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장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지?
이 글은 얼마 전 개봉한 End Game과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밟힙니다. 오로지 타노스의 '핑거 스냅'과 국내 시장에 나타난 과유불급형의 여러 현상을 연계하여,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에게 경각심을 갖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러다가 다 망할 수 있음을 말이죠.
최근 개봉한 End Game을 위해 전편인 인피니티 워를 복습 중이었다. 불현듯 당시에 주목하지 않았던 타노스가 눈에 보였다. 어쩌면 그가 '빌런'(악당)이 아니라, 반대 진영의 영웅이라고 하면, 그는 어쩌면 가장 용기 있는 선택을 한 캐릭터가 아닐까 말이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핑거 스냅으로 어쩌면 타노스 자신도 희생양이 될 수 있었다. 살아남는 절반에 자신이 해당될 수 있을지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용기 있는(?) 선택을 했고, 그 결과로 영화는 다음 편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영화 속 타노스는 우주 최강의 빌런이자, '균형 성애자'이다. 모든 것은 균형에 맞아야 존재가치가 있으며, 아름답다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균형에 맞지 않는 것은 과감하게 제거해서, 올바른 균형감을 유지하기 위해 인위적인 방법(핑거스냅)으로 최대한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주장만 하지 않는다. 실제 실행으로 옮긴다. 전 우주가 행성 타이탄처럼 황폐해지지 않기를 위해 말이다. 이를 연습이나 하듯이, 가모라(타노스의 딸)의 행성 침공 때도 사람을 랜덤 하게 반으로 나누어 학살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가 주장하는 균형 그리고 핑거 스냅은 최대한 '쇠퇴'를 뒤로 미루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었을 것이다. 급속하고 빠르게 성장하여, 가장 높은 정점에 이르면, 그다음은 생각지도 못한 시기와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그다음에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망하는 길'로 접어든다. 그 이후에는 생각보다 빠르게 망하지 않기 위해, 그 시기를 늦추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비용, 에너지, 노력 등을 쏟을 뿐이다.
그런 소모적인 과정을 겪지 않기 위해 타노스는 핑거스냅으로 애초에 문제 발생 이전으로, 마치 시간을 돌리는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어쩌면 우리가 사는 현실에도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우리 시장 대부분은
이미 '공급이 수요를 초과'했고,
균형적(?) 배분이 되질 않아서
발생한 현상 또는 문제들이다
물론 영화 속 핑거 스냅과 같은 현상이 현실에서도 나타나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그저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우리 각자가 겪고 있는 문제를 되돌아보기 위함이다. 그 문제란 바로 '분배의 불균형'이다.
|매출만을 위한 마케팅ㆍ영업 비용
현재 기업들의 고민은 원하는 만큼의 성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거시ㆍ미시적 관점의 진단은 가볍게 무시한 채 과거 성장의 패러다임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분명 '고객 부족'(고정 고객의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는 현상)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임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고객 확보를 위한 전략을 구가하고 있다.
기존 기업의 비즈니스 운영방식은 대충 이렇다. 물리적 시장 속 여러 부류의 고객을 자기 멋대로 나눠서, 각자가 잠시 소유하고, 그들끼리 돌려막기 하면서 시장은 돌아간다고 자부한다. 많이 팔면 그만이고, 누구 하나 자신 있게 '우리 고객이 어느 정도 규모'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
단지, 모두가 좋다고ㆍ싸다고ㆍ편하다고ㆍ빠르다고 할 뿐이다. 시장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유사하다. 소비자가 쉽게 인지할 만한 몇몇의 키워드와 기능을 선점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주지 또는 인지시킬 뿐이다.
|고객을 위한 투자보다는 매출 성장을 위한 비용 투기
그래서 모두들 인지도에 매달린 나머지 오롯이 대부분의 마케팅 비용을 '광고적 성격'으로만 사용한다. 고객을 확보하는데 투자한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매출을 위한 비용 지출적 성격의 활동 외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 고객을 확보하고, 최대한 유지를 위해 섬세한 UI/UX를 넘어, 그들만의 BX를 만들어 고객(그룹)이 일관성과 지속성을 기반으로 한 진정성을 느끼는 CX를 구축하는 데는 뒷전이다.
물론, 속도전에 입각한 경쟁구도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고객의 마음을 붙잡는 것만큼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것은 없다고 판단한 것인지, 그저 관리하기 쉽도록 무한대로 시장에 넓게 펼쳐놓고 살 사람을 찾는 것 같다.
애초에 우리 비즈니스는 (양적) 성장 지향적 모습만을 가진다. 늘어난 매출만큼, 당연히 비용도 늘어나고, 시스템은 비대해져 간다. 그렇게 비대해진 시스템을 유지해야만, 기존 매출 이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확신한 나머지, 비용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비용 늘리기에 집중하기도 한다.
그 비용은 절대 고객을 위한 '투자'가 아니다. 더 많은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단기 또는 중장기적 목적성이 담긴 투기에 가깝다. 그들의 논리는 더 많은 고객을 상대할 수 있어야, 더 많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더 넓은 시장을 포용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정확한 타깃 시장보다는 (물리적) 경쟁사보다 조금 더 빠르게ㆍ높게ㆍ많게
'규모의 경제'라고 하는데, 대체 시장 규모가 '규모'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큰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단지, 이를 최대한 많이 커버해야만 이익이 발생한다고 믿을 뿐이다. 그래서 Coverage를 넓히는데 회사의 총력을 기울일 뿐이다.
이미 그들이 제공하는 가치가 시장에서 과도하게 그들끼리의 경쟁 때문에 부풀려지거나, 빠르게 진화한 것이 아닌지 의심해봐 하는데, 그런 의심은 없다. 고객들이 원하지 않는 기술임에도, 타사보다 더욱 나은 모습을 보여야 선택받을 수 있다고 착각할 뿐이다.
Case 1) 과도한 기술 집약적 경쟁 - 왜 이 기술(5G)이 필요한가?
기술 집약적 기업의 대표 격이라고 볼 수 있는 국내 통신사들의 5G 관련 경쟁은 과거의 4G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술적 우위를 점하여, 가입자 유치는 물론이고, 부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B2B 사업들을 선점하려고 하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 대부분이 통신속도의 향상이 핵심이라는 5G 기술에 대해 시큰둥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 많은 통신과 단말 비용을 내면서 5G를 써야 할 이유도 없고, 현재 4G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것을 누리고 있다고 느낀다. 과연, 누가 새로운 통신 기술 혹은 향상된 통신 속도를 원하는가? 기업인가 아님 고객인가 그들에게 묻고 싶다.
Case 2) 과도한 배송 전쟁 - 왜 우리는 빠른 배송에 집착하는가?
최근 들어, 배송을 통해 차별화를 하려는 온라인 커머스들의 경쟁이 눈에 띈다. 시작은 '빠른 배송'을 통한 속도 경쟁이 주를 이뤘던 것 같다. 우리가 가장 빠르게 배송된다고 앞다투어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가, 평준화 또는 일반화가 된 이후에는 '적시 배송' 또는 경험 배송(새벽 배송)이 주를 이루는 중이다.
실제 시중에 나온 대다수의 유사 서비스를 이용해 보고 내린 결론은 '신선하다' 정도였다. 아침에 문을 열고, 새벽에 집 앞으로 온 택배 상자를 받아서 즉시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기존의 불편함을 해소해주거나(pain point), 또는 욕구를 해결(needs)해주지 못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어느 누구도 새벽배송을 원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해당 전쟁에 뛰어든 기업 중에 '이익'을 보고 있는 곳은 전무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막대한 물류 관련 인프라에 투자하고, 시스템을 유지 보수하느라, 이미 많은 (매몰) 비용이 발생했다. 결국, 이 비용을 상쇄시키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 또는 경쟁자들이 시장에서 발을 빼는 것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내실을 위한 시스템 비용 효율화도 한계다. 매회의 고정비와 변동비는 늘어난 품목, 고객에 맞춰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운영의 묘'를 살려 위기를 돌파하거나, 기업의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 이끌든지, 따르든지, 아니면 비키든지 말이다.
Case 3) 도를 넘어선 가격 전쟁 - 왜 가격 외에 다른 차별화를 만들지 못하는가?
할인점 가격 전쟁의 조상 격이었던 '삼겹살 전쟁' 이후, 잠잠하다가 몇 년 내에 등장한 소셜커머스가 온라인 vs 오프라인의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가격은 이제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이다. 같은 상품을 두고, 소위 '1원 띄기'를 하고 있으니 말 다했다.
제 살 갉아먹기도 서슴지 않는다. 또한, 협력사(제조사) 압박은 기본이다. 이제 어떤 방식으로 가격을 낮추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대표(미끼) 상품은 경쟁사라고 보이는 곳보다 무조건 저렴해야 한다.
이들은 경쟁사보다 더 많이 팔기 위해 저렴하게 파는 것 같다. 이를 통해 '제조사에 대한 구매의 영향력'을 가지려고 한다. B2B2C의 일반적 구도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은 더욱 저렴하게 구매해서 더욱 싸게 파는 것이다. 이를 위해, 더 많이 팔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이와 같은 '플라이 휠'을 만들고, 누가 먼저 확실한 휠을 가질 수 있는가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는 '저렴하다는 이유로' 꼭 구매하지 않는다. 가격에 민감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다. 사람마다 가진 구매 기준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모두가 가격에 현혹당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가장 손대기 쉬워 보이는 것으로 어필하는 것은, 어쩌면 그 누구에게도 매력적이지 않게 보일 수 있다.
경쟁사들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도달하고, 그로 인해 더 큰 시장 Pool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믿는 것 때문이다. 문제는 '고객을 위한 비용 부담'은 거의 없다. 또한, 빠른 시일 안에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면 고객을 위한 투자는 더더욱 없다. 오로지 고객 관리 비용만이 있다고 믿고 있을 뿐이다.
과도한 경쟁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그 혜택이 온전하게 목표로 한 고객을 위한 경쟁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시장을 축소시키는 부작용으로 흐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양적으로 빠르게 성장한 시장일수록 빠르게 다른 시장에 의해 대체 및 전복당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악을 피하기 위한 5가지 원리 원칙을 제시하고, 유의하길 바란다.
① 모두들 하나의 거대한(누군가 절대 소유할 수 없는) 시장에 몰두해서는 답이 없다.
대다수의 사업자들은 거대한 시장을 소유 또는 기존의 누군가를 대체하기 위해 스스로가 나왔다고 착각한다. 분명, 시장은 절대 누군가의 소유가 될 수 없다. 소비자의 자연스러운 선택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그들만의 고객 확보 경쟁을 벌이는 것뿐이다.
② '규모' 없이는 의미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기업 '규모'가 갖는 의미는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그들 사업에 규모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최대한 몸집을 불리고, 그것도 모자라 더욱 커지려고 한다. 마치 '일정 규모 없이는' 자신들의 사업이 불가하다 하고, 기업 규모가 시장 속 모든 고객을 모두 커버(시장 속 모든 고객의 가진 needs, wants를 포함)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③ 기업의 실적 위주 '양적 성장 법칙'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해야 한다.
대다수가 양적으로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성장해야만 의미 있다고 믿고 있다. 경쟁자가 따라오거나, 추월하여 앞질러 가기 전에, 그들보다 한 발 더 앞서서 일정한 수준 및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어제 보다 나은 오늘 또는 포스트 Aamzon과 같은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런데, 왜 꼭 아마존이 되어야 하는가 묻고 싶다. 이는 지속가능성에 더 많은 경영의 포인트를 둬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생존이 곧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④ 각각의 기업에게 적합한 성장, 그 이상의 가치를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업에게도 나름의 명분이 중요하다. 빠르게 성장해야 하는 이유도, 일정 규모가 되어야 하는 이유도, 어떤 위치에 올라서야 하는 이유도 모두 목표로 하는 고객에 의해, 그들을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 모두가 같은 곳을 좇다 보니, 그에 대한 부작용을 어쩌면 우리 모두가 나중에 겪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양의 반대 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름의 '명분'을 제대로 보여주고 실제 구현해야 한다.
⑤ NicheㆍTiny Market에 대한 '올바른 타깃팅' 부터 시작해야 한다.
Small Brand가 Big Brand를 이기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Big Brand에 식상함을 느낀 이들이 다른 선택을 하는 여유와 식견을 가지게 된 것뿐이다. 따라서, 이에 대비하듯 최대한 작은 시장부터 노크하여, 각자가 바라는 고객 Pool을 확보하면서, 그들에게 어울릴만한 성장을 해야 한다. 적어도 시장의 흐름을 왜곡하거나, 스스로 오류를 범하는 등의 불공정한 행위 등을 하지 않은 채 말이다. 어디든 반칙은 금물이다.
이러다가 모두 망할 것 같다.
마치 과도하게 부풀어서 터지거나,
다시 쪼그라들어 이전 형태를 되찾지 못하거나.
물론, 이것이 시장의 원리이자 논리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적자생존의 원칙에 의해,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논리가 전 시장을 지배하는 것 말이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현재에 어울리는 정상(Normal or New Nornal)이라는 범위 안에서 경쟁인지, 그 경쟁의 끝에 과연 그들이 목표로 하는 고객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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