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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자까 Sep 17. 2015

#17. 자기 학대 본능

새벽이 되면 춥다며 어린아이 칭얼되듯 지영은 항상 헨리의 품에 안겨왔다.
그것도 습관이 되었는지 팔을 벌려 지영이를 안아주려하는 헨리였다.
없다..지영이 없었다. 눈을 뜬 헨리는 작은 스텐드를 켜고 시계를 봤다.
새벽 3시..

"어디 간거지?"

주섬주섬 옷을 걸치고 거실로 나간 헨리는 쇼파 끝 구석에서 잠들어 있는 지영을 봤다.
테이블에는 반정도 비워진 양주병이 있었다.

"지영아"
"으...응..좀만.."

잠투정을 부리는 지영을 깨우는 헨리가 말했다

"일어나..들어가 자야지..이거 니가 다 마신거야?"
겨우 눈을 비비면 몸을 일으키며 지영이 귀찮은듯 한 표정을 지었다
"당신 코고는 소리에 한숨도 못자겠더라구요..잠도 안오고 해서요..왜? 아까워요?"
"그래..이게 얼마짜리 술인지 알아?"
"쳇..달아놔..나중에 갚을께요. 아님 나중에 서비스 잘해줄께..앞으로..뒤로?"
찰싹...
"농담이라도 그런 값싼소리 하지마. 네 입에서 그딴 소린 듣고싶지 않아."
"네.."

지영이 고개를 숙인다. 떨어지는 눈물
뚝뚝뚝
떨군 지영이의 고개를 자신의 품안으로 당겨 안아주는 헨리다

"나는 사랑이란걸 정말 처음 해보는데..네가 지난 사랑에 이렇게 아파하면 내가 너를 어떻게 해야하니?"
"내가.... 헨리를 이용하고 있는거예요.."
"응..그냥 넌 주인이 필요 한거지..길잃은 강아지. 전 주인을 기다리는.."
대답을 못하는 지영이를 있는 힘껏 더 안아주었다.
"네..근데 새로 생긴 주인이 부자라 더 좋아요"
"그래..마음껏 이용해. 대신 너를 학대하진 말아줘 ..부탁이야!"
"네.."
"들어가자.. 서비스 해준다면서..너 오늘 잠은 다 잤어.."
지영을 들어 안고 침실로 향했다.

지영이  헨리의 가슴에 살짝 손을 올리고는 심장에 노크를 했다.
'똑똑'
'네..'
'저 들어 가도 들어가도 돼요?'
'언제 나갔어?'
'우와..나 항상 헨리의 심장에 있는거예요??'
'어디 갔다 온 거야?'
'옆 동네에 마실!'
'그놈 어떤 놈이야? 좀 자라!'


지영이를 안아 어깨를 쓰다듬어 주면서 잠을 청했지만 쉽사리 잠을 청할수가 없었다.
'헨리? 자요?'
'응'
'아침 뭐 먹을래요?'
'너...'
'........... 그럼 점심은?'
'너...'
'그래 그럼 저녁도 나?'
'저녁은 밥먹자! 나도 밥은 먹어야지!'
'네...근데 난 출근해야해..'
"그래..."
지영을 품안에 안고는 놓아주는 않는 헨리다.
"출근해야해요..."
"그래..."
더 꼭 지영을 안았다.
"에라이.."
포기한듯 지영이 헨리의 품에 안긴다.

"넌 딱 내 사이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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