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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Mar 16. 2023

허리 아픈 직장인의 비애

며칠 전 친한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몇 개월 전부터 허리가 아프다고 하더니만 결국 응급실에 갔다는 것이다.

친구는 대기업 연구원이고, 10년의 결혼 생활과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가 있다.

연봉은 높지만 집 대출과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데에

돈이 들어간단다.  

오랜 친구는 안다.

돈은 벌고 있지만 애써 친구 앞에서 태연한 척 하나, 처자식 먹여 살릴 생각에 허리가 아프다는 것을 말이다.


며칠 뒤 다시 전화가 왔다.

주사 맞고 다시 일하러 갔다고.

근데 허리 아프니깐 일찍 퇴근시켜 주었다며.

연신 짜증 섞인 말을 내뱉는다.

있는 놈이 더하다고.

누가 누구를 위로해야 할지는 모르겠으나,

몸관리 잘하고 덕담으로 위로는 했지만,

일찍 퇴근해도 좋을 리 없는 친구의 말 뒤에는

먹고 살아가야 할 걱정부터 앞선다.

사실 그렇다.

혼자 살아가든, 가정을 갖고 살아가든

먹고 살아가는 걱정은 끊임없이 하게 된다.

누가 나를 먹여 살려주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니.

잠시라도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 살아가려고

노력해야 또 살아가지 않을까 한다.

그러다 보면 풀리지 않는 것도

풀어 나가 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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