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천천히 걸어요.."
지영이 뒤따라가면서 헨리를 부른다.
"뭔 남자가 그렇게 걸음이 빨라요?"
"남자니깐.."
"배려..존중..뭐 그런거 몰라요?"
"아..이런거 글쎄.."
밤공기가 좋다면서 헨리에게 산책을 나가자고 제촉하는 지영이의 성화에 못 이겨 함께 나왔다. 걸음이 빨랐나보다
지영의 말에 발걸음을 멈췄다.
"같이 걸어요"
지영은 멈춰선 헨리에게 다가가 손을 잡는다
"내 걸음에 맞춰요"
"그..래!"
지영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헨리는 어색하기만 하다.
매일 지나가는 집 근처에 이런 공원이 있는지 오늘 처음 안 헨리다.
"이런곳이 있는지 어떻게 알았어?"
"아..당연한거 아니예요? 난 걸어다고 헨리는 항상 차를타고 다니니깐..그것도 완전 까만차..가끔 걸어봐요..다른것들이 보여요.."
"그래.."
낮에 함께 간 마트도, 누구가와 발걸음을 맞쳐 걷는것도, 무심코 지나던 공원도, 상쾌한 밤공기도 새롭다
지영과 함께 하는 모든것들이 새로 시작한것처럼 설레이고 흥분되는 헨리다
"저 옆으로 돌아가면 커피 아주 맛있는 작은 카페가 있어요"
"이 밤에 커피?"
"커피 마시고 잠 안자면..내일이 안올까요?"
"회사?"
"네.."
월요일이 싫은 지영이다
"모든 직장인은 월요일을 좋아하면 안되요"
말을 그렇게 하지만 사실 회사에 어떤 소문이 또 났을까 또 명훈을 어떻게 봐야할지 걱정인 지영이다.
"헨리는 그런거 모르져?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고뇌! 다가오는 월요일의 공포..지옥같은 지하철.."
"그러니깐 회사 그만 둬!"
"쳇...."
정말 작은카페였다.
"어서오세요"
"아메리카노 두잔 주세요!"
"네.."
종업원과 웃으면서 주문을 하는 지영이 말했다
"밖에 있을테니 밖으로 가져와요!"
지영이 앉아있는 야외테이블에 커피를 가져다는 주는 헨리는 순간 멈추고 지영을 바라본다.
손으로 지영이 자신의 옆머리를 쓰러 올리면 바람과 또 이야기를 나누는 듯 했다
그 모습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헨리다. 자신이 왜 지영에게 빠졌을까?
곰곰히 생각중이다.
"나 애인 있거든.."
"큭"
아마도 바람과 이야기를 하는 모습 때문이였을까?
"애인이 누구야?"
"아.."
테이블에 커피를 내려 놓는 헨리다.
"있어요. 되게 무서운 남자..근데 맛없는 김밥을 맛있게 먹어주는 남자요..내가 진짜 죽을까봐 사람을 죽이라고 말하 남자요..
음...자꾸 작업거는 바람땜에 귀찮아요..머리를 자를까봐요!"
또 흘려내리는 지영의 머리를 쓸러올려주는 헨리다. 그리고 그 머리에 헨리가 입을 맞춘다
"아니.."
얼굴이 화끈해지는 지영이다.
"어..."
"왜?"
"봤지? 우리 애인 이렇게 로맨틱해"
바람은 지영과 헨리를 조용히 감쌌다. 그들을 보호해 주는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