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가 곪지 않도록 하는 소통의 중요성
지난주에 썼던 글("오래 만났던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받았다")의 조회수가 여태까지 써왔던 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조회수가 나왔고 지금도 나오고 있다. 평소 게시글의 조회수가 그렇게 높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사적인 이야기를 별 부담 없이 적었던 것인데 이렇게 많이 조회되고 나니 좀 당황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내 글이 여러 사람에게 읽힌다는 게 기분이 좋기도 했다.
어찌 됐든 요즘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화두는 대인관계와 연애이기 때문에 이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 나가볼까 한다.
나름 대인관계와 연애를 별다른 문제없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이별을 통해 내가 믿고 있던 생각들 모두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파트너로부터 두렵거나 충격적이거나 구역질 나는 말을 거의 듣지 않을 때가 바로 걱정을 시작해야 할 순간이다. 친절해서든 사랑을 잃을까 애절하게 두려워해서든 그런 말이 없다는 것은 우리의 파트너가 달콤한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자신의 상상을 은폐하고 있다는 가장 뚜렷한 징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저도 모르게 자신의 희망에 부합하지 못하는 정보에 귀를 닫아버렸고 그럼으로써 그 희망이 더욱 위태로워지리라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 책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연애에 실패한 이후 읽고 있는 알랭 드 보통의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에 나오는 구절 중 하나를 가져와봤다. 상기한 내용처럼, 다툼이 없고 부드럽게 흘러가는 관계라고 마냥 좋은 것이 아니고, 순간은 감정이 상할 수 있으나 서로 불편한 부분에 대한 의견을 솔직하게 나누고 서로에 대해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건강한 대인관계와 연애를 건강하게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의 불만도 쌓아놓다가 터뜨리거나 아예 말을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을 배려라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갈등을 회피하고자 하는 비겁한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불편한 점을 말하더라도 그것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하는 것이 아니라 쌓아두고 쌓아두다가 감정적으로 터뜨리는 부적절한 양상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불쾌한 감정은 염증과도 같아서 소독을 해주거나 신선한 공기를 쐬어주지 않고 꽁꽁 싸매고만 있으면 결국 곪아서 터지거나 더 심한 부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에 결국 대인관계, 연애라는 상호적인 관계에서 어떤 용감한 사람이 조금은 불쾌할 수 있지만 관계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꺼낼 수만 있다면 그 관계는 더 길고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하루 누군가에게 섭섭하거나 화났던 일이 있다면 넌지시 말을 던져보는 것은 어떨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