안이나 우리는 '죽은 지식'을 배우는데 주력합니다. 그리고 이런 흐름은 성인이 되어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자기계발의 열풍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성인학습 시장은 양적ㆍ질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상하리만치 도서출판시장은 점점 하락세를 겪고 있습니다.

전세계 출판 시장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겪고 있습니다. 물론 종이책과 전자책을 나뉘어서 출판이 되고는 있지만, '질적 성장'을 겪고 있기 보다는 시장 세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입니다.

그리고 201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를 보면, 연간 1년에 9권 정도를 읽는 것으로 계속해서 하락세를 겪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스마트폰 시장, 전자책 시장, 각종 우리의 흥미와 재미를 끌만한 새로운 기기 그리고 경험을 제공하는 다양한 디바이스의 등장에도 그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지식을 탐구'하는 태도의 변화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내 지식 혹은 노하우를 갖은 고생을 통해서 얻기 보다, 빨리 지식을 취하여 현실에 반영하고, 즉시 성과를 가져오기 위한 것에 더 많은 노력을 쏟기 때문이 아닐까요?  

소위 말해 깊은 생각을 하는 것 보다는,

"어떻게 하면 이걸 '빨리' 할 수 있을까?"또는 "어떻게 해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까?"하는 것에

고민의 초점이 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혹시 '스피드'에 빠져서 '방향'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넷째, 학교(원칙주의)와 사회(창의적 원칙주의)의 끊임 없는 괴리가 발생합니다. 

조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직장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멘토링 또는 사수 부사수의 관계가 형성됩니다. '일'을 배워야 '일'을 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직군에 따라서는 '기술'이 될 수 있지만, 사무직에서는 '문화'를 배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일하는 방식이 곧 문화니까요.

스마트워크를 부르짖으며, 스마트하게 일하는 법을 모두다 잃어 버린다. 진정한 스마트 워크는 일을 줄이는 것인데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이 조직에서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게 됩니다. 아이러니하죠. 바로 창의적 원칙주의를 요하는 조직에서는 학교의 원칙이 통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서 조직에 갓 들어온 '신입'은 고생이 시작됩니다. 경력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 직장과의 일처리 방식의 차이로 새로 들어간 조직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내가 Rule 을 만들 수 있는 위치라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그 Rule을 지켜야 하는 사람에게는 큰 고통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학습'을 강요당하고 그런 방식을 만들어내기 보다는 익히는데 익숙해져 나중에 자신이 조직을 꾸리거나, 혹은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만들어갈때 더 큰 고통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지식을 스스로 발견하고 이를 적용하는데 익숙하지 못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조직을 떠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더 아이러니 한 것은 핵심가치에 '창의 또는 혁신'이라고 써 놓고 정작 업무에서 그런 것을 발휘할 만한 기회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식이 아닌 나만의 지혜(knowhow, Wisdom)를 갈구해야 합니다.

스스로가 지식을 발견하고, 이를 나누고, 그러면서 지식이 아닌 지혜의 발현을 꿈 꿔야 합니다.

그것이 곧 자신의 장기적인 직장에서 더 나아가 사회에서의 생존과 직결됨에 불구하고,

늘 '꼼수'와 '꿀팁'에 중독되어, 빠르게 이루려는데 중독된 것은 아닌지 한번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배우는 것 좋습니다. 하지만, 배워서 써먹으세요. 그리고 내껄로 만들 노력을 하세요.

Tip이나 남이 만든 know-how로는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그 know-how는 만든 사람 만큼 잘 쓸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일전에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 '이연복 쉐프'가 이런 MC와 이런 대화를 주고받더군요.



MC 성주 : 그렇게 튀김에 대한 노하우를 다 알려주면 본인 영업비밀 다 세어나가는 것 아닙니까?

쉐프 연복 : 괜찮아요. 가르쳐줘도...(so Cool.....)


십수년간 갈고 닦은 노하우는 레시피 만으로는 따라올 수 없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자신의 전문성을 극대화 시키시기 바랍니다. 그게 가장 큰 나만의 무기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도 시간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내 무기를 갈고 닦기 위해서 말이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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