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미 혹은 회

by 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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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살면서 접하기 어려운 식재료중의 하나가 해산물이고 그중에서도 사시미로 먹을 수 있을 만큼 신선한 해산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찾는다 하더라도 무시무시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해산물을 제외한 육류나 채소, 과일 등 다른 식자재가 워낙 풍부하고 저렴하기 때문에 체감 가격은 더 크게 다가온다. 게다가 해산물을 취급하는 곳이 드물다. 집 근처의 대형 슈퍼마켓에 가더라도 연어나 대구 정도의 생선이 진공팩으로 팔리고 있고 나머진 모두 냉동이나 훈제 제품이다. 내륙지방이라 그런가? 발트해가 불과 200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고 교통, 물류시스템이 잘 되어있기로 유명한 독일인데. 워낙 감자와 육류가 주식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사시미가 먹고 싶을 때마다 난 큰 마음먹고 베를린 최고 식자재를 취급하는 곳으로 가서 커다란 연어 등살 한 덩어리와 참치 그리고 문어 등등을 모시고 온다. 그냥 바로 먹어도 꿀맛이지만 개인적으로 선어회 숙성된 일본식 회 를 좋아하기에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자, 드디어 준비가 끝났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고 마지막 인내를 쥐어짜며 보기 좋게 담아낸다. 보고만 있어도 행복하다. 그리곤 혼잣말로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고 또 먹는다. 더 이상 못 먹을 때까지 사시미로 배를 불린다. 이렇게 먹어줘야 한 동안 사시미에 대한 그리움을 접어둘 수 있기에...

요즘 한국에서는 전화 한 통이면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가락시장 같은 곳에서 해산물의 사시미 아니 부위까지도 선택 주문 배송이 가능하다던데. 그것도 한 시간 안에!!! 그렇게 쉽게 먹을 수 있으면 또 이 맛이 안 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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