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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사람 A Feb 07. 2021

틈이 만든 아름다움, 하현상 <The Edge>

하현상, <The Edge>

 밴드 '호피폴라'의 보컬과 연주자로 활동하며 발매한 'Spring to Spring'은 하현상이 가진 음색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였다. '그거면 돼요', 'Our Song' 등의 빠른 템포의 곡에서는 그가 발라드 트랙에만 강점을 가진 보컬리스트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였고, '소랑'과 같은 곡에서는 첼로 소리 더 돋보이게 하는 미성을 보여주었다. 첼로와 일렉기타가 주된 멜로디라인을 잡아주는 호피폴라의 곡들에서 하현상의 목소리는 보컬보다는 악기로서 역할하며 더욱 풍성한 사운드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그의 목소리는 가사와 탑라인이 존재하는 노래들을 연주곡처럼 들리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


<The Edge>

01. Intro: Rise

02. Nostalgia (Feat. Rohann)

03. A Book of Love

04. Not Okay

05. Close

06. With You (CD Only)



하지만 'Spring to Spring' 이후 발매된 그의 솔로 미니앨범 'The Edge'는 호피폴라의 곡들과는 다소 다른 구성의 노래를 들려준다. 리얼 악기들의 소리보다는 전자음, 패드 플레이 등을 통해 최대한 간결하게 곡을 구성하였고, 이로 인하여 그의 목소리가 최대한 돋보일 수 있도록 하였다. 타이틀 곡인 'Nostalgia'에서는 간결한 멜로디 라인에 화려한 이펙트를 사용하여 신스 팝의 색채를 냈으며, 빈 공간이 허전하지 않도록 기타 리프가 제 몫을 해준다.


미니얼한 사운드는 'A Book of Love', 'Not Okay' 등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A Book of Love'에서는 허밍과 바이올린, 리듬으로만 훅을 채웠고, 'Not Okay'는 휘파람 소리를 통해 메인 멜로디를 구성한다. 발라드 트랙인 'Close'에서도 전자 패드와 피아노만으로 곡을 채우며 그의 목소리를 내세워 곡의 흐름과 고조를 이끈다. 간단한 전자 사운드의 루프와 피치 조절로 곡을 완성하는 최근 트렌드에 가까운 모습의 앨범이다.


호피폴라의 곡에서는 첼로와 잘 어울리는 음색을 보여주고, 개인 앨범에서는 튠을 씌운 듯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또한 '우리 둘 서로의 위로가 되어', 'Moonlight'등과 같은 OST에서는 발라더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단단한 고음과 얇은 미성을 함께 소유했기에 가능한 모습이다.


하현상이라는 동일인이지만 호피폴라로서, 솔로 아티스트로서 그가 해내고 있는 음악들은 큰 차이가 있다. 호피폴라의 풍성한 곡들을 하루종일 듣고 있다보면, 어느 순간부턴 'The Edge'가 듣고 싶어진다. 호피폴라의 곡과 하현상의 곡은 상호 보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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