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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Jun 20. 2018

스펙보다 직무 전문성,
어쩌란 말인가

지면 관계상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한계가 있어, 담지 못한 이야기 등을 추가로 하거나, 그 이상의 생각 등을 적고자 합니다. 되도록 원문은 해당 사이트에 가서 보시고, 뒷 이야기는 브런치에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구독해주시는 분들과 풍성한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얼마 전까지, 구직자도 경력자도 모두들 각자가 가진 여러 조건(스펙)을 뽐내기에 바빴다. 어느 대학을 나왔고, 어느 기업에 있었으며, 그곳에서 어떤 업적을 이루었고, 어느 위치까지 올라섰으며, 그래서 어느 정도의 실력이다...라고 말이다. 물론 이 모든 조건이 사회적 기준보다 높은 수준이라면 기본 이상의 실력을 모두가 보장해주었다. 적어도 그들만의 리그 또는 조직 내에서 말이다.


하지만 산업과 산업 간의 융·복합 트렌드 및 기업의 다변화 전략 그리고 여러 시장의 동시 진출을 위한 브랜드 등이 나오면서 채용시장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수많은 업계가 서로 고객의 관점에서 중첩되기 시작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인력 이동의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이른바 조직 밖을 떠나서 새로운 조직으로 가는 데, 영역을 뛰어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전에는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굳이 그럴 이유가 없었다. 평생 고용과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일 또는 시장의 변화가 크지 않았고, 자신의 일자리가 불안하다고 느끼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의 전에 없던 빠른 변화의 바람은 각 산업과 기업들의 속도에 맞춘 변화로 이어지고, 결국 인력 구조 및 원하는 인재상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기업들은 스펙보다 직무 전문성을 중요한 요소로 꼽기 시작했다. 진짜 실력을 검증하기 시작했고, 이를 위해 전에 없던 방법을 사용하거나 최대한 경력직을 채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이미 여러 해 동안 지원자의 스펙(조건)에 의존한 채용 방식에 나름의 농락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좋은 스펙을 가지고 있어 뽑았더니, 더 좋은 조건을 가진 직장으로 옮기거나, 실제 실력이 그에 못 미치는 이들이 많았다. 따라서 반복되는 채용을 통한 피로감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경력직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본문에서 계속...)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 
기업은 지원자가 납득할 만한
합격 혹은 불합격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

채용이 문제다. 30-40代의 취업 관련 지표가 최저점을 찍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무엇을 해야 취업률을 높일 수 있는지, 출산율 저하와 함께 국가경제를 악재로 빠뜨리는 쌍두마차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의 근간이 '취업률'인데 무엇이 문제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 같아 넛지(nudge)를 하고자 한다. 


기업 채용 공고에 최소한의 '지원 기준'을 정립하는 것을 법제화
혹은 지금보다 조금은 까다롭게 게재하는 것을 캠페인처럼 펼쳐보면 어떠할까
기업과 지원자의 정보 불균형을 깨는 것, 이를 통해 취업률을 높이는 것은 괜찮지 않을까


|채용 공고에서 밝혀야 하는 '최소한의 지원 기준'의 제도화 

대부분의 채용 공고에는 합격 기준이 없다. 현실적으로 '합격 기준'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기업 또한 거의 없다. 그렇기에 최소한 지원기준이라도 명확하게 밝혀줘야 한다. 혹은 이를 법제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원자들이 헷갈리지 않을 수 있다. 


말로만 스펙 철폐라고 하면서, 서류 검토 과정에서 여러 고려중인 스펙을 갖춘 자 vs 그렇지 않은 자를 철저하게 구분하면서 '아니다'라고 일관하면 그 피해는 어렵게 지원한 지원자의 몫이다. 적어도 비워진 일손을 채울 수 있는 일꾼을 찾는 것인지, 아님 장기적으로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인재를 미리 발굴하려는 것인지 정도는 명확하게 지원기준으로 밝혀줘야 한다. 

소개팅 나가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한 시도 있기 싫은 마음은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당연히 서류심사는 최소한의 기준 이하를 발굴하는 과정이 아니라, 탈락시키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법제화하여 준수하도록 하면, 당연히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이들의 무차별 지원을 줄일 수도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들이 바라는 최소한의 인재상을 반영한 교육 및 각종 실질적으로 필요한 스킬과 테크닉적인 부분의 교육이라도 만들어 볼 수 있다. 그 최소한의 기준이 제각각 달라서 모두들 이상형만 좇고, 그 과정 속에 피해는 고스란히 지원자들이 받고 있으며, 이런 부분이 만성이 되어 회복 불능 상태가 되기도 한다. 뭘 해도 안되는데 뭘 하고 싶을까. 



|기업의 일은 사람이 하지만, 사람의 합이 조직이 아니라 일의 합이 조직이다

기업의 일은 '사람'이 한다. 하지만, 그 사람이 하는 일은 일정 부분 정해져 있다. 그걸 우리는 '직무'라고 부르고, 그 직무의 합이 비즈니스가 되며, 비즈니스가 연결된 시장에 따라서 내 직무가 미묘하게 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직무에 필요한 최소한의 경험이라는 것이 직급에 따라서 결정될 수 있다. 가장 합리적 수준에서 대리(3~5년 차)와 과차장(7~10년차 내외)가 같은 레벨이 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명확한 직무상 필요한 지식과 경험 등의 Boundary를 밝혀줘야 한다. 이를 지원 기준에 명확하게 밝혀줘야 한다.  그저 '성실, 근면'등의 키워드로 지원자를 낚으려고만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지원자가 오기를 바라면서 최소한의 기준을 설정하는 것을 말이다. 자신의 일을 정확히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이의 최소한의 기준이 곧 지원 기준이 된다.


지원 기준 이하의 조건(스펙)을 가지고 있는 이는 함께 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단, 그 기준에 '학력 등과 관련된 직접적 조건 등은 최대한 배제하자. 그것이 곧 차별이고, 최소한의 조건이라는 것의 기준을 직무상의 유사 경험 또는 관련 전공 등으로 보고, 그 이외에 '우대사항'이라는 말로 현혹시키지 말자 말이다. 우대사항이 곧 최소한의 지원 또는 합격 기준이 아닐까?! 


따라서, 일을 함께 할 사람을 보기 위해 그(녀)에게 요구하는 직접적인 조건을 말하는 것이다. 개발자면 적어도 숙련된 언어 종류라도, 디자이너라면 어떤 류의 디자인이라는 것을, 기획자라면 기획의 범주 또는 카테고리 상의 특정 역할에 따른 경험 등을 명시하는 것이다. 일을 하는 사람을 '일처럼'하면 안 되지만, 일을 주는 입장에서는 일을 일 답게 딱딱하게 정리해서 줘야 한다. 그래야만 일이 된다. 



|면접에서 밝혀야 하는 '최소한의 채용 기준'

문제는 면접이다. 사실 우스갯소리로 "척 보면 안다"라고는 하지만, 실제 그렇게 알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각자가 보는 기준도 판단하는 기준도 전부 다른데 면접관을 여러 명 세워봤자 제각각 판단하면 역량 면접이든 구조화 면접이든 아무 소용이 없다. 


면접자에게 현장에서라도 우리가 바라는 인재상 또는 현재 뽑고 있는 포지션에 필요한 역량에 대해 함께 일할 사람으로서 필요한 최소한의 태도와 생각, 철학 등에 대한 심도 깊은 질문이 오가야 면접자도 떨어지더라도 한 수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며, 반대로 면접관도 면접 스킬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그냥 일괄적으로 15분의 시간을 채우기 위한 방식의 무의미한 질문은 의미 없다. 


그다음은 면접관이 판단할 문제이다. 어떤 기준이든 모두가 공감할만한 기준을 사전에 세우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시간으로 가져야지, 몇몇의 질문만으로는 사람을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래서 취준생 또는 이직을 하려는 분들에게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철저하게 '운'이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당일에 내 컨디션과 면접관과 나와의 궁합 등이 좌우하는데, 이걸 어떻게 준비한다는 말인가.... 





이른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이다. 기왕 제대로 된 사람을 뽑으려거든 누군가를 낚으려고 하지 말고, 제대로 된 사람을 뽑기 위한 '제대로 된 지원 기준 또는 합격 기준'을 모두에게 밝혀야 한다. 그게 진정으로 페어플레이가 될 수 있다. 최소한 불합격한 이에게 합리적인 이유를 말할 수 있지 않은가. 물론 다소 냉정할 수는 있지만 말이다. 


그걸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조직이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직무의 합이 조직일 때, 조직은 제대로 된 방향을 가지고 각각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 기능을 조직의 리더가 각각의 개인들에게 세심하게 알려줄 수 있어야 하며, 구체적인 빌드업을 위한 방향 설정을 각 기능장들이 해줄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그들의 짜임새를 계속해서 유기적으로 만들기 위한 Management 기능이 약해져 있다. 어떻게 해서든 굴러가야 하고, 그 중간을 메우기 위해 사람으로 계속 채우다가는 답이 없다. 그 채우는 것이 만약 지금의 채용이라면 더더욱 답이 없다. 그런 자리를 과연 진짜 인재라고 볼 수 있는 사람이 가려고 할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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