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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직스쿨 김영학 Jan 15. 2019

왜 회사를 그만뒀나요

퇴사의 사유와 타이밍은 '일을 대하는 태도'를 말하는 것과 같다

회사를 옮길 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무턱대고 그만두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개선장군과 같은 태도로 당당하게 퇴사의 의사를 밝힌다. 문제는 그렇게 갑자기 그만두게 되면 가장 손해 보는 것은 본인 자신이다. 그 피해는 옮겨갈 회사에 지원하고, 서류 검토를 거쳐, 운 좋게 들어선 면접장에서부터 시작된다.


#1. 똑똑. 들어오세요.

"안녕하십니까" 경쾌한 인사와 함께 면접장 안으로 들어선다. 오랜만에 입은 정장이 꽉 끼고 어딘가 어색하지만, 그래도 면접장에는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는 주변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억지로 입었다. 적당한 구두도 없어서 친구의 구두를 빌려 신었는데, 발가락을 압박해온다. 면접관들의 질문처럼 말이다.


#2. 이전 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었나요?

내가 했던 일에 대해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본래 성격이 솔직한 편이라서 거침없이 이야기했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다. 적극적으로 나를 드러내는 모습이 면접장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난다. 면접관들도 내 말에 귀를 기울인다. 분위기가 점차 내 쪽으로 기우는 듯하다.


그러다가 '팀장'처럼 생기신 분이 이어서 질문했다.
"이전 회사에서는 왜 그만두셨나요?
 

#3.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뭐라고 대답할지 모르겠다. 딱히 적당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단지 지금 분위기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라고 밝히기에는 충분한 라포 형성이 안되었다. 그렇다고 각종 회사의 조건을 이야기하기에는 지금 지원한 회사와 큰 차이가 없다.


#4. 당황한 기색이 면접을 망치다.

결국, 제대로 된 답을 못했다. 면접을 마치고 나왔지만, 정확히 어떤 답을 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끝났다는 생각에 이내 안심을 하지만, '떨어질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머리의 후두부를 강타한다. 망친 것 같다. 망했다. 역시나 연락이 오지 않는다. 며칠 후 '탈락'의 메시지를 마주한다.


#5. 퇴사를 추억한다. 아니, 후회한다.

그만두었던 날이 떠오른다. 멋지게 퇴사 의사를 밝히고, 전임자를 뽑기까지 자숙하면서 인수인계를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나 다음에 일하게 될 또 다른 '손ㆍ발'은 누군지 확인하고, 그에게 그동안 했던 일을 설명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그 사람은 일을 잘하고 있을까.... 나 없이 그 회사 또는 팀은 잘 돌아갈까....?"  



이직스쿨에서 코칭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최종 단계는 "목표한 회사의 면접장에서 당황하지 않는 훈련"이다.

위의 상황 묘사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옮겨갈지 모르는 회사에서 수많은 질문에 직면한다. 이때 우리를 가장 "당황하게 만들 수 있는 질문"이 바로 "(이전 직장을) 왜 그만두셨나요?"류의 질문이다.


그만두었던 이유는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절대 솔직하게 말할 수 없다. 당연히 이전 직장에 대한 비난과 비판, 관조적 시선이 담기기 마련이고, 그것이 때로는 내가 입사하는데 결격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얼버무리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다. '정면승부'다. 오로지 지금 질문에 대해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그 목표는 그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제시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듣고 싶은 답을 하는 게 핵심이 될 것이다.  




퇴사의 사유는

개인적 vs 조직적 나누어

소신껏 말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


"왜 회사를 그만두었나요?"

이 질문을 던지는 이는 정해져 있다. 면접장에 들어선 나의 반대편에 선 무리들이다. 그들이 확인하고 싶은 것은 이전 직장을 때려치운 진짜 이유가 아니다. 아무리 진짜라고 해도 그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단지, 그들은 당신을 당황하게 만들기 위해 그 질문을 던지는 것뿐이다.


이때 우리가 취해야 할 제스처는 '당황하지 말고' 소신껏 대답하는 것이다. 그 소신은 당연히 급조할 수 없다. 평소에 충분히 정리된 생각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그들에게 내 치부를 들키지 않고 소기의 목적 달성에 조금더 가까워 질 수 있다.



퇴사 사유를 두 가지로 갖고 있는 것이 좋다.

개인적인 것과 조직적인 것 말이다.


[개인적 이유의 예시]

개인적(Personal)인 것은 프라이빗(Private)한 이유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는 일에 있어서 조직에서 느낀 일종의 구조적인 벽 등을 말하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몇몇의 현상을 봤을 때 느꼈던 답답함 등을 설명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신속하지 못한 의사결정의 속도, 회의할 때 비효율적으로 길게 하거나 결정된 사항이 수시로 번복 및 변경되는 것, 상사의 비합리적인 업무 태도, 동료 직원과 나와의 비합리적인 평가와 차별 등 표면상 드러난 불합리함 등에 대해 느낀 개인적 이유 등이다.


물론 위와 같은 이유도 누군가에게는 내 얼굴에 침을 뱉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전 직장의 대표와 상사들을 싸잡아서 비난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것이야말로 최악의 선택임을 잊지 말자.


[조직적 이유의 예시]

떠나온 조직이 가진 비즈니스 방향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는 것이다.

어떤 포지션에 있던지 비즈니스 방향성(전략)에 크고 작은 영향을 받게 된다. 이를 전적으로 수용하였다면 당연히 퇴사했을 리 만무하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자신이 참여하거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만한 기회가 축소되었기 때문에 퇴사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모두에게 알려진 회사라고 한다면 더욱 말하기 편하다.

"뉴스에도 언급되었지만, 2018년 종무식에서 나온 내용 때문에 제가 속해있던 팀의 입지가 매우 불안해져서, 기존에 해왔던 일들이 흐지부지되게 되었고요. 무엇보다도 그날부터 공식화되면서 암묵적으로 짐을 싸라는 이야기가 안팎으로 흘러나온 상태라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회사라고 할지라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2018년 결산을 하던 와중에 2019년에 주력할 사업에서 저희 사업부가 제외되면서 올해부터 드라이브를 걸려고 하던 부분의 예산이 대폭 깎였거든요. 그런데 그게 2년째 계속되었던 일이기 때문에, 그 정도 예산으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남아있는 것이 회사나 저나 모두에게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 내용으로는 부족하다.

여기에 '지원동기' 양념을 뿌려보자. 


그래서 여기에 '커리어상의 뚜렷한 목표'를 더해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목표로 한 커리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어떤 성과와 성취를 만들었지만, OOOO 부분의 제약 등으로 인해 원하는 수준 달성에 벽을 느껴서 다른 곳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 등의 내용으로 나와야 한다.


개인적ㆍ조직적 퇴사 사유와 함께 내가 꿈꾸는 커리어의 현실적 목표에 따른 이 곳에 지원하게 된 동기를 제시하는 것이다. 단, 비즈니스적 이유에 의해서 말이다. 아직 경험을 하지 않았기에 개인적 사유는 밝히지 않는다.


그래서 커리어상의 목표를 갖는 것, 그걸 통해서 꼭 거쳐야 할 단계가 무엇이고, 이를 구체화하여 가고 싶은 기업이 아닌 '꼭 가야 하는 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목적을 구체화하여 현시점에서 도달해야 하는 단계를 정하고, 그곳에 꼭 가야 하는 이유를 선정 과정에서 비즈니스적인 이유로 확정하는 것이다.  


마치 입사 후의 업무 계획서 또는 대학원 입학 때의 연구기획서와 같다.

문서상으로 정리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말을 하는 플롯(Plot-구성)은 위의 내용에서 흠결이 없도록 하는 것이 좋다. 신입도 아니고, 경력직 입사인데, 그 정도의 논리를 만들지 않고 무작정 지원하는 것은 스스로 무능력함을 드러내는 것과 같다.


지원동기 상의 내용에 최악이 '열심히 하겠다'는 류의 이야기다.

주어진 일에 대해 열심히 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어느 부분에 대해 성과를 내고 싶고, 욕심이 난다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 욕심의 근거는 막무가내가 아니다. 회사의 방향성에 대해 이해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어떤 일들을 해보고 싶다는 류가 되어야 한다.



지금 내 퇴사 사유를 다시 한번 되짚어보기 위해 글로 옮겨보자.

그리고, 다음 회사에 갈 수 있을 만한

또는 충분히 납득하고 받아 줄 만한 내용인지를 살펴보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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