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편견으로 고쳐지지 않는 불편함을 짊어지고 살지 모른다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듣는 사람의 대표 이미지가 있다. '빨리, 정확하게, 혼자서'. 그래서 자신의 일에서도 이를 고려하여 실천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어떤 일이든지 '빨리, 정확하게, 혼자서' 할 수 있으면 일을 잘한다고 볼 수 있을까? 빠르면 얼마나 빨라야 하고, 정확하면 얼마나 정확해야 하며, 어디까지 혼자 해야 하는 것인가. 이에 대한 객관화 되거나 검증된 기준이 없이 우리는 그냥 저렇게 믿으며 일한다. 그걸로 우리 모두는 때 아닌 불편함을 겪는다.
일 좀 한다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뭔가 빠르기도 하고, 실패 없이 정확하기도 하다. 그리고, 혼자서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거나, 심지어 그걸 실수 없이 해낸다. 뭔가 멋지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이들이 '어떤 과정'에 의해 그 상태에 이르렀고, 그 과정에서 겪은 여러 시행착오 등을 보지 못한다. 이미 완성된 누군가의 상태를 보고 그냥 그렇게 되고자 노력할 뿐이다.
막연하게 닮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출발했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이유 또는 명분이 스스로를 그렇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일에 대한 진짜 노하우는 지치지 않고 즐기면서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일의 겉면'만을 보고 따라간 누군가는 쉽게 지치기 때문이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일마다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는 모두가 부르짖는 공통점은 하나같이 같다. '빠르게, 정확하게, 그리고 (할 수 있는 만큼) 혼자서'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는 "일이 커질 수 없다. 일을 하는 나만 커진다. 아니 정확하게는 그 일을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노하우만 일에 맞춰서 커진다." 그래서는 눈에 띄는 발전을 경험할 수 없다.
그래서, 단계를 뛰어넘는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쉽게 말해, 현재 하는 일을 나름 한다는 임계치를 넘어서고 난 이후에는 다음 레벨로 올라가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우리는 '유연한 선택을 미리 준비'해야 하지만, 기존의 일이 주는 안정감과 편안함 때문에 모험적 선택을 하지 못한다. 다시 또 '빨리, 정확하게, 혼자서' 이미 정해 지거나 요구받은 답을 제출하는 것에 최적화된다. 대부분의 조직은 연봉(돈)을 무기삼아 개인들을 조련한다.
"빨리 좀 하세요." 매일 같이 누군가가 하는 이야기이고, 또 누군가는 매일 같이 듣는 말이다. 그런데, '왜 빨리 해야 하는가', '빨리 한다면 얼마나, 언제까지 빨리 해야 하는가', 혹은 '누구보다 빨리 해야 하는가' 말이다. 일단 명확한 기준은 없다. 그때마다 제각각이다.
게다가 '빨리 하는 것'이 일을 잘한다는 기준에 가장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기준이다. 그냥 '빨리만' 하면 되는가? 혹은 이전에 내가 했던 것보다 '빨리 하면 되는가' 그럼, 전보다 나아졌다는 것인가, 이에 대한 확실한 답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촉'한다. 그때마다의 이유는 없다. 일을 함께 하는 누군가의 기준에 '빨리'에 맞춰해야 할 뿐이다. 그러면서 일에 대한 기준(속도)이 철저히 타인에 맞춰진다.
전보다 빠른 속도에 의해 처리하는 것, 그 속도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 한계에 도달했을 때에는 결국 같은 방법으로는 그 이상의 결과를 낼 수는 없다. 여기서부터는 전혀 다른 게임이다. 전과 다른 방법을 통해 같은 문제를 다르게 풀어야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럴만한 지식, 관점, 여유, 권한 등이 없다. 그래서 좀처럼 일 그리고 그 일을 하는 자신은 나아지지 않는다. 점차 가라앉는다.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과 목표다. 어떤 일이든 '무엇을 위해(목적)' 해야 하고, 그걸 '현재로부터 어느 단계(수준)까지 해야 한다(목표)'는 합의된 기준에 의해 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걸 통해 일의 정확도를 가늠하고, 목적에 의해 여러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면서 일의 정확도를 높여가는 것이다.
하지만, 업무 현장에서는 이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적용하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정확도의 결정권이 한 사람이 독식하는 구조(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곧 지침이 되다 보니 '특정한 누군가만이' 결정할 수 있는 문화가 생겨, 일의 정확도는 회사가 가진 원리 원칙을 통해 뻗어나가기보다는 '짐이 곧 국가'라는 접근이 회사에서 만들어진다.
그 접근은 각자가 하는 일의 책임 범위를 오히려 좁히게 된다. 맡게된 기능만을 수행하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한다. 마치 '손과 발을 모두 묶고, 달리기, 수영 등의 기록경기'를 하라는 말과 같다. 그 안에 출전하는 누군가는 철저히 정확성(Quality)보다는 속도(Speed)에 맞춰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해진다. 그렇게 조직에 의해 길러진다. 조직을 벗어나서는 다른 일을 하지 못하는 '경직된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주어진 자리(Job)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해결의 책임은 철저히 '나'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부터 모든 일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누군가와 함께 일하기보다는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또한, 어떤 일이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내 일을 우선시하여 챙기려고 하다 보니, '함께 일하는 법'으로부터 점차 멀어진다. 함께 성장하는 법은 까맣게 잊게 된다.
사실, 회사에서 겪는 여러 문제는 '나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의 문제'에 가깝다. 그래서, 혼자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해결의 주도권은 스스로 짊어지되,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활동은 함께 하는 동료들과 나눠서 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나눌 수 있는 이들이 없다면, 대표에게라도 상의 또는 합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일이 커지고, 그에 맞춰 직위, 직책이 높아졌을 때, '혼자가 아닌 일을 함께 하는 태도'를 통해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더더욱 '혼자 생각하고, 고민하지 마세요'라고 강조하는 편이다. 주변에 늘 내 일과 관련하여 상의할 수 있는 누군가가 존재하고, 이는 단순히 상의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일을 함께 할 누군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현재의 일을 통한 혼자만의 성장은 늘 한계가 있고, 그 한계의 돌파를 혼자서는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협력과 협업을 위한 체제를 일의 시작부터 루틴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빨리, 정확하게, 혼자서 일을 참 잘하는군요.(당신을 성장시키려는 사람의 말이 아니다. 여기에 속지 말자.)"라는 말은 그걸 이야기하는 사람만의 기준이다.
그 기준은 객관화될 수 없으며, 설령 지표로 개발하여 객관화될 수 있다고 해도, 100점 만점을 넘어서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성장의 한계가 명확하며, 그 일을 하는 누군가는 그 일에 지치거나 적응되어 다른 일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다.
따라서, (1) 어떤 일에 대한 '잘한다'의 기준을 스스로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2) 현재 단계의 잘한다의 기준이 다음 단계에서도 유효한 것과 유효하지 않은 것의 차이에 대해 이해하고 스스로 자신의 일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3) 빨리, 정확하게, 혼자 해야 하는 것에서 일(업무)마다의 서로 다른 우선순위를 통해 일의 성과를 정립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4) 나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의 특이점(Unique Point)을 발굴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5)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과 나의 동반 성장을 꾸준히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것이다.
"일은 더 빨리, 더 정확하게, 혼자서 하는 것이 일의 전부이고, 잘한다의 보편적 기준이 될 수 없다." 이제 막 일을 시작한 누군가는 꼭 거쳐야 하는 일에 대한 관념적 시행착오일 수 있지만, 거기에 빠져서는 다른 레벨로의 성장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그 레벨에서 평생 갇힐 수도 있다. 그래도 된다면 다행이지만, 그로 인해 외연적 또는 내면과 관련한 커리어의 성장은 이미 한계를 드러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성장하고 싶다면, 지금의 일을 잘한다는 모두의 기준을 담아 나만의 기준을 설정하고, 이에 대해 즐겁게 매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일 잘한다'라는 타인의 평가 또는 인정을 듣기 위해 일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일시적으로는 도움을 얻을 수 있지만, 영원할 수 없다. 내 기준을 스스로 세우는 것, 내가 하는 일의 만족을 나로 부터 설정하고, 이를 점진적 또는 전방위적으로 발전시켜가는 것을 노력해야한다. 그게 진정으로 일을 잘하는 것이다.
[작가 소개]
이직스쿨 김영학 대표. 15년차 전략 컨설턴트.
대학 졸업 후 컨설팅 회사를 거쳐 대기업에 다니며 마케팅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으면서도 ‘나만의 일’을 꿈꾸면서 몇 번의 창업을 했다가 좌절을 맛보았고, ‘끈기’와 ‘실력’ 그리고 ‘성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일련의 과정 속 비즈니스의 본질에 대한 깨우침을 얻었다. 특히 기업-사람의 관계에 주목하여 기업 채용에서 이력서나 경력기술서는 지원자의 실제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장인들이 커리어를 위해 도약하려면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비즈니스를 제대로 보는 것’과 ‘자신의 업무 이력을 효과적으로 정리하는 법’을 알려주는 이직스쿨을 시작했다.
6년이 넘는 동안 1,500여 명의 직장인을 만나 커리어 코칭을 했고, 함께한 사람들이 스타트업 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중견기업에서 전도유망한 스타트업 기업으로, 외국계 기업이나 해외로 취업하는 것을 도왔다. 또한 수년간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전략 기반의 비즈니스 컨설팅을 했으며, 현재는 스타트업 전문 비즈니스 코치로도 활동 중이다. 또한, 직장생활과 커리어에 인사이트를 주는 글을 꾸준히 쓰고 있으며 〈이코노믹리뷰〉에 ‘직장에서 생존’이라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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