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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흔살의나비 Aug 30. 2023

좌충우돌 책 만들기(2)

자동목차 만들기

와...  이제 진짜 뭔가 하고 있는 거 같다.

판형을 정하고, 글꼴을 정하고, 레이아웃. 그러니까 글씨 크기라거나 글자 수 라거나 여백이라거나 하는 것들 정하고 나니, 이번 시간에는 자동목차를 설정한단다.

 목차.... 생각해 둔 것도 없는데... 급하게 머리를 굴려본다.


제목은 마흔 살의 나비... 아참, 내가 일기에 무슨 이야기를 썼지...

일상이지.. 뭐... 그리고 아이 키우는 이야기... 내가 꾸는 꿈.... 이런 이야기들이지.

그러면. 1장 일상을 살다. 2장 아이를 키우다 3장 글을 쓰다? 4장 꿈을 꾸다. 어때? 그러고 거기에 맞는 이야기들을 분류해서  넣으면 될 거 같은데? 너무 건성건성 했나? 괜찮은데? 느낌 있는데?  더 좋은 생각이 날 때까지 이걸로 고우.

목차를 설정해 두고 3~5줄을 비워둬야 한단다. 그곳이 본문이 들어갈 자리. 앞으로  쭉쭉 늘어나야 하겠지?

그곳을 채우는 것이 책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겠지?

뭔가 진도가 갑자기 팍팍 나가는 거 같아 마음이 바빠지고 재밌기도 하다.

대제목, 중제목, 소제목 수준을 정해 주고, 소제목 아래 본문을 채워간다.

그동안 내가 써왔던 일기장의 삐뚤빼뚤한 누워있던 글들이 내 느린 두 손가락 타자로 하얀 화면 위에 하나 둘 느리게 일어선다. 타자로 쳐서 컴퓨터 화면으로 보니 뭔가 또 새롭다. 책으로 만들어도 괜찮을 거 같다고 나 혼자 또 들떠 본다.

기본적인 책 형식은 갖춰진 거 같은데... 이제 본문 채우기다. 독수리 손가락이 일할 차례다.

열심히 열심히 두들겨 본다. 타닥타닥 타닥타닥.

페이지가 넘어간다. 20쪽, 30쪽, 40쪽....



아, 이렇게 책 만드는 과정을 글로 남길 줄 알았으면 좀 더 기록을 해둘걸... 단단히 기억이라도 해둘걸.

얼마나 됐다고 벌써 다 기억이 안 난다. 나는 이렇게 늘 손해 보는 삶이다. 해놓고도 하나도 안 한거 처럼 또다시 하얗다. 기억으로 먹고살기는 글렀다. 정보를 주는 글이나 강의는 도저히 못할 거 같아 아쉽다.

그래도 나는 할 수 있다. ADHD가 책을 만들었어요! 대단하죠? 여러분들도 써보세요, 그리고 책으로 만들어 보세요. 저처럼 좋아질 거예요. 일기를 쓰면서 또 책으로  만들면서 많이 나아지고 자존감도 회목하고 있어요, 나도 할 수 있구나 자신감이 생기고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꼭

사실 내가  ADHD라서 이런 말을 할 수 있게 된 건데, 또 내가 ADHD라서 어떻게 조리 있게 정리해서 알려 주어야 할지 답답하다.

내가 ADHD라서 좋고, 내가 ADHD라서 답답하다.



어쨌든 이제 시작했으니, 내 책이 나오고, 그리고 운이 좋다면 정식 출판하는 출판작가가 되기까지 나는 기억나는 대로, 마음이 닿는 대로 여기에 기록해 볼 작정이다. 할 수 있다. 누군가에는 희망을 줄 수 있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나의 꿈을 위해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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