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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Apr 13. 2023

산을 동반하는 이유

Unsplash의Jan Canty

산악인은 높은 산에 올라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은 목표의식이 있고, 산을 정복하고자 하는 욕구가 큰지 모르겠다. 모험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높은 산은 놀이터가 된다. 그들이 올라가는 산은 생명이 살아 숨쉬기 적합하지 않다. 오르기 힘든 산에는 언제나 동반자가 있다.


난 동산이 좋다. 집 앞동산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 꽃과 나무, 사람, 물, 동물이 살아 숨 쉬는 공간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내 방 창문에는 산이 자리하고 있다. 높은 산을 바라보며 굳이 저 높은 산에 올라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대학교 시절 친한 친구 D와 산을 올라간 적이 있다. 난 힘이 들어 쉬었다가 가자했다. 물 한잔도 마시고, 체력을 안배하며 가자 말을 했다. 그러나 D는 참고 정상에 가서 물 한잔 하기를 원했다. 높은 산자락 돌바위에 서울 시내를 내다보며 야망을 내비쳤다.


누구나 자신의 꿈이 있다. 그 꿈을 오르기 위해서 아등바등하며 삶을 살아간다. 젊은 패기로 산을 올라간다. 저 높은 곳에 올라가면 무언가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고 간다. 올라가면서 힘든 지점을 극복하고, 휴식을 취하며 또다시 등반에 나선다.


그러나 그들도 동반자는 필요하다. 정상은 젊은 패기로만 올라갈 수 있는 곳도 아니며, 경험이 많다고 올라갈 수 있는 곳도 아니다. 등반가는 말한다. 산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산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자연 앞에서 생과 사를 겪을 수 밖에 없다고.


그들은 산에 오르기 전, 저마다의 신에게 기도를 하며, 함께 했던 등반가를 기억한다. 그것은 자신만의 힘으로는 올라갈 수 없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산이 허락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하산을 해야만 한다. 삶도 이와 비슷하다. 자신의 상태를 알고, 가야 할 때와 멈춰야 할 때를 아는 것, 또 누구와 함께 가야 할지를 아는 것, 그렇게 우리의 삶을 걸어가는 것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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