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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Jun 15. 2023

모든 걸 내어 놓는 사랑

Unsplash의Ekaterina Shakharova

모든 것을 내어 놓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 없이는 할 수 없는 행위이다. 자신의 것을 내어 준다는 것은 희생과 봉사 정신없이는 불가능하다. 반대로 받기만 하는 사랑은 아이의 상태로만 머물러 있다. 남에게 주는 것에 익숙지 않아 잘 모르는 것이다. 사랑을 내어주는 행위도 그렇고, 받는 행위도 그렇고, 익숙해야 행할 수 있다.


자신의 것을 내어 준다는 것은 위대한 사랑이다. 그것은 희생과 봉사 정신과 사랑하는 마음이 전제하지 않으면 자신의 것을 내어 줄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다. 아기는 자신의 입에 먼저 먹을 것이 들어가지 않던가.


어머니의 사랑이 그렇다. 나도 어머니의 배속에서 10달을 머물고 태어났듯이 어머니의 사랑은 주는 사랑이다. 내 의지로 받으려 하지 않아도 받을 수밖에 없는 사랑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주기만 하는 어머니의 사랑. 출산의 고통과 자신의 목숨까지도 아기와 맞바꿀 수 있었던 것은 사랑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행위이다.


자신을 내어 놓는 사랑에는 고통이 뒤따른다. 이를테면 학창 시절 도시락을 싸기 위해 아침부터 분주하게 음식을 하는 어머니를 생각할 수 있다. 그 시절 어머니는 요리에는 소질이 없으셨다. 어머니라는 이름 하에 남편과 자녀를 뒷바라지하느라 자신의 몸도 일깨우지 못한 아침에 자녀의 음식을 싸기 위해 봉사한다. 그것도 모른 채 마음에 들지 않는 반찬을 갖고 친구들과 함께 나눠 먹을 생각을 하니 내 반찬이 부끄러웠다. 아버지는 출근 전 입맛이 없다며 불평을 늘어놓는다. 어머니는 아들 같은 남편 하나 어르고 달래며 인내로써 참아내셨을 것이다. 내 것이 아닌 자식과 남편을 위한 봉사이다. 자녀와 남편의 수발에는 고통이 뒤따른다. 사랑이 아니었으면 행하지 못할 젊은 30대 여성의 일이다.


받기만 하는 사랑이 있다. 아이는 자신의 몸을 가누지 못할 때는 받기만 한다. 부모의 양육으로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며 커간다. 그 시기에는 다 하나같이 받기만 한다. 받기만 하다 보면 고마워할 줄 모르기도 한다. 아이는 받기만 하기 때문에 감사할 줄 모른다. 그저 생글생글 웃는 모습을 통해 값어치를 치른다.


아이는 커가면서 자신의 일을 알아서 하게 된다. 자신의 사고와 세계를 갖고 책임감을 갖으며 어른이 되어가는 연습을 한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돈을 벌어번 적도 없고, 힘든 일을 한 적도 없으며,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부모의 울타리 안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받기만 하는 것이 당연한 태도가 된다. 그래서 부모가 먹여주고 입혀주는 것에 대한 감사한 것보다는 부족한 것에 대해 불만과 불평을 늘어놓기 일 수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주는 것이 얼마나 힘이든 일인가. 돈을 벌어본 사람은 돈 쓰는 게 쉽지 않고, 가정을 돌보는 사람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물가를 고려해서 한 푼 두 푼 아껴가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 틈에서 자신의 것보단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주기만 한다. 아이는 그것도 모른 채 받기만 한다. 그 상태로 크기만 한다면 아이의 입장에서는 받는 것이 당연하기만 하다. 어쩌면 성숙하지 못한 태도도 이러한 상태로 어른이 되어 반성 없이 살아갔기 때문은 아닐지 모른다.  


자신의 것을 내어 놓는 사랑은 숭고하다. 희생과 봉사의 정신으로써 이타적인 행위를 할 때만이 가능한 행위이다. 어머니가 자녀를 출산하는 것이 그렇다. 산모의 고통이 뒤따르지 않았다면 할 수 없는 이타적인 행위이다. 반대로 받는 사랑이 있다. 아이는 부모의 힘듦을 모른 채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는 것을 당연시 여겨 성장할 수 있다. 성장과정과 어른이 되어서도 미성숙한 태도로만 산다면 받기만 하는 것이 당연할 지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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