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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Dec 19. 2017

고객은 콘텐츠를 경험하고
선택할 뿐이다

고객의 관점에서 브랜디드 콘텐츠 비즈니스를 고민하다


우리는 늘 습관적으로 '무언가를 소비'한다. 스마트폰을 열고, 의미 없이 SNS를 뒤지기도 하고, 여러 사람들이 올려놓은 것들에 대해 빠르게 훑어보고, 판단하고, 결정하곤 한다. 무언가 결정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잠시 보고 있는 것으로도 흔적은 남는다. 그에 맞춰 발 빠르게 다음 콘텐츠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신기하지만, 콘텐츠로 구성되어 가는 세상에 우리는 콘텐츠를 통해 소비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가치를 온오프라인으로 연결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세상에 살고 있다. 



고객은 콘텐츠를 통해
소비한다


기술 변화는 우리의 '소비 습관'을 무섭도록 변화시켰다. 과거의 소비는 무언가를 '구매'하는 행위로 국한하여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기업은 제품 및 서비스를 '살 만한' 이들 또는 구매 과정에 있는 이들에게만 충성을 다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다만, 주요 채널이 대부분 오프라인 또는 ATL 중심이었기 때문에, 매체 중심의 확산과 오프라인에서의 약간의 '멋짐과 친절'이면 충분했다. 


하지만, 온라인과 모바일의 등장으로 몇 가지 규칙이 변했다. Web이라는 보이지 않는 세상이 만들어지고, 절대다수로부터 '시장'으로 충분히 인정받았다. 또한, 이를 증명할 만한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가 만들어졌다. 실제 현물을 가지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이 자주 그리고 많이 사용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호텔 하나 가지지 않은 에어비앤비가 전통적 호텔 체인을 능가하는 기업가치를 가지는 것을 보면 상전벽해다. 


PC를 거쳐 모바일로 빠르게 전환했던 Web은 스핀오프적 성격으로 어디든 접목이 가능하도록 변했다. Web이든 App이든 상관이 없었다. 이를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해졌고, 고객이 접근하지 못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누구나 검색을 통해 원하는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었고, 빠른 네트워크 환경은 클라우드 기술로 인해 저장과 이동이 용이해지면서 고화질의 (영상) 콘텐츠도 자유롭게 교환이 가능했다. 


모바일 또는 온라인 세상은 실제의 삶의 영역과 방향에 다양성을 만들어냈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 '소비'라고 규정했던 구매의 영역은 모바일을 통해 사람들의 '시간을 사유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가치를 인정받았고, 아직은 소수이긴 하지만 소비의 영역 확장과 동시에 신규 비즈니스로 전환이 가능해졌다.


이 모든 것을 고객 눈에 보이는 대부분을 콘텐츠로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른바 콘텐츠에 의한 소비문화 확산은 매장을 가지 않고도 원하는 브랜드의 제품 및 서비스를 경험하는 것, 그 관계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장하여 연속성을 가지려는 기업들의 니즈를 그대로 반영했다. 


아마도 최근 각광받는 브랜디드 콘텐츠라는 장르는 온라인 또는 모바일에서 콘텐츠 소비 행위를 구매행동 범주 안에 넣었고, Video Commerce라는 또 다른 유통 방법을 만들어내면서 모두가 브랜드 콘텐츠化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고객은 콘텐츠를 통해 
선택한다


온ㆍ오프라인 속 오감을 통해 인지 가능한 모든 것들이 콘텐츠가 되었다. 언제든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길 수 있게 되었다. 이른바 Omni Channel Content 전략이다. 삼시세끼의 밥 짓고, 음식 하는 모습을 마치 눈 앞에서 보는 것과 같은 생생한 Full HD 화면과 이를 꾸며주는 다양한 CG와 BGM 등은 시각뿐 아니라, 미각과 후각 등을 간접적으로 자극한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다소 불편한 광경일 수 있다. 만약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데 밤 10시에 온통 먹는 게 방송된다면 당연히 식욕이 자극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보지 않을 선택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매몰차게 TV를 꺼버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본능적으로 배달의 민족 어플을 On 하고, 지금 먹으면 가장 빨리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 배달의 민족이나 관련 앱에서 특정 프로그램을 협찬하고, 은유적이든 노골적이든 다양한 방면의 노출방식으로 방송 전 후의 트래픽이나 주문건수 등 관련 지표 등의 변화의 추이를 보는 것도 상당히 괜찮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미 윤 식당에서 보여준 PPL과 Commerce의 조화는 어찌 보면 그 전초전이 될지 모른다. 플랫폼 내의 다양한 메뉴만큼의 콘텐츠를 보여주어야 하는 것, 이를 배민의 색깔을 담아 지속적으로 보여주되, 비즈니스 색깔과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등 머리 아픈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겠다. 


예를 들어, 최근 방영하고 있는 '강식당'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만약 화면 속 돈가스와 오므라이스를 바로 먹을 수 있는 ① 쿠폰 추첨 이벤트를 한다면, ② 실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Link를 노출시키거나, ③ 자세한 레시피를 볼 수 있는 채널로 유도 또는 무삭제 편을 즐기도록 하거나, ④ 시청자들의 패러디를  SNS로 유도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강식당 혹은 관련 제품 또는 브랜드를 더욱 확산시킬만한 기폭제의 역할이나 경로 등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말이다. 


모든 콘텐츠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아직은 주로 Food Content에 국한되어 이런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BJ가 혼자서는 도저히 먹지 못하는 음식을 먹는 화면을 수많은 이들이 공유하고, 스타 셰프가 15안에 굉장한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열광하거나, 다큐멘터리 속 생존 전문가가 먹지 못할 거라고 믿었던 야생의 음식으로 요리를 해 먹는 모습 등 아직은 수동적인 면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패션, 스포츠 등으로 퍼져나가 콘텐츠가 궁해져 더 이상 고객을 붙잡아 둘 수 없는 다양한 플랫폼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플랫폼의 한계는 이미 개별 콘텐츠가 뛰어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답은 없다. 다만, 현재는 ⑴ 콘텐츠 사업자가 자신만의 스타일이 담긴 콘텐츠를 만들고 여기에 브랜드를 담아내는 방향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⑵ 브랜드 스토리를 개발하여 관련 채널에 지속적으로 전파하는 방식으로 나눠볼 수 있다. ⑴ 또는 ⑵이든 무엇이든 관계없다. 결정권은 온전히 고객에게 있다. 똑같은 것을 보고도 누구는 콘텐츠로 인식하지만, 또 다른 이는 광고로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기획 시에 최소한 4 가지 질문에 대한
확실한 브랜드만의 기준이 필요하다.


① 얼마나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을까

최대한 '광고'스럽게 보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고객에게 인식-기억-상시 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 이르게 된다. 모 글로벌 기업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인간은 스토리텔링 된 것에 특히 기억과 상기의 과정에 탁월하게 작동한다고 했다. 하지만, 무턱대고 전에 없던 스토리를 만들어서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철저한 기획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브랜드 스토리 또는 자연스럽게 콘텐츠에 녹일 수 있도록 하는 등, 결코 무턱대고 UCC(UGC) 등으로 만들어져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②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까

브랜드가 탄생하고, 죽을 때까지 지속시켜야 할 것이 브랜디드 콘텐츠이다. "나 여기 있습니다!!" 식의 접근이든, 여기도 여기도 저기도 등 중요한 것은 고객이 있는 곳이라면 늘 지루하지 않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말 그대로 한 두 가지로 끊임없이 돌려막기 식이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고, 보여주고, 다시 또 만드는 챗바퀴의 지루함을 견뎌내야 한다는 말이다. 어디든 마찬가지이지만, 지속하지 못하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낫다. 



 얼마나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브랜디드 콘텐츠는 아직은 생소한 분야이다. 그리고 여전히 광고와 콘텐츠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 존재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이다. 문제는 이를 얼마나 비즈니스적으로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도달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기획, 제작, 송출, 관리 등의 콘텐츠 제작과 그 이외의 비즈니스 목적 달성을 위한 효과/효율적 프로세스를 구축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물론 해결할 문제들은 산더미같이 많다. 산업적인 관점에서 광고와 미디어 사이드에서 Content Provider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서로들 협력하는 등의 다소 이상적인 문제들도 있다. 하지만, 이미 글로벌(코카콜라, 레드불 등)의 사례를 보면 고객으로부터 잊히지 않는데 최적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물론이고, 과거 인터넷이 ATL을 위협했던 것처럼 기존 광고를 위협 또는 대체할 만한 충분한 가능성을 내포하는 것은 분명하다. 


④ 얼마나 고객과 '상호작용'할 수 있을까 

과거 MCN부터 지금의 브랜디드 콘텐츠까지 어찌 보면 그 나물에 그 밥이라 볼 수 있다. 여전히 광고주는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계량적 데이터를 원하고, 미디어는 얼마나 수수료를 부과해야 하는지 파급력에 대해 고민하고, 플랫폼은 더 많은 양질의 콘텐츠를 유입시키려 노력한다. 결국, 모두가 한정된 고객을 가지고 싸우고 있다. 고객이 어떤 선택을 하든지, 그들의 선택을 각각의 이해관계자가 얼마나 비즈니스적으로 연결하여 Value Chain을 보다 말끔하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라고 인식한다. 


문제는 단순 확산을 통해 광고를 대체하는 등의 단편적 접근으로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지향하는 '고객'과 콘텐츠를 통해 얼마나 소통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아마도 콘텐츠만으로는 그 한계가 명확할 것이다. 앞서 예시로 든 콘텐츠 그리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UI/UX적 다양한 관점에 부가적 콘텐츠를 배치하여 고객을 떠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고객이 이 곳을 떠나지 않도록 콘텐츠의 플랫폼화가 필요하다. 


물론 '고객을 위한 콘텐츠'가 최우선이 되어한다. 형식, 채널, 길이, 수준 등 더 볼지 말지, 구매를 할지 말지는 고객의 손에 달려 있다. 재밌게도 만들어야 하지만 브랜드의 가치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네 브랜드의 대부분은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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