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그 청춘의 여름, 방황하고 반항하고 몸무림 쳤던 유난했던 그 시절. 3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한 걸 보니 분명 내 인생에 어떻게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청소년기의 가출이라는 부정적 행위로 표출된 나의 일탈은 사실 나 자신을 찾아가는 최초의 여행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인생의 가치를 찾는 나만의 여행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인생이 의미로 가득 차 있고, 가치 있다는 것을 발견했던 그때 그 특별한 여행으로 난 용감해졌다. 세상의 사람들을 만나 부대끼며 함께 사는 것을 모험하며 살 수 있었다. 어쩌면 그날 밤, 가출을 단행했던 내 안의 용기는 이미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외침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나의 첫째 아이가 그때의 내 나이가 되었다. 훈계와 개똥철학을 시전 하던 그들의 자리에 내가 있다. 난 얼마나 넓어졌을까? 밤잠 설치며 쫓았던 그 가치 있는 삶은 성장하고 성숙했을까? 아니면 나도 18살의 내 아이에게 현실의 길을 들먹이며 진짜 개똥철학을 떠벌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이를 먹는 것이 늙는 것이 아니라 가치와 생각이 정체될 때 인간은 늙는다고 했다. 100세가 되어도 청춘 같은 젊음을 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20세의 젊은 꼰대로 이미 늙어버린 이들도 많다. 18살의 내가 찾아 떠났던 그 가치를 나이를 먹어도 멈추지 않고 찾으며 삶으로 도전하며 살고 싶다. 세상의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다 보면 그 인생의 의미가 조금은 더 진해지지 않을까? 어쨌든 지난 30년 가슴 뛰고 행복하고 감사하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