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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Jul 13. 2018

콘텐츠 제작자는
스스로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콘텐츠와 고객을 연결하기 위한 노력은 콘텐츠 제작자만이 할 수 있다

「콘텐츠로 먹고살기 힘든 세상이다」
Text 중심의 콘텐츠는 출판 이외에는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고, 음성이나 영상 콘텐츠도 주류 시장에 진출해 대중의 지지와 성원을 받지 못하면 유치원 학예회 동영상보다 못한 결과를 떠안기 마련이다. 돈이 되건 안되건 나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은 조금씩 지쳐간다. 과연 콘텐츠 사업자(제작자)들은 돈을 벌 수 있을까, 혹은 생존이 과연 가능할까, 이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하물며 향후 콘텐츠 시장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까, 그동안 지켜본 내용을 정리해본다. 



콘텐츠 (제작자)의
흥망성쇠
수십만의 팔로워를 저버리는 듯한 발언은 곧 삽시간에 퍼지며 파급효과를 불러왔다
얼마 전 SNS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자랑하던 O리뷰가 절필에 가까운 선언을 했다. 이른바 "돈 안 되는 콘텐츠를 위해 피 같은 시간과 노력을 더 이상 쏟지 않겠다." 한 것이다. 수십만의 팔로우를 자랑하던 SNS계의 콘텐츠 스타는 그렇게 스스로가 가진 지위를 던졌다.

하지만, 이를 환영하는 이들보다 그의 그러한 행보에 비판을 가하는 수많은 이들이 더 많아 보였다. 그들은 왜 그런 날 선 비판을 했을까, 분명한 것은 그들 중 과반수가 '배신'의 프레임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단순히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수준에서 그쳤을까 아님 스스로 브랜드임을 거부한 것일까


월드컵 내내 핫했던 일명 축먹남 감스트도 자신의 수입을 공개하는 콘텐츠로 또 다른 수입(?)을 거두고 있다

얼마 전부터 소위 1 급수 인플루언서들은 앞다투어 자신의 수입을 공개했다. 물론 아프리카 TV 속 별풍선 또는 Youtube 기준의 광고 수익에 국한된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기도 하고 반대로 기대 이하의 수익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분명 그들은 결코 '돈을 벌기 위한 목적'만 가지고 인플루언서 또는 유튜버가 되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작은 대부분 '순수' 그 자체였다. text, image, video 등의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주장을 표출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 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일까, 가장 파급력이 높은 영상으로, 콘텐츠가 곧 (광고를 통해) 수익이 되는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일정한 주기에 의해 발행하는 것을 대부분 원칙으로 삼았다. 


그러한 움직임은 콘텐츠에 힘을 실어주었고, 크리에이터에 공감한 일부 팔로워들의 '퍼 나르기(공유)'행위가 더해지면서 채널 또는 콘텐츠 제공자는 더 많은 팔로워를 갖게 되었다. 이내 자연스럽게 '더 많은 광고'가 붙으며, 네이티브 애드 혹은 바이럴 광고 등으로 부가적인 수익까지 거두게 되었다.


문제는 없다. 정당한 수익활동이다. 단지 그들이 가진 유명세가 독자들의 신뢰와 연결되면서 나타난 결과이다. 이는 콘텐츠 발행인과 구독자의 직접적 관계 형성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스타와 팬 사이의 바라만 보던 관계에서 직접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관계로 변화하면서 각자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장르가 만들어지고, 그 속에서 뚜렷한 카테고리가 나타났다. 결국, 자연스럽게 카테고리별 서열 정리가 되었고, 최상위에 있는 크리에이터들은 동일한 장르 또는 테마 속에 많은 구독자들과 광고주들을 쌍끌이 했다. 


문제는 그렇게 시장이 변화하면서 주객이 전도되었다. 크리에이터에게 발생한 생각지 못한 수익에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돈 되는 콘텐츠'에 더 많은 노력을 쏟게 되는 이들이 많아졌다. 수많은 경쟁 및 대체 가능한 채널(콘텐츠 제작자) 우후죽순 생기는 것에 대한 일종의 위기관리 방법이자, 내 수익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하지만, 구독자보다 광고주를 더욱 배려한 콘텐츠는 그동안 쌓아온 팔로워들의 공감과 신뢰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구축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먹칠을 하곤 했다.


그들은 그렇게 잊혀가거나 '확장 또는 성장'에 실패하면서 조금씩 지쳐가기 시작한다. 모든 것이 영원할 수 없다. 그들은 어떤 목적에 의해 콘텐츠를 만들었는지, 스스로 만드는 콘텐츠 자체에 대한 만족까지 잊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계속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더라도, 기존에 채워진 욕망에 합당한 결과를 만드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 크리에이터는 스스로가 세운 커다란 벽을 만나 쓰러지거나, 버티거나, 스스로 존재 자체를 지우는 선택을 하면서 그 나름의 흥망성쇠를 경험 중이다.  





콘텐츠를 둘러싼 갈등구조
팬(고객) vs 수익활동(계약 관계자)


「기업(브랜드)은 성장하지 않으면 죽는다. 아니 죽은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개인도 조직도 일정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면서 +(Plus) 혹은 -(minus)의 결과를 안게 되는 것이다. 지체 및 정체도 둘 중 하나의 방향 중에 잠시 동안 멈춰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단, 모두가 일정 이상의 '지속적인 축적'을 바란다. 이는 콘텐츠 제공자도 마찬가지다. 그 축적을 통해 안정적인 콘텐츠 수급을 조절할 수 있으며, 동시에 수익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콘텐츠 자체적으로도, 콘텐츠를 만드는 이도 마찬가지다. 명확한 목적(방향)의 활동을 통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면서 원하는 무언가를 이뤄내는 것이다. 앞서 말한 순수한 목적은 그저 '독자들의 반응'이었고, 높아가는 구독자 수, 공유, 조회, 댓글 등등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부수적이었던 '금전적 보상'도 있었다. 단지 상황이 바뀌면서 역전현상이 벌어진 것뿐이다. 그런데 단지 상황이 바뀌었다고만 볼 수 있을까, '목표가 목적을 역전하는 기이한 현상'은 변화된 상황 때문만이 아니다. 상황의 변화는 구조의 변화를 불러왔고, 지금 보다 더 많은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 콘텐츠에 쏟는 노력보다 한두 명의 광고주를 만족시키는 것이 쉬웠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구조 속에서는 플랫폼 사업자까지도 피해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최초 콘텐츠 제작자와 구독자가 서로를 바라보는 구도는 서로가 서로에게 '목적'이 되었다. 하지만, 위 그림과 같은 구조는 콘텐츠 발행인과 구독자 사이의 끈끈하지 못한 관계의 변형을 불러왔다. 직접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이들이 이해관계 속의 독자보다 우위를 차지했고, 독자가 콘텐츠 제공자에게 기대한 「은밀하고도 가까운 관계」에 대한 중요성이 퇴색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콘텐츠 제작자는 팬으로부터 등을 돌려 광고주를 바라봤고, 이를 알아본 구독자들은 그를 떠났다. 곧바로 구독을 취소하기도 했고, 전에 없던 악플을 달기 시작했다. 이전 과는 팬들의 다른 반응에 잠시 정신을 차리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계약을 이행하는 것이 더욱 중요했기 때문이다. 현실 세계의 신뢰를 지키고자 했던 선택이 결국 디지털 세계의 위상에 심각한 피해를 끼치게 된 것이다. 


이는 생각보다 복잡했다. 얽히고설킨 이해관계가 쉽게 풀릴 리가 없다. 애초에 우선순위가 없이 무작정 만들었고, 콘텐츠를 통해 얻은 명성을 활용한 다양한 수익 활동에 치중하다 보니 본질을 흐리면서 나타난 결과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목적'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돈과 고객(팬) 중에 선택하는 것 말이다. 


그들의 수입 기반은 애초에 그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철저히 구성되어 있었다. 디지털 환경 속 콘텐츠에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만든 Traffic이 곧 돈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지속적으로 높은 조회수'를 만들기를 위해서, 강력한 팬층은 필수인 것이다.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반복 구매해줄 만한 팬을 얼마나 확보하는가가 관건이다.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구독자수'를 영혼까지 끌어모으기 위해 구걸 아닌 구걸을 하는 이유도 이해가 된다. 


 

돈이 아닌
고객을 버는 콘텐츠 사업자가 
브랜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소 뻔한 결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콘텐츠 제공자로서의 최악을 경험하지 않기 위해서는 당장의 수익보다는 고객을 택해야 한다. 다소 성급하게 콘텐츠의 생명을 앞당겨, 충분히 준비된 리소스가 없음에도 있는 것처럼 부풀리거나, 그 상태로 급하게 팔아서 가치까지도 뻥튀기를 하는 등의 선택은 브랜드로서 본연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과 투입하는 리소스와 콘텐츠 가치 사이의 고객이 바라는 어느 지점을 발견하는 것

물론 '돈은 전혀 벌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콘텐츠 사업자로서 나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이다. 쉽게 설명하면, 콘텐츠를 제작 및 유통의 노하우를 획득하면서 점차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개선 활동에 투자하는 것이다. 스스로 고이지 않도록 이른바 체질 개선 활동을 함께 하는 것이다. 


기업의 마케팅(브랜딩)의 핵심은 고객과의 관계 속에서 기업이 감당할 수 있고, 고객이 바라는 가치와 가격을 발견하는 것

어찌 보면 회사의 브랜드를 경영하는 것과 같다. 소요되는 비용을 줄이면서(Input-Cost Down),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현재 사용하는 방법보다 효과적(Output-Sales Up) 일 수 있는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원가와 가치 사이의 적정 가격을 찾고, 그 적정 가격을 고수하기 위한 원가 절감의 노력과, 고객이 인식하는 제품 및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는데 투자하는 것이다. 


이를 콘텐츠에 비유한다면, 조금 더 브랜드에 어울리는 콘텐츠 리소스를 꾸준하게 개발하고 이를 콘텐츠에 적용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다.  MARVEL이 계속해서 더 많은 스토리 기획자를 고용해서 관객과 숨은 떡밥 찾기에 혈안이 돼있는 것도, 이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CG를 포함한 다양한 특수효과, 무겁고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 나름의 유쾌하면서도 쉽게 이해할만한 콘텐츠, 특히 히어로 무비라는 장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노하우를 갖게 된 것처럼 말이다. 




만약, 콘텐츠 사업자(혹은 브랜디드 콘텐츠를 기획하려는 이들)라면, 아래와 같은 가이드라인을 따라서 해보길 바란다. 이는 실제 브랜드 콘셉트를 잡고, 실제 어떠한 콘텐츠가 어울리는지 정의 내리기 위한 사고의 흐름이다. 

① 목적 및 목표의 명확화

궁극적으로 브랜드(콘텐츠 사업자) 누리고 싶은 상태에 대한 뚜렷한 목적을 정한다. 대신에 다짜고짜 '정량적 목표(팔로워, 조회수, 카테고리 내의 위치 등)부터 정하기보다는 내 콘텐츠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지부터 정하는 것이다. 이는 목표로 하는 타깃층에게 어필하면서 동시에 내가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 사이의 균형을 잡기 위함이다. 


② 고객(독자) 층이 바라는 콘텐츠에 대한 기대(Expectation)의 정의

만약, 채널을 어느 정도 운영했다면 나를 구독하는 이들의 기본적인 정보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들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추정 가능한 것은 그들이 나를 왜 좋아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 기대치를 계속 채워주고 또한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독자의 기대에 대한 정의가 필요하다. 여러 실험적인 콘텐츠를 해볼 수는 있지만, 복잡하게 너무나 많은 메시지를 담으려고 하면 브랜드로서 인식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③ 고객층 재정의 와 세분화를 통한 최적화 

고객의 기대치에 대한 정의 다음으로는, 고객이 제공하는 정보와 매칭 시켜서 이를 세분화시켜본다. 이는 「누가 우리의 독자(고객)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인가」의 명제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더욱 도달 및 고객의 적극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확률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며, 동시에 리를 통해 채널 최적화 등을 통해 고객에게 더욱더 가까이서 노출될 수 있는 최적화가 가능하다. 


④ 고객 제공 가치로부터 고객이 얻는 Benefit(Loyalty)의 차별화

콘텐츠 자체에 대해 적극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독자를 대상으로 「우리는 무엇으로 독자와 관계를 맺고 있는가」에 대해 답을 제공해야 한다. 단순히 재미라면, 우리만이 줄 수 있는 재미가 무엇인지 보다 독자의 Core에 근접하고 콘텐츠 이외의 다양한 수단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이전과는 다른 시도가 필요하다. 더불어 독자 중에 더 많은 성원과 열렬함을 보여주는가에 따른 차별적 혜택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⑤ 독자가 나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위 모든 내용을 종합할 때, 콘텐츠 사업자 스스로가 '콘텐츠를 계속 발행해야 하는 명분'을 갖기 위해 해야 할 질문이 될 것이다. 답은 없다. 돈을 벌기 위해서이든, 세상에 좋은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서든 관계없다. 내가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이 활동을 계속할 것인지를 독자(팔로워)로부터 얻어내는 것이다. 이 부분이 확고하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앞서 전제로 달아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확보하기란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왜?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도 콘텐츠 사업은 마치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누가 더 오래 버티는가, 나름의 사명을 가지고 끊임없이 독자가 바랄 것 같은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직스쿨을 운영하는 본인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콘텐츠를 각각의 채널에 맞게 재가공하여 내보내고 있지만, 실제 어떤 이들이 보고, 반응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 등의 실질적인 정량적인 부분을 개선하려는 전략보다는 '이직스쿨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본연의 특성을 살린 양질의 콘텐츠(메시지) 제작'에 더 많은 노력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어디선가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이들에게 스스로 물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가, 
얼마나 나은 모습을 독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가, 
이를 위해서 평소의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단순히 자극적인 것만이 아닌 브랜드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만들고 가치를 전파하고 있는가,
만드는 콘텐츠 속 가치의 Main은 무엇이고 Sub는 또 무엇인가 말이다. 

위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명확하게 하지 못하고, 그저 심심하고 재밌어서 만든다면 특히 이를 전업으로 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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