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바운더리,자기 이해,오티움
이 책은 대인관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슈들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러나 결국 근본적으로 대인관계에서 경험하는 갈등은 각자의 '바운더리'와 '자기 이해'의 결함으로부터 파생된다고 말한다.
'바운더리'라는 것은 쉽게 생각하면 나와 타인 간의 경계이다. 정신분석학에서 이러한 경계는 발달단계에서 부모와의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으로 본다. 각 단계에서 적절한 경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미분화'되거나 '과분화'된다고 한다.
미분화가 될 경우엔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밀착되어 자신의 욕구와 타인의 욕구를 구분하지 못하게 되고, 과분화 될 경우 타인과 자신을 과도하게 분리하여 지나치게 방어적인 태도로 사람을 대하게 된다.
그렇다면 적절한 바운더리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중요한 것은 확고한 바운더리를 갖는 것도, 바운더리의 경계를 허무는 것도 아니다. 상황에 따라 바운더리를 느슨하게 하거나 강하게 만들 수 있는 유연한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유연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결국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여 경험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겪을 필요가 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생각해보면 현대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활동을 하고, 필연적으로 대인관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회피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바운더리를 강화하기 위한 다른 요소로 '자기 이해'를 꼽고 있다. 나 자신의 가치, 욕구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타인과 자신의 욕구, 가치를 혼동하고 자기 결정권, 책임이 없는 상태가 되어 인생을 부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 이해를 위해서는 자신의 관심사에 대한 끊임없이 인식하고 자기 성찰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 특히,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으로부터 얻어질 수 있는 행복을 찾아야 한다. 저자는 이를 '오티움(Otium)'이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하는데, 이는 라틴어로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인 여가'를 의미한다고 한다. 오티움은 사람마다 다양할 수 있는데, 자신만의 오티움을 탐색하다 보면 결국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되고, 고통스러운 인생의 문제를 경험할 때 타인이 아닌 자기 스스로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자립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의 평소 대인관계 양상은 어땠는지 생각해보았다. 이따금 타인의 욕구를 내 욕구 인양 생각한 적도 있고, 내 욕구를 타인에게 투사하기도 하며 오해를 쌓아 단절된 관계도 숱하게 있었다. 특히, '자기 이해'라는 부분에서는 0점짜리 인간이라는 것도 깨닫게 됐다. 이전에는 흐리멍덩한 남들과는 달리 나만의 개성과 가치관을 확고하게 갖고 있다는 자만심을 갖고 있었는데, 요 근래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모호해지는 것 같다.
나의 오티움은 무엇일까? 여러분도 나 자신의 경계, 오티움을 탐색하며 관계를 읽는 시간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