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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움 Feb 23. 2023

워킹맘이어도 괜찮아!

생일파티 초대 못 받아도 괜찮아!

  이달 초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했다. 대학 시절을 함께 보냈을 뿐 아니라 결혼까지도 서로 소개해 준 남자들과 한 덕분에 종종 가족 단위로 함께 시간을 찐친들이다. 아이들 연령대도 비슷해할 이야기가 넘쳐났던 시간이었는데 문득 한 친구가 고민을 털어놨다.


“학교 입학하면 일을 그만둬야 할까 봐.”

“왜? 엄마가 이제 안 봐주셔?

“아니. 엄마가 일하면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이 주변에서 들은 말을 늘어놓았다.

요지는 엄마가 일을 하면 아이가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소외되는 일 때문이었다. 친구들의 생일 파티는 엄마들끼리 친해야 초대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며 자신은 일하는 것이 정말 좋은데 퇴사 또는 육아 휴직을 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답했다.


“그럴 필요 없어. 엄마가 일해도 친구들이랑 잘 지내.”


맞다. 아이들은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 해낸다. 그게 무엇이든. 사실 나 역시도 아이들이 미취학일 때, 큰아이 초등 입학할 때마다 저 고민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프리랜서로 강의할 때라 일반 직장인보다는 여유가 있었지만, 수업이 많은 날은 1교시부터 저녁까지 수업과 수업 준비로 바빴다. 어린이집에서 늦게까지 남아있느라 심심했던 둘째는 하원과 동시에 어린이집 앞에 있는 공터로 향했지만, 친구들은 이미 한참 놀고 저녁 먹으러 집에 돌아갈 준비를 했다. 놀지 못한 둘째는 친구네 집에 가고 싶다고 조르지만, 주로 오전에 친해지는 엄마들 모임에 끼지 못하니 내가 아는 사람이 있을 리 만무하다. 아이스크림 사러 가자고 꼬셔야 해결되는 나날들이 이어졌다. 큰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 나가면 늘 자매끼리 놀았다. 알고 지내는 엄마가 없으니 당연히 친구들의 스케줄을 몰라 몇 시에 놀이터에서 노는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과 늘 놀이터에 함께 갔다. 같이 놀아주는 것은 그네를 밀어주거나 숨바꼭질 몇 번 참여하는 게 다였다. 종일 일하다 왔는데 남은 에너지 싹 다 모아도 저녁밥 차려주고 재우는데 부족한 판이라 놀이터에서 열정적으로 놀아줄 수 없었다. 딸내미 둘이 놀고 나는 주변을 걸었다. 그네가 비어있는 날은 놀이터에서 좀 오래 놀고 그렇지 않은 날은 단지 내 놀이터를 순회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운 좋게 친구들을 만나면 좀 더 노는 것이고.

물론 친구의 생일파티에 초대받지 못했던 적도 있다. 아이는 서운해했다. 나도 가고 싶은데 엄마가 그 친구 엄마에게 전화해 보라고. 당시의 나는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대신 아이가 다른 곳으로 신경을 쓸 수 있도록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데 노력했다. 역시나 그 시간이 지나니 아이는 원래의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먹을 것이 많고 다른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생일 파티’에 가고 싶은 것이지 생일을 맞은 친구와 친해지고 싶어서 조른 것은 아니니 말이다. 정말 아이와 친한 친구의 생일이라면 엄마끼리 친분이 없어도 연락이 온다. 우리 아이가 ㅇㅇ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생일 파티에 초대하고 싶다고. 그러니 걱정하지 말자. 입학 후 한두 달만 현명하게 넘기면 아이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것이다. 미리 걱정하지 말자. 나는 내 일을 아이는 아이의 일을 씩씩하게 해 나가는 일상이 펼쳐진다.(속을 뒤집는 날도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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