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처럼 친정 부모님들이 오신 주말 오후였다.
아버님들이 대국을 시작하기 전에
오매불망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큰 아이를 위해
친정 아빠가 먼저 바둑을 둬주시고
그 사이에 점심 먹은 것 치우고 티타임을 가졌다.
그 사이에 아버님께서 건조기에서 꺼낸 빨래를 정돈해주시는데
고이 개켜둔 빨래 위로 둘째가 데구르르 굴러들어간다.
세상없이 내동댕이 쳐진 빨래는 아랑곳 없이
이놈~ 하면서도 귀엽다고 달랑 안아드시는 아버님과
마냥 웃으면서 하부지하부지 애교를 퍼붓는모습을 놓칠 수가 없어서
설거지를 하다말고 황급히 손에 물기를 닦고 사진을 한 장 찰칵찍었다.
따뜻하고 평온한 그 찰나.
앞으로 내 인생에 오래도록 기억될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