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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움 Jul 13. 2022

나는 어쩌다가 책 육아를 시작하였나.

결혼 전부터 책 육아를 결심했다.

"엄마. 우리 학교는 교직 이수가 가능하대."

"뭐? 그럼 무조건 신청해."


뭣도 모르고 엄마 말 듣고 신청한 교직. 다행히 대학교 때 성적이 좋아 3학년부터 교직 이수를 위해 빡세게 공부했으나 교생 실습 나가 말 안 듣는 고딩들에게 멘털이 털려 수업 후 펑펑 울며 절대 임용 고시는 보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다.


대학 졸업 후 어떤 일을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다가 대치동에서 학원 일을 하던 친구가 있어 학원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원래는 아르바이트로 제의가 들어왔는데 대표님이 면접을 보시더니 교직도 있고 말발이 괜찮은 듯 하니 실장이라는 직함을 얹혀주셨다. 그렇게 나의 사교육 취업기가 시작되었다.


당시 사교육 1번지는 강남 대치동이었고 뒤를 따르는 곳이 목동, 정자동 등의 지역이었는데 일복이 차고 넘치는 인간인지라 대치동, 분당에 있는 학원을 거쳐 강남에 있는 대형 재수학원에 학습 콘텐츠 관련 업무를 시작했다.

 10년 넘게 학원을 다녔으면서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찾아오는 학생들을 상담하면서 느낀 점은 '학원만'보내는 것은 돈을 건물주에게 바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이다.

선행은 일부 학생들에게만 통하는 것이고 차라리 독서를 통해 기초를 잘 닦아놓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책 육아에 집착하게 되는 엄마의 길로 들어섰다.

육아에 정답은 없지만 책 육아는 추천하고 싶다.


태교가 중요하다는 말이 인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출산 예정일 1주일 전까지 1시간 넘는 거리로 출퇴근했기에 태교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냥 지하철 역을 향해 걸으면서 혼잣말로 뱃속 아기에게 말을 걸어주고 지하철로 이동시 책을 읽는 것 외에는 한 것이 없다. 먹고 싶은 것 먹고 읽고 싶은 책 읽으면서 아이를 기다렸다. 독서는 비용도 적게 들고 장소의 구애도 받지 않으니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었던 태교였던 것 같다.

 태어난 아이가 나와 같은 취미를 가지기 바라는 예비 엄마의 이기적인 욕심 때부터 아이는 반강제적으로 책을 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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