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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Mar 17. 2023

산책로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오후 4가 넘어서 운동 나간다.

뒷산 산책 코스로 가는 경우에는

자주 보던 사람들이 있다.

5시쯤 되면 동네 벤치프레스 장소에 할버지

한분이 서 있다. 사람이 없을 때는 큰 소리로

"야호"를 외치거나 노래를 부르신다.

코로나나 뭔답답하신 것이 있어서 그런 모양이다.

한 바퀴 돌면  남산이 보이는 의자가 있는데,

그곳에는 할머니 한분이 있다. 겨울 내내 고양이 밥을

주면서 자식 돌보듯이 대화를 건넨다.

가끔 모르는 상대를 만나면

이런저런 자신의 얘기를 쏟아 낸다.

답답하신 모양이다. 그러고는 늘 그 자리에 앉아 계신다.

가끔은 모르는 사람에게 대화하다 버럭 화도 내시거나

인상이 안 좋을 때도 있다.  

오후 5시 반쯤 되면 안 보이던 개들이 보인다.

백구서부터 푸들, 요크셔테리어 등등..

코로나 이전에는 모임을 하는 듯싶은데, 요새는 그러지 않는 모양이다.

지나가면 한 두 마디 강아지에게 건네듯 말 한마디 꺼낸다.

"기다려. 안돼." 대충 이런 말을 하는 듯싶다.

숲 속 어디선가 신경질적인 음성이 들린다.

개가 어디로 가는지 "야! 이리 와!"라며 소리를 버럭 지른다.

난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향한다.

어느새 6시가 다되어가면 저녁때가 되어서 조용해진다.

다들 식사하러 간모양이다.

밥때 되면 조용해진다더니 그 말이 맞다..

봄의 초록 새싹과 노란 꽃이 폈다.

아직 봄이라고 하기엔 이른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자연은 이미 봄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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