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혜훈 Jul 23. 2023

흔들리는 삶

삶이 흔들린다. 송두리째 내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주저 않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있다.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쓰러졌다가도 다시 일어나려고 발버둥 치고 쓰러지면 오뚝이처럼 일어났지만 끝내 쓰러졌다. 아기는 2000번 이상 넘어지기를 반복하여 걷는 법을 배운다. 


옆집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걷고 뛰기를 반복한다. 아이의 아버지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조심해라 말하지만, 아이는 넘어질지언정 걷고 뛰기를 반복한다. 아이처럼 걷고 뛰면 좋으련만, 어른이 되면 걱정과 불안으로 두려워하고 걷기를 주저한다. 아이가 걷을 수 있는 것은 실패를 2000번 이상 하면서 걷는 법을 배우니, 내 삶에서 실패라 생각했던 과거의 기억은 실패가 아니다. 고작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의 경험이니 말이다.


운동은 타고난 신체능력이 있어야 잘한다. 대학교시절, 재능이 있는 친구는 곧 잘 운동을 잘하는가 하면, 노력으로 운동을 하는 친구가 있다. 나는 후자에 속한 편인데, 내가 잘하는 것보다는 못하는 것을 노력해서 잘하려고 했으니 욕심이었다. 농구를 좋아하는데 농구하나 만 잘해도 다행인데, 체조나 배드민턴 등 다 잘하려고 안간힘을 썼으니 말이다. 


뭐든 한 가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한 가지만 잘해도 다행인데, 이것저것 하다 보니 에너지를 방전하고 하나도 제대로 못한 셈이 되었다. 어느 날 친구가 내게 그랬다. 스타크래프트라는 오래된 게임을 하는데, 3가지 종족 중 하나만 선택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여러 가지 종족을 다양하게 알아보고 게임을 하는 것이 좋은데, 반대로 친구는 한 가지 종족을 끝까지 파고드는 것을 좋아해서 그렇다. 


무엇을 하다가 안 하면 정체돼있는 것처럼 느꼈다. 다른 사람은 삶이 잘 굴러가는 것만 같은데, 나 혼자만 시간이 멈춰져 버린 것만 같아 삶은 흔들리고 불안하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었다. 생각은 나를 더 괴롭게 했다. 아이처럼 걷고 또 걸을 순 없을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의 연속인 인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