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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란 Sep 07. 2021

여는 글

라떼쌤으로부터.

얘들아, 쌤이 너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일단 곧바로 라떼가 되버리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한 번 던져볼게.


얘들아, 있잖아~


왜냐고? 어떤 방식을 따라 어떻게 돌려말해도

라떼는 라떼지, 비켜 갈 수 없다면

라떼 중에서 좀 향이 좋은 라떼가 되기로 확실하게 마음을 먹었지.


좀 뜬금 없을지 모르겠지만

너희들이 질색팔색하는 재미없는 독서를 내가 참 좋아한단다.

왜 좋아하냐고? 재미있거든.

왜 재미 있냐고?


라떼는 말이야, 이런 재미있는 청소년 소설보다 

구수한 누룽지 숭늉같은 고전 문학을 읽어야했거든.

뒤늦게 빠져들어 읽어가는 책들은, 

사실은 너희들에게 읽으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것도 있지만

읽으면서 내 학창 시절이 떠오르기도 해서.


그럴 때 있지않니?

아무 기대도 없이 그냥 손에 집히는 무언가를 시작했는데

아무 상관도 없는 그 일의 어떤 지점에서

지금의 나와 딱 들어맞는 상황을 마주치고

어, 뭐지?하고 놀라는 동안

어느 새 머릿속에선 이미 어떤 실마리가 보이는거.


맞아, 내가 딱 그랬다니까? 책을 읽을 때!


아이, 잠깐 잠깐.

성질 부리지 말고 끝까지 들어봐~


그러니까 너희들도 책을 읽으라는게 아니라

그냥 내가 떠오른 얘기를 하려고.

뭐, 되게 집중할 필요는 없어.

나는 그랬는데, 너희들은 어떤가 해서.

혹시 아니? 그러다 보면 너희들 마음 속에 무슨 실마리가 보일지.


책은, 내가 읽을게!!

너희들은 그냥 쌤하고 수다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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