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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Sep 03. 2023

귀여운 강아지인가 아니면 짖는 개인가 생각해 본다

사람마다 관점의 차이가 있다. 똑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방향이 다르면 좀 곤란할 때가 있다. 혼자 살아간다면 괜찮겠지만, 같이 살아가는 세상에, 특히 공동으로 이용하는 공간이면 더욱 그렇다.


오전 중에 책을 다녀왔다. 주말 아침이라 그런지 산책하시는 분들이 있었다. 할머니가 앞장을 서시고, 할아버지가 뒤를 이어 지팡이를 집고 어디를 가자하신다. 가을이 왔는지 밤이 떨어져 있는데, 할아버지 한분은 혼잣말을 하시며 밤을 주우신다. 산길을 걸으시는 분들 중에는 맨발로 걷는 사람이 있다. 입구에는 신발이 가지런히 모아져 있는데, 처음에는 뭔가 했다. 알고 보니 건강생각해서 맨발로 걷기 하시는 분들이다. 그분들이 다녀가신 길은 아주 반질반질하다. 맨발의 힘이 크다.


우리 집 뒷산은 북악산을 비롯하여 팔각정으로 올라가는 등산이 꽤나 있다. 몇몇 등산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올라가는지 시끌시끌하다. 나는 멀리 남산이 보이는 동네 휴식공간에서 중년 아주머니가 푸들과 다른 종의 강아지에게 대화를 하시는 걸 보았다. 반대편에서는 중년 아주머니가 프렌불도그을 이끌고, 뒤에는 중년 아저씨가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 프렌치불독은 조용히 자기 길을 간다.  맡은 편 작고 귀엽게 생긴 줄 알았던 가 상대편 말없이 걷는 프렌치불독을 향해 짓었다.


프렌치 불 반려인 아주머니는 짓고 있는 를 보면서 '어머 귀여워'라는 말을 했다. 나는 그 말이 이상했다. '저건 귀여운 게 아니라, 짓는 건데..'라고 내뱉었다. 산책로 계단밑에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이 고양이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공간에 자주 앉아 나 좀 봐줘라는 식으로 누워있다. 난 그 고양이에게 말했다. 네가 좀 가서 관리하면 좋겠다. 짖는 개 반려인은 서둘러 조용히 하라며 강아지를 다그쳤다. 물론 지나가는 말로 다들 말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반려인 눈에는 개가 짖는 것보단 귀여운 개의 모습만 눈에 들어온 것이다. 난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이라 개가 짖는 모습만 들어온 것이다. 사람마다 관점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 개는 훌륭하다라는 프로그램을 몇 년 전부터 봤다. 어릴 때 개를 키워보기도 했고, 몇 년 전에 개를 돌봐주기도 했다. 개를 좋아하긴 하지만, 모두 함께 이용하는 산책로에서 서로 지켜야 할 '예의'라는 것이 있는데, 강훈련사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반려견보단 반려인의 태도가 중요함을 말한다.


내가 바라보는 시각으로 말하는 것이 전부일 테지만 말이다. 내 시각만 갖고 말을 하다 보면 서로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내 관점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관점에서도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사는 세상이면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은 나와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든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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