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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Aug 28. 2023

전쟁과 평화

영화 '오펜하이머' 리뷰

오랜만에 영화관 방문이다. 영화 예매를 하기 위해 앱을 설치하고, 예매와 취소를 반복해 결국 일요일 조조 영화를 봤다. 친구와 함께하는 것이 아니면 혼자서는 방문하지 않는 영화관을 낯설게 방문했다. 고민 없이 요즘 흥행하는 영화 ‘오펜하이머’를 선택했다. 난 개인적으로 전쟁에 관련된 영화는 군대 가기 전에만 좋아했다. 남자라면 다녀와야 하는 군대의 환상이 깨지고, 20대 영화와 함께 연애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살면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사랑’이라는 단어를 빼놓을 수 없는 것 같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미국 오펜하이머 물리학자의 전기를 다룬 영화이다. 오랜만에 3시간 동안 의자에 앉은 채 반강제적으로 영화를 봤다. '원자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오펜하이머는 핵 연구를 위해 윤리적 고민을 하지만, 결국은 자신과 국가가 살기 위해 평화가 아닌 전쟁을 선택한다. 원자폭탄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 그 결과 그는 정치적, 윤리적으로 공격을 받지만, 영화의 끝은 미국을 수호한 애국자가 되었다. 사전에는 그의 말년은 죄책감으로 인해 평화주의로 운동가가 되었다는데, 영화 결말이 의아스럽다. 아무튼 인류의 역사상 전쟁과 평화의 외침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내 방 창문에는 성북동과 북악산을 비롯한 여러 산봉우리가 보인다. 난 도시의 소음과 경쟁 속에서 앞만 보고 내달리다가 자라온 고향을 다시 바라본다. 창밖을 내다보며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가져다주는 평화를 가끔 느낀다. 자연을 바라보며 글을 쓰고 빗소리를 듣고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전쟁과는 거리가 멀다. 어쩌면 저 자연도 아무렇지 않게 보이지만, 평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몇 개월 전부터 동네에서 너구리가 보인다. 서식지 파괴로 너구리의 자리가 없어졌다는데, 인간과 인간, 인간과 동식물이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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