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변화

고독이 만드는 생각의 성장

by 타조

꿀벌인 티비들만 자기들이 쓸 것보다 더 많은 꿀을 저장해 두지... 그러니 곰한테도 뺏기고 너구리한테도 뺏기고... 우리 체로키한테 뺏기기도 하지. 그놈들은 언제나 자기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쌓아두고 싶어 하는 사람들하고 똑같아. 뒤룩뒤룩 살찐 사람들 말이야. 그런 사람들은 그러고도 또 남의 걸 빼앗아오고 싶어 하지. 그러니 전쟁이 일어나고, 그러고 나면 또 길고 긴 협상이 시작되지. 조금이라도 자기 몫을 더 늘리려고 말이다. 그들은 자기가 먼저 깃발을 꽂았기 때문에 그럴 권리가 있다고 하지... 그러니 사람들은 그놈의 말과 깃발 때문에 서서히 죽어가는 셈이야... 하지만 그들도 자연의 이치를 바꿀 수는 없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카터의 젊은 시절은 편견과 혐오로 얼룩졌다. 자아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 시절의 반복적 세뇌의 영향인지, 당시 사회의 분위기 때문인지, 우월감이나 개인적인 복수심과 관련된 생각인지 알 수가 없다. 역사는 훗날 평가받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의 사상은 비뚤어졌고 그릇된 말과 행동을 실천으로 옮겼기에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런 인물이 쓴 책이 바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인종차별과 백인우월주의자로서 알려진 자신의 이름을 감추고 가명으로 발표한 소설의 주인공이 그의 사상 속 박해의 대상인 체로키족 인디언이라니, 이 괴리감 어쩔 것인가!


카터가 극단주의적 사상으로 활동할 때 그는 어떤 경험을 했을까? 긴 시간 동안 확신하고 따른 생각에 균열이 생기는 일은 없었을까? 단단한 사상체계에서 균열은 쉽게 메워지고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 여길수도 있지만 기본전제가 불안정한 사상체계였다면 균열은 더욱 길고 넓게 번져 그의 신념을 산산이 깨뜨려버렸을 가능성도 있다.


차분한 고독의 시간을 통해 무수히 많은 고민과 생각의 정리가 이루어졌음을 짐작한다. 어쩌면 그의 내면에서 사랑스럽고 친근한 소년이 다시 살아나 생명의 소중함과 인정, 사랑으로 그의 마음을 서서히 따뜻하고 포근하게 만든 것은 아닐까?


그를 변호하려는 것이 아니라 한 인간의 내면이 고독을 통해 고민하고 반문하고 스스로 답하며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떠올린다. 카터가 실제로 어떤 생각을 지닌 채 생의 마지막을 맞이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살면서 겪는 생각과 삶의 태도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고 인정하며 그가 마지막에는 사랑과 포용의 불씨를 가슴에 품으며 인간성 회복을 이루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는다.


우리가 치열하게 고집하는 가치관이 절대불변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세상을 따뜻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려는 깨달음으로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고독으로부터 성장하는 올바른 가치관과 삶의 태도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날카롭게 파고드는 겨울의 찬 바람으로부터 아늑하게 내 몸을 지킬 수 있는 방 한 칸과 여유로운 고독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나의 삶에 감사한다.


체로키족.jpg

<타탕카 이요타케, 1831-1890>

타탕카 이요타케는 체로키족이 아니라 라코타족으로 두 부족 모두 아메리카 원주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백인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약속을 했다. 그러나 지킨 것은 단 하나다. 우리 땅을 먹겠다고 했고 우리 땅을 먹었다."라는 말을 통해 원주민 역사의 아픔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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