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혜훈 Aug 31. 2023

인생의 끝과 시작에서 모두를 응원한다.

(Feat. 우리들만의 블루스)

살면서 안 힘들고 안 아픈 사람이 있을까. 내 눈에 비친 남의 상황은 다 좋아 보일 수는 있겠지만, 사람마다 다들 사연이 있다. 사랑에 아파 힘들고, 밥 먹고 살기 어렵고,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일에 대한 부담감, 건강에 대한 염려, 나이가 먹어간다는 것에 대한 어려움, 미래에 대한 막막함 등이다. 난 살다 보니 이러한 일들을 겪어 가면서 살아가고 있다. 사실 생각해 보면 걱정거리뿐이지 실제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허다했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차승원은 삶을 살아내느라 어려움이 발생한다. 일처리 하느라 정신없는 틈에 발을 다치기도 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직원과 고객의 마찰로 어르고 달래 자신의 역할을 하느라 발이 성할 날이 없다. 다 먹고 사느라 하는 일인데 일하다 보면, 정신없을 때가 많다. 나도 일을 할 때는 일에 몰두해 있느라 정신이 없고, 아침에 눈뜨면 출근하고 업무가 많다 보면 정신이 없어 꼬이는 날이 생겨 일처리 하느라 하루가 다 지나가고 버스에 몸을 싣고 집에까지 간다. 그러다 힘들면 술 한잔으로 위안을 삼는 고단한 삶을 산적이 있다.


그때는 나만 힘든 것 같았다. 그러다 일을 그만두고 다른 직장에 가서 일을 찾고 가면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직장이 아니더라도 대학에 들어가 공부를 해도 어려움은 늘 있었다. 일도 공부도 다 그만두고 나면 또 쉬면 괜찮겠지 하지만, 나만 삶에 뒤쳐지고 동떨어진 것만 같아서 어려움이 따른다. 살면서 늘 고비는 있다. 인생이 마냥 편할 것만 같지만 그렇지 많은 않다. 어쩌면 난 편하게만 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남들처럼 부럽지 않게 저 높은 곳을 향해 가고 싶어서 힘들고 또 다른 곳을 찾아 떠나갔는지 알 수없다.


티브이나 뉴스에서 혹은 다른 나라에 봉사활동을 가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나의 상황 보다 더 어렵고 힘든 상황이 많다. 필리핀이나 파푸아뉴기니에 봉사활동을 하러 간 적이 있는데, 그곳 사람들은 가난하게 산다. 좁은 쪽방과 원시 그대로 더럽고 찢어진 옷을 입고 잘 못 먹고살아도 그들의 삶 속에는 미소를 잃지 않는다. 가난하지만 마음은 편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난 그동안 너무 부유하게 살았던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난 가진 것이 많아 오히려 더 힘들었는지도 모른다. 내 것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 가면 더 행복하겠지 하다 보니 시간이 흘렀다. 누군가 행복이 나에게 무엇일까 물어본다면, 오히려 가지지 않을 때 행복한 것 같다고 말할 것 같다.


언젠가 누가 내게 그랬다.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으면 편안해진다고. 난 그때는 그 말이 무엇인지 잘랐고, 지금도 잘 모른다. 내가 움켜쥐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람인지라 살아가면서 가지고 가야 할 것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욕심부리지 않고 살고 싶다. 난 적당히라는 말이 좋다. 뭐든지 적당한 것이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제 도깨비를 봤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