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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Jul 19. 2018

기억 보다는 기록에 의존

메모를 통한 생각 정리의 힘

지면 관계상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한계가 있어, 담지 못한 이야기 등을 추가로 하거나, 그 이상의 생각 등을 적고자 합니다. 되도록 원문은 해당 사이트에 가서 보시고, 뒷 이야기는 브런치에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구독해주시는 분들과 풍성한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당신의 기억은 얼마나 정확한가? 라는 질문에 100%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가장 믿지 못할 것이 사람의 기억이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는 기억의 정확도가 올라갈 수 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를 다르게 해석하고 왜곡하면서 기억하기 편한 상태로 저장되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래서 필자는 기억을 믿지 않는다. 그리고 대안으로 ‘기록’을 하고 있다.


물론 일상의 순간순간을 기록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주일에 적어도 각각 다른 주제로 여러 종류의 보고서 또는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메모에 가까운 기록이라도 감지덕지다. 필자가 지금 쓰고 있는 칼럼도 생각에 생각의 꼬리를 물다가 순간에 떠오른 영감을 메모로 옮겨 적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메모를 해놓지 않았다면, ‘기억보다는 기록에 의존’이라는 주제를 하늘에 흩날렸을 것이다. 물론 운이 좋아서 계속 기억하고 있다가 글을 쓰려고 노트북 앞에 앉는 순간에 다시 꺼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경험상 알고 있다.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다. 심지어 메모를 하고도 충분한 내용이 떠오르지 않아 완성형의 글로 만들지 못한 주제가 수두룩하다.


그래서 필자는 쉬지 않고 적는다. 학교 다닐 때도 이렇게 공부했다면 더 좋은 학교에 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습관은 군대에서 만들어졌다. 군대 시절, 특수한 곳에 근무하면서 나이 많은 사람들과 일할 때, 또는 사무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메모’라고 배웠다.


처음 겪는 사무환경에서는 외울 것 투성이었다. 지금은 거의 하지 않는 관련 사무실 및 사람들 핸드폰 번호까지 모두 외워야 했고, 각각의 문서 속의 낯선 군대 용어와 함께 이를 처리하고 결과를 정리하는 방식까지 모두 표준화되어 있었다. 닥치고 모두 외워야 했고, 반복해서 수첩에 적고 또 적어야 했다. 십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중 일부는 기억하고 있을 정도이니, 당시 수백 번 반복했을 것이다.


포인트는 암기를 위해 기록하는 것이 아니다.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습관은 다시 학교에 돌아오면서 디지털 환경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컴퓨터 또는 온라인에 기록하는 습관으로 변화했다. 무언가를 보고, 듣고, 경험했다면 꼭 기록으로 남겼다. 당연히 이 습관은 첫 직장을 다니면서도 그대로 이어졌고, 독립한 지금은 모든 의뢰인을 만나면서 기록한다.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
"당신은 어떻게 적고 있는가"
이렇게 예쁜 메모지 또는 수첩을 쓰면, 열심히 할꺼니...?!

직장에 처음 들어가면, 여러가지 아이템을 회사로 부터 하사(?)받게 된다. 우선 앉아서 일을 할 수 있는 책상과 의자, 컴퓨터, 하지만, 직종에 상관없이 받는 것이 있다. 바로 '업무 수첩'이다. 그 업무 수첩은 몇가지 기본 템플릿이 정해지는데, 하나는 Scheduling, 또 하나는 Memo이다. 이 두가지만 잘 활용해도 직장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 열심히 적고, 그걸 되새기고, 이를 통해 중요한 보고서 또는 약속 등을 놓치지 않으면 그만이다. 


직장을 다닐 적에 나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적었다. 스스로 머리가 좋다고 생각했던 적이 초등학교 이후로 없었고, 아마도 그 이후부터는 계속 적었던 것 같다. 대신에 학교 다닐 때에는 그저 '받아 적는 것'에 치중했다. 누군가의 말을 열심히 받아적다 보니 자연스럽게 악필이 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악필은 천재다'라는 말을 위안삼아 다른 패턴으로 적고 있다. 이른바 내 기억을 되살리거나, 생각을 스케치하거나, 필요한 도형 또는 다이어그램을 그려 Concept을 만드는 용도로 말이다. 


첫번째는 Recall Memo, 내가 무언가를 수첩에 옮겨 적을 때의 제 1의 원칙이다. 비즈니스 목적을 가진 미팅은 대부분 서로가 서로에게 이해를 구해야하고, 이를 통해 둘 사이의 이견을 최대한 좁혀서 서로간의 목적 달성이 목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1:1 또는 그 이상의 인원이 참여하는 미팅이라면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말을 한다. 이를 녹취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내용을 다시 상기시킨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처음에는 이를 최대한 적어보려고 노력했다. 녹음과 함께 말이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회의록 정리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업무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했기에, 참석한 모든 회의를 녹취하여 다시 듣는다는 것은 무언가 비효율적이었다.(물론 중요한 논의가 오간 회의는 꼭 구체적인 스크립트를 전부 기록했다.) 


따라서 스크립트가 아닌 맥락과 흐름(Context)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이를 대변할 수 있는 문장 또는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습관은 의뢰인을 만나 미팅할 때도 그대로 유지된다. 2시간 가까이 이뤄지는 상담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기억 또는 다음 미팅에서 떠오르게 하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두 번째는 Sketching Memo, 이런 저런 분야들의 기획을 맡아서 진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습관이다. 특히 복잡한 계획을 단순하게 정리하여, 다른 이에게 빠짐없이 설명하기에도(MECE), 일상 속 여행계획을 짜는 것에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처음에 '생각 정리 용도'로 쓰기 시작한 것은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나타났다. 조직은 생각보다 복잡했고, 그 안의 다양한 사람들이 주고 받는 연결 관계를 도식화하여 전체 시스템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었다. 이는 당연히 보고서로 옮겨야 했고, 보고서 쓰는 것이 숙련되기 이전에는 아주 간단한 개념들도 꼭 '메모의 단계'를 거쳤다. 

조직을 탐색하고 관련 내용을 정리하여, 조직의 문제점을 찾는 과정 속에서 문제라고 볼 수 있는 것을 하나 둘 씩 적기 시작했고, 이를 모두 펼쳐놓고, 유사 또는 연결고리 등을 표기하고, 최종적으로 중요도의 기준을 통해 우선순위를 나누고 나서 가장 처음에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고르기 위한 과정을 함께 거쳤다.  


이걸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용도는 결코 아니다. 물론 팀에서 일을 진행할 때는 이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팀 참여하는 Facilitation에서 적극 활용했다. 자연스럽게 팀원들의 참여를 통해 우리가 가진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누군가의 생각이 소외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객관화켜서 공론화하는데 가장 편리한 방법이었다.  생각을 정리하여 일목요연하게 누군가에게 전달하기 직전의 과정이다. 


이를 수없이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높지 않은 수준의 문제는 몇몇의 고정된 생각의 프레임워크를 통해 바로 정리하여 말하거나 문서로 옮길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쓰고 있는 글도 한 줄의 메모로 부터 시작되었고, 그 메모 속에는 생각의 흐름도 함께 담겨 있어, 이를 어떻게 확장시키는가에 따라 중요 메시지가 왜곡되지 않는 것에만 신경쓰면 충분하다. 


세 번째는 Conceptual (Branding)Memo, 단순히 생각을 정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Practical Customer Targeting & Visualization을 위함이다. 브랜딩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미처 완성되지 못한 브랜드를 몇몇의 중요한 기호와 이미지,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소스, 그 중에 눈을 자극하는 요소를 활용하여 고객에게 타깃팅(Target+ing)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무엇을 가장 Main Source로 쓰고, 이를 대변할 만한 또는 꾸며주는 것을 무엇으로 하는가에 따라 브랜딩의 방향과 수준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브랜드에서 기본이 될 수 있는 Naming, Logo Type을 결정하는 것 부터 시작, 이를 대변 또는 대표로 할 수 있는 Content가 무엇이고, 이는 고객이 누구이고 어디에서 고객이 될 수 있는 이를 만나는가에 따라서 다르다는 것을 감안하여 결정해야 한다. 


이는 생각보다 상당히 복잡할 수 있기에,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채널과 그 채널이 보이는 특징, 최신 트렌드, 그 속에서 해당 브랜드가 고객에게 쉽게 눈에 띄기 위해서는 어떤 특징을 살려야 하는지를 결정해야하기 때문이다. 상당히 고민스러운 일임과 동시에 Creative를 기반으로 논리적 접근은 필수이다.  


적자생존(適者生存), 환경에 적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업무환경에서 살아남는 것도 쉽지 않다. 단,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어야 한다. 적자생존(積者生存),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대신에 어떻게 적고,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하다. 


학창시절에는 누군가의 말을 받아적기 위함이었다면, 일을 하면서 부터는 내 생각을 피력하기 위해 주로 사용했던 것 같다. 업무상 생각 또는 말을 통해 표현하고 있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일목요연하게 다시 정리하기 위해, 이를 가지고 누군가와 소통하기 위한 준비 단계에서 말이다. 나에게 가장 맞는 '적는 법'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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