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나 말거나] 소유하려고 하면 소유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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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의 책 <무소유>는 인간이 가진 소유하려는 마음 자체가 무의미 하다는 것을 꼬집는 책이었다. 나이가 조금 더 들어 다시 한번 읽은 책에는 마치 스님이 이렇게 "어차피 모두가 나눠 가질 터엔데, 왜 너만 가지려고 하니"라고 일갈 하시는 것 같았다. 가지는 것의 의미가 점차 변화하는 세상에서 나만 가지려고 하는 부질없는 마음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면 바뀌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의 가지는 이유와 방법도 바뀌어 가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비즈니스를 보면 알 수 있다.
가지려는 자,
그들이 가질 수 있는 것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소비 가치는 변하고 있다>
양적 관점의 부의 비교는 비교적 오래됐고,
영원할 줄 알았지만,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인간의 욕망은 무언가 소유하면서 부터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했다. 태초에 아담과 이브 설화에서는 아담이 사과를 따먹으면서 그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실제 역사 속에서는 진시황은 불로불사의 삶이 갖고 싶었고, 징키스칸은 드넓은 땅을 갖고 싶어 수년에 걸쳐서 말을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했으며, 본격적인 산업 혁명 이후 20세기에 가까워 오면서는 많은 이들이 돈과 재물에 눈이 멀어 무리를 하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
양적인 부의 비교가 화폐의 탄생과 더불어 발생하기 시작했고, 금에서 달러($)로 점차 화폐의 중심이 옮겨 가면서 이를 통한 국가의 화폐와 국제화폐간의 통상 거래를 통해 화폐 자체에도 금과 마찬가지로 본연의 가치 자체가 교환가치에 의한 판단이 가능하게 되었다.
결국, 남보다 얼마나 더 많이 갖는가의 단순 비교가 가능해졌다. 개인 뿐 아니라, 기업들의 매출 및 이익의 비교를 통해 현재 및 미래 가치의 판단 또한 가능해졌다. 모든 것이 숫자(데이터)화 되면서, 마치 그 판단이 가장 절대적인냥 모두가 유사한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⑴ 절대적 기준에 의한 데이터 시각(촉각)화」도 있지만, 「⑵ 인간이 가진 본연의 소유욕 무한 증가」이 불러온 결과로도 볼 수 있다. 모든 것을 돈만 있다면, 소유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끊임없이 더 많이 가지려고 했고, 노력 여하에 따라서 「⑶ 괜찮은 성장 구간의 경험」을 거친 이들에게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여겨졌다.
최근 비트코인 또한 그러한 관점에서 남아있는 잔재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분명 누가 봐도 직접적으로 생산(채굴)되어진 가치가 없음에도 그 가치를 누군가 만들어서 없지만, 앞으로 생길 것이라는 미래 가치만 가지고 팔고 있다. 예전에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에 브랜드를 붙여서 판매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영화 작전에 나온 여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를 이용하여 교육, 행사, 이벤트 등 일종의 낙수효과를 노린 이들이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것 같다.
만약, 블록 체인 기술의 효과성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 정도로 이해시키기 위해 활용했다면 기술적 가치에 더 많은 점수를 줄 수 있었를 것이다. "미래에는 화폐를 이렇게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어서, 굳이 은행의 도움이 필요없어!"라고 말이다.
다른 측면의 질적 관점 소비로 전환되면서,
소유 보다는 '연결'에 역점을 두게 되었다
물론 소유도 필요하다. 최소한의 것들은 갖고 있어야 불안감을 덜 수 있다. 그런데 현재 가지고 있는 것들을 얼마나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누가 소유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아무리 괜찮은 차 또는 집을 가지고 있어도 이것들의 본질적 기능만 필요한 정도라면 굳이 꼭 '소유'라는 개념으로 사용해야할까 라는 의구심이 든다.
그런 과점에서 인류는 needs 보다는 wants에 입각한 '연결(Connect)'이라는 가치에 주목 하기 시작했다.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순간은 '필요'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조금 맥이 다르다. 필요하기에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이 필요하기에 지갑을 여는 것 뿐이다. 사람, 사물, 시공간 등과 연결됨으로써 의미를 찾고, 그 의미에 의해 삶을 재발견한다.
만약, 데이트라는 상황이라면, 배고파서 밥을 먹기도 하지만 상대방과 더욱 가까워지기 위해 '배 채우는 것' 이상의 가치를 누리려 한다. 여러 곳을 검색하고, 예약이라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까지 상대방과의 연결에 신경을 쓰고 있다. 먹는 것에 목적이 있기 보다는 분위기 있는 공간에서 상대방과의 관계를 개선 또는 성장하려는 목적이 더 크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연결은 일상의 모든 것에서 설명 가능해진다. '소유'라는 개념은 '사용을 통한 연결'에 의해서만 의미를 지닌다. 이는 '공유'가치에도 부합하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지금 쓰고 있는 글을 나만 보기 위해 수첩에 적는다면 가치를 매기기 어렵다. 지금처럼 모두가 접근 가능한 곳에 올리고, 이런 글을 보길 원하는 이들과 관계를 맺어야만 모두가 바라는 가치를 가질 수 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독자들 또한 구독 채널을 소유한다는 의미 보다는 컨텐츠와의 연결, 나아가 이 글에 공감해주는 많은 이들과의 연결을 생각한 여러 부가적 활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나아가 글을 직접 적는 작가와의 연결까지 고려할 수도 있다. 물론 절대적 가치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 가치는 기업의 Branding 활동과 함께 고객의 의식 속에만 존재하는 Positioning 개념과 유사하다.
이러한 움직임은 기업에게는 새로운 KPI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고객과 연결되었는가를 가지고 현재 하고 있는 비즈니스의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정 채널에 구독자에 따라 가치 평가를 하듯, 얼마나 많은 고객들과 얼마의 기간 동안 비즈니스를 이어왔고, 이들의 연결 고리 상에서 현재 새로운 움직임이 얼마나 있는가가 기업을 평가하는 주요한 가치 중 하나가 되었다.
실제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고객의 '구매'에 의한 매출 달성의 관점에서, 제품을 판매하더라도 주기적으로 구독에 의한 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변했다. 이는 과거의 '할부'라는 개념이 전적으로 소유라는 개념을 도입한 거래로 부터, 조건부 지속 거래의 관점으로 바뀐 것이다.
특히 높은 가격을 형성한 자동차, 부동산, 금융, 가구 등의 산업에서 먼저 변화가 나타났다. 조금더 고도화 된 멤버십 구조로 다른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고객에게 최대한 유리한 조건 등을 제시하여 '소유'한 것과 유사한 효과를 가져다 주면서 동시에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을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이를 더 이상의 판매량을 증가시키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매출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제조 및 생산 중심의 기업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전략이었다. 지속적으로 생산 가능한 전략을 위해 수요의 탄력성을 최대한 이용하려 노력 중이다. 기존의 만들고 파는 방식에서 믿음직한 시장 속 특정 고객을 늘려가는 전략으로 내적으로는 원가절감을 통해 최적의 생산 가능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한 이를 고객에게 온전히 연결함으로써 Customer Lifetime Value를 타 브랜드 보다 우선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부동산의 갭투자 또는 금융 쪽의 클라우드 펀딩 또한 단순히 비즈니스 모델의 다변화 정도로 인식하면 큰 코 다친다. 모든 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예상되기에, 이에 대한 적응 방침에서 기존 시장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개선하기 위한 방편의 노력이라 볼 수 있다. 또한 고객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실질적 계약으로 이어가기 위한 노력으로 볼 수도 있다.
또한 각종 통신 기술(IoT)의 발달은 기업과 제품 그리고 이를 사용하는 최종 고객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구간으로 고객과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였고, 기업은 고객을 소유하려고 했던 우매한 결정으로 부터 벗어나 최대한 신규 기술을 활용하여 진짜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마치 A/S를 고객이 직접 서비스 센터에 제품을 들고 가서 제품 상태를 진단받기 보다는 타제품(스마트폰, TV 등)과의 연결을 통해 원격으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솔루션을 처방받는 것이다. 또한 의료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일부 진료에 필요한 부문에 활용되고 있지만, 향후 AI Doctor가 모두의 주치의가 되줄지 모른다. 혹은 그 역할을 로봇이 대신해 줄수 도 있다. 마치 '빅 히어로 속의 베이맥스'처럼 말이다.
무소유가 연결 가치를 만나
소유가 되는 세상
<모든 걸 빌릴 수 있다>
소유의 기존과 같은 물리적 접근은 점차 유효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 보다는 '점유'라는 개념으로 바뀌어야 할지 모른다. 마치 비행기 운항사에서 비행기 구매 비용을 엔진 가동 시간에 비례하여 지불하는 것과 같다. 쓴만큼 돈을 내고, 그에 대한 합당한 가치를 제공하면 된다. 이때 단순 거래가 아니라 대부분 '계약에 의한 거래'가 기업과 기업간의 거래 뿐 아니라, 개인간의 거래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마치 식당 또는 커피숍 등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것 뿐 아니라, 얼마나 그 공간을 이용하는가를 사용 시간에 따라 과금하는 방식으로 음식 및 음료값을 대체하는 곳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모든 음식점들의 배달 또는 테이크 아웃 비용 보다 직접 안에서 먹는 것이 과금하는 방식으로 변화 가능하며, 그 반대의 결제를 유도하는 곳도 나타날 수 있다. (물론 이때 얼마나 매끄럽게 고객의 결제를 유도하는 것이 성패가 될 수 있다.)
물론 가격이 낮고, 어디서든 구매할 수 있고, 고객 사용주기가 매우 짧은 제품 및 서비스에는 불충분 할 수 있다. 다만, 온전히 나만 갖겠다는 것은 무언가(사람, 사물, 공간, 시간 등)와 연결되는 것 자체를 소유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그대로 적용되는 세상이 된다는 의미이다.
이를 공유경제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공공재 자체를 국가 이외에는 누구도 소유할 수 없고, 이용하는 만큼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부분 변화할 것이다. 물론 모든 비즈니스가 국영화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여러 제품 및 서비스 중에 선택권은 고객이 지니지만, 꼭 소유의 개념으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향후 공유 경제는 블록체인을 만나면서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개인이 소유한 다양한 것들을 '나눔 또는 공유'하는 활동 만으로도 가치가 늘어나서 누구나 소비하고 또한 생산할 수 있는 세상으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가 가진 소유에 대한 개념은 점유, 공유 등의 가치를 만나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로 확장될 것이다.
여기에는 풀어야 할 숙제는 늘 있다. 이러한 가치에 동조하는 이들간의 일종의 협약 또는 커뮤니티 규칙 등을 얼마나 합리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발생 가능한 소유권에 대한 논란(특히 콘텐츠 영역 부터 해결이 필요)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사용하는 만큼 과금 되는 방식, 누구나 누구에게 빌릴 수 있는 세상은 사람들의 소비행위를 소유, 점유, 공유 등의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기존 방식 자체에서 일부가 다른 가치로 넘어갈 것이다. 물론 가장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공유 또는 그러한 행위가 될 것이다. 얼마나 가치 있는가를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공유했는가로 결정되는 것을 말한다.
나만 가지려는 것은 결국 그 흐름에 역행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가지려고만 하지말고, 다른 사람을 위해 나는 무엇을 나눠줄 수 있고, 또한 이를 통해 나는 어떤 가치들을 끊임없이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남이 차린 밥상에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려는 전략은 결국 내 숟가락까지 빼앗고 말 것이다. 무엇보다 Give & Take라는 가치를 제대로 알고 수호하는 것 부터 시작해야 한다.
다음 편으로 '디지털과 모바일이 불러 온 세대별 분리와 대립'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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