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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빈 Jan 29. 2020

나는 시간을 소중히 하고 있는가?

게으른 내가 생각하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세 가지 방법

    나는 시간을 소중히 사용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사실 변명하자면 나름의 이유는 있다.


    모든 직종이 바쁘겠지만, 대체로 내가 종사하고 있는 임상심리사라는 직종은 과외 업무가 거의 100% 할당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정신과에서 심리평가와 심리치료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평균적으로 주에 3~4개 정도의 검사를 진행하고, 각 검사는 적게는 3시간, 많게는 5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또한, 이러한 보고서를 작성하는데도 3~5시간이 걸리며, 아직 수련생이므로 슈퍼바이저에게 슈퍼비전을 3~5회 정도 받게 되는데, 매 보고서마다 3시간 이상은 슈퍼비전을 받게 되는 것 같다.


    거기에 더해 심리치료를 수행한 뒤 이에 대한 결과를 정리하고, 외부 센터에 나가 집단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외에도 한 번에 15~20분 정도가 소요되는 간이 검사를 하루에 4~5개씩 처리하기도 한다. 

행정업무가 미친 듯이 많은 정도는 아니지만 바쁜 상황에서 중간중간 끼어들며 일을 지연시키고, 그 사이에 일은 또 쌓이게 된다.


    이 외에도 잡다한 일들이 많지만 더 이상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리해보면, 과외 시간을 들여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상황은 이해가 가실 것으로 믿는다.


    객관적으로도 많은 업무량이지만, 어떤 이들은 이러한 상황에 잘 적응해나가며 업무를 해나가고 주말에도 쉴 수 있는 반면, 나 같은 사람들은 평일 오후는커녕 주말에도 출근해 밀린 일을 처리하기에 허덕이고 있다.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사람과 일주일 내내 일하는 사람,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나는 일주일 내내 일하는 사람이라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고통을 받아가며 느낀 몇 가지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일의 우선순위를 잘 정한다.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내일 당장 임박한 무엇인가가 있는데 그것이 어렵다는 이유로 미뤄두고 쉬운 일부터 처리해버리는 경우, 결국에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중요한 일을 처리하지 못했을 때 파국을 맞이한다.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도 결국 최우선 순위에 넣어두면 어떻게든 처리가 된다. 두 번째 중요한 일은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2. 간단한 일은 바로바로 처리한다.


한편, 중요한 일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다 보면 잡다한 일들이 쌓이게 되어 결국 큰일이 된다. 예를 들면,  집단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작성해야 할 일지를 미뤄둔 뒤 월말 결산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제출기한이 임박한 심리평가 보고서까지 작성하게 된다면 부담이 두 배로 늘어날 것이다. 특히 집단 프로그램 같은 경우에는 진행한 직후에는 내용들이 생생히 떠오르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면 내용들이 잊히기 때문에 바로 작성한다면 20분이면 될 것을 30분, 40분 동안 붙잡을 수도 있게 된다. 이렇듯 간단한 일들은 기억이 생생할 때 바로바로 처리해버리는 것이 좋으며, 나중에 다른 일을 할 때 큰 도움이 된다.   


    3. 일을 미뤘을 때의 고통을 현재로 가져온다.


    일을 잘 미루는 사람들은 순간의 유혹에 현혹되어 내일의 나에게 모든 것을 맡기지만, 효율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절대 내일의 나를 믿지 않는다. 즉, 내일까지 주어진 일을 하지 못했을 때의 고통을 생생히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 일을 미루고 싶어 진다면, 이 일을 내일까지 하지 못했을 때의 부정적인 상황을 상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4. 그냥 한다.


    사실 묻고 따지지도 않고 그냥 하는 것이 좋다. 하루 종일 훈련하는 김연아는 훈련을 하는 데 있어 어떠한 소명이나 의식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하는 거지 뭐”라는 자세로 훈련에 임한다고 한다. 오히려 너무 일에 대한 의미를 강하게 의식하다 보면 부담만 커져 일이 지연되기 때문에, 결국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머리를 비우고 눈 앞에 펼쳐진 일들을 하나하나 처리해나가는 것이다. 


    사실 이 글도 일을 하기 싫은 마음에 적고 있다. 하지만 글을 적다 보니 나의 문제점들이 조금은 인식되며 앞으로 일을 성실히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내일의 나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유튜브나 트위터를 보며 허무하게 보내는 시간을 조금 더 일에 투자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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