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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May 03. 2023

통신사 명의이전 실수 에피소드 1

Unsplash의 charlesdeluvio

며칠 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자 한 통이 왔다. 통신사로 온 문자였다. 스팸이나 광고성 문자가 싶어서 읽어보는데, 누군가 내 명의로 전화나 인터넷 가입이 되었다는 것이다. 아니다 싶으면 통신사로 신고 요망이 쓰여있었다. 옆에는 작은 글자로 엠세이퍼 제공.. 엠세이퍼는 뭐고.. 내 명의로 누군가 가입이 된 건 뭐지.. 이게 머선 일이고.. 시간은 금요일 오후 6시쯤이 다되서였다. 더 늦으면 상담 퇴근시간이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통신사 고객센터로 연결했다.


첫 번째 상담직원은 자신을 과장이라 소개했다.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내 생년월일만 물어보면서 동명이인일 수 있다며 주소를 나열했다. "이 주소 맞으세요?" "네 그건 제 주소예요." "그럼 이 주소는요?" "그건 아닌데요..." "아 그럼 동명이인일 수도 있는데요. 이건 아닌 것 같아요.." "네? 전 그런 적이 없는데요."

"그럼 당담부서로 연결해 드릴게요." 무슨 소린지 이해가 되지를 안았지만 더 들어보기로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통신사 홈페이지에서 계정 이력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고,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라서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선은 통신사의 답변을 들어봐야겠다.


두 번째 상담원은 아주 힘이 빠진 목소리였다. 퇴근 시간이기도 했고, 전문직 상담원은 아닌 듯싶었다..

명의 도용으로 의심이 되어서 연락을 드렸다 했더니, 상담원은 잘 모른단다.. 단순 처리만 하는 모양새였다. 일처리가 시원찮았지만.. 나는 애써 침착하게 대답했다.. "네.."


세 번째 상담원에게 "네 수고하십니다. 다른 게 아니라.." 설명을 드렸다. 아무래도 금요일 저녁 퇴근시간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인과관계를 설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그런 건지.. 다짜고짜 내 얘기만 늘어놔서 그런지... 속 시원한 대답을 안 하는 것 같아서..

오히려 내쪽에서 인사를 했더니, 상담원분도 말 한마디가 고마웠던지 "아~ 네 감사합니다~ 무엇 때문에..?"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잠시만 기다려보란다.. "띠리링~" 연결음과 함께, 20초 정도 지났을까..

"아~네~ 고객님~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전화드려도 될까요?"

확인만된다면 기다릴 수 있지...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고객님 확인되는 회선이 하나밖에 안 되었어 있는데요~" "아.. 그런가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통신사에서 온 문자에는 분명 내 명의로 신규가입이 되었다는데.. 아닐 시에는 신고 요망이라는데 말이다. 세 번째 상담사는 "문자가 잘 못 온 것일 거예요~ 더 필요하신 사항 없으세요?" 나는 일단은 알았다고 했다. 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 건지...


전화를 끊고 나서 아무리 생각해도 의구심이 풀리지 않았다. 첫 번째 상담원은 동명이인을 언급했고.. 두 번째 상담원은 모른다고 했고.. 세 번째 상담원은 회선이 하나밖에 연결이 안 되었으니, 문자는 잘 못 온 것일 거라며 단정 지었다..

통신사 문자에서는 분명 신규고객이 가입되었다고 아닐 시, 통신사 신고요망이라더니.. 더군다나 요즘은 보이스피싱이나 개인정보누출에 대한 얘기들을 수시로 하기 때문에 생각이 복잡했다.


우선, 통신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하기로 했다. 내 정보이력에는 휴대전화 한 개만 되어있는데.. 그럼 통신사 직원의 말이 맞는 것일까.. 그런데 왜 통신사 문자에서는 내 명의로 누군가 신규가입이 되었다는 것일까.. 어디서부터 문제가 있는 것일까 싶었다. 통신사 홈페이지 메뉴버튼을 이것저것 눌러보니 '전화' 항목이 있었다.


전화 항목에는 작은 숫자로 모르는 유선전화번호가 확인되었다. 순간.. 뭐지? 타 지역 지역번호? 그것도 내 명의로 누군가 가입을?? 통신사 직원의 말은 제각기 달랐고.. 내 눈으로는 누군가 내 명의로 가입이 되었으니.. 별의별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통신사 고객센터에 다시 전화를 했지만.. 금요일 상담업무는 모두 종류 되었다..

하는 수 없이 내일을 기다릴 수밖에..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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