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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 Sep 10. 2015

#9. 해열제


"으..으..으. .."

신음소리에 깼다. 자고 있는 지영을 봤다.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지영을 깨웠다.
열이 심한듯 했다

"지영..일어나봐!"
"음...왜요?"
"너 열이 심해!"

겨우 몸을 일으킨 지영이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열 나는구나.. 물이나 한잔 가져다 줘요!"
"병원은?"
"괜찮아요..혹시 해열제 같은거 있어요?"

그런것들이 있을 턱이 없었다.

"있을턱이 없져? 쌀 한톨도 없는 집인데..."

순간 헨리는 해열제 하나도 없는 자신의 집..
아니 자신의 일상이 이상하다는 느낌이였다.

"기달려!"

전화기를 들고 거실로 나간 헨리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물 한잔을 겨우 마시고는 다시 잠든 지영을 침대 끝에 앉아 쳐다봤다.
끊어지지 않는 지영의 신음소리와 내리지 않는 열로 헨리는 안절부절이였다.

"사장님.."
"......."

말없이 강실장이 가져온 약을 받아들었다. 강실장은 더 묻지 않고 조용히 방을 나갔다.

"지영..약 먹어!"
지영을 깨워 약을 건냈다

"아..."
약을 받아 먹는것 조차도 힘들어 보였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요..자주 있는일 이예요..내 몸은 심술맞거든요...
나 좀 더 잘께요..근데 괜찮으면 나 좀 안아줘요..춥거든요!"

지영의 말에 조용히 침대옆에 누워 그녀를 안아주는 헨리다

"진짜 괜찮아? 아프지 말아 줄래? 나 이런거 약해!"
"네.."

작은새 같다.
그렇게 헨리 품에서 약기운에 취해 다시 깊은 잠에 드는 지영이다

비틀거리면서 침대에서 일어나 출근 준비를 했다.
"회사 그만둬!"
"그럴까요? 좋져.. 나두 일하기 싫어요..재벌가 며느리 되면 평생 일안해도 될지 알았져!  회사 그만 두면 나 뭐먹구 살아요? "
"내가..."
"쳇.. "
지영의 콧웃음에 살짝 기분이 상했다.
바짝 마른 입술.
더 심하게 생겨난 쌍까풀.
혈색 하나도 없는 얼굴..생기가 하나도 없어 보였다.
곧 쓰러질듯 했다

"회사까지 데려다 줄께!"
"그 차로요? 안그래도 모든 회사 직원들이 나를 보고있는데 그런 어마 어마한 차에서 내림..아...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회사까지 데려다 준다는 말에도 그냥 혼자 출근을 하는 지영이였다.
하루종일 지영에게 신경이 가 있었다. 퇴근 무렵 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딘데 주변이 이렇게 시끄러워??'
'워크샵 가는데요...'
'워크샵??'
'회사 직원들끼리 일을 핑계로 밤새 술마시고 노는거예요!!'
'아~~그.. 럼 오늘? 안 들어 오는 거야? 몸은?'
'나중에 통화해요! 네...가요'

수화기 밖으로 지영을 찾는 소리에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
 
'또 술 진탕 먹겠네.. 강실장. 지영이 어디있는지 확인해! 차대기 시키고.."

아픈 지영이 걱정 되기도 했지만
워크샾이란 소리에 명훈도 함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 헨리다.
그게 더 신경을 곤두서게 했다.
 
"날 보면 뭐라고 할까?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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