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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빈 Jan 05. 2020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이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책

불안이 영혼을 잠식할 때

    이 책은 사회불안을 경험하는 사람들을 위해 임상심리학자가 쓴 책이다. 


    사회불안이란 무엇인가?


    쉽게 생각하면 낯선 사람들이 자신을 면밀히 관찰하며 부정적인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염려되어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여러 사람 앞에서 무엇인가를 수행하는 것에 불편감을 느끼는 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은 사회불안으로 오랜 시간 불편감을 경험했던 저자가 여러 사례를 곁들여 사회불안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다만 이 책에서 조금 불편한 부분들이 있었는데, 사회불안을 다루고 있음에도 저자가 들고 있는 예시들이 대부분 남성이 여성에게 말을 걸거나 연애를 하는 것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다소 부적절한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하나 꼽자면 사회불안을 가진 사람들이 가진 “거절 민감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회불안을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을 부정적으로 인식하여 타인들이 자신을 좋지 않게 평가할 것에 대한 염려를 가진다. 이에 낯선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을 꺼려하며, 특히 부탁을 거절당한 것에 대한 염려 때문에 애초에 부탁을 해볼 시도를 하지 않는다.


    이 책의 예시에도 나와있듯이, 실제로 용기를 내어 누군가에게 부탁을 했을 때 그 사람이 부탁을 들어주기보다는 거절당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부탁을 했을 때 거절당한다고 해서 그 시도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군가에게 말을 걸거나 도움을 요청하고 질문을 하는 연습을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연습은 결국 상대방이 나를 반드시 수용해주어야만 한다는 비합리적인 신념을 완화시켜주고, 말을 거는 것 자체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거절을 당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 자신을 한심하고 무능력한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다. 누구나 거절에 대해 염려하는 것은 당연하고, 보통 이러한 민감한 성향은 타고나기 마련이기 때문에 누구의 탓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수용과 전념이다. 심리치료의 최신 흐름인 수용 전념 치료(ACT; Acceptance & Commitment)는 말 그대로 수용하고 전념하는 것인데, 자신이 바꿀 수 없는 부분은 수용하되 비난하지 말고,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전념하라고 말하는 심리 이론이다.


    자신이 가진 민감하고 불안한 부분을 충분히 수용하고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은 서로 꼭 연관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거절당할 것 같아 두렵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말을 걸기가 두렵다.”


가 아니라,


“나는 사람들에게 거절당할 것 같아 두렵다. 그리고(and) 사람들에게 말을 건다.”


가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거절당할 것 같아 두려운 것과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서로 인과관계로 연결되는 것이 아닌 서로 독립적인 사건으로 생각한다면 한결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에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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