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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Sep 05. 2023

꿈꾸는 삶을 희망한다

(Feat.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나는 어린 시절 꿈이 있었다. 친구 셋이 있었는데, 3층짜리 건물에 커서 친구들과 함께 사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꿈은 친구가 소중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편으로는 건물주가 되겠다는 것인데, 요즘 같은 경기와 부동산 가격을 따져보면, 더 이상 말 안 하련다.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영화에서 해리스는 전쟁에 나간 남편의 생사를 기다리며 가정부로 생활을 한다. 그녀는 디올 드레스의 아름다움에 반해 꿈을 꾸게 되는데, 결국 자신의 삶을 살고자 영국에서 파리로 건너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어머니가 생각났다. 어머니는 옆 동네에 사는 혜수라는 친구가 요즘 늦바람이 났다면서 어디를 자꾸 가자한다 했다. 그녀는 시골 해안가 출신으로 서울에 상경하여, 도시녀 어머니와 친구가 되었다. 그런데 이 두 분의 삶은 좀 다르다. 우리 어머니는 서울에서 자라나 디자이너로 생활하시면서 옷을 만드시고, 아버지를 만나 자신의 취미 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내셨다. 물론 어머니도 아버지와 자녀, 고모할머니까지 보살피시느라 힘이 드셨을 테지만 말이다.


그에 반해 어머니 친구인 혜수 아주머니는 시골출신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씩씩하게 일을 잘하는 오지랖 넓은 분이셨다. 짠돌이 돌싱 아저씨를 만나서 남편의 사춘기 두 아들을 키우고, 딸을 키워가며 삶을 사셨다. 사춘기  아들이 속을 썩이며 젊은 날 고생하시다 이제야 자신의 삶을 사시겠다 하신다. 그래서 한 번은 어머니를 끌고 동네 산자락을 올라가시다 어머니가 기겁하시고 휘청하시니 그제야 어머니 컨디션을 알아채셨다. 요새는 전화만 하시며 "모하냐 날이 덥다. 언제 한 번 보자" 하시며 너스레를 떠신다.


우리 어머니는 젊은 날 취미인 등산, 헬스, 에어로빅, 야유회, 노래교실, 통장, 성당활동 등 안 해보신 게 없다 하신다. 이제는 어디 가는 게 싫다며 친구랑 밥 한 번 사주고, 편하게 지내며 봉사하고 싶다 다. 저마다의 삶이 있는 것 같다. 나이에 맞는 자신의 삶이 있고, 같은 나이에도 제각기 살아온 과정이 달라 삶이 다르다.


어릴 때 친구를 만나면, 자녀가 초등학생인 학부모라 살기 바쁘다. 혼자 사는 대학 동기는 학교 다닐 때는 잘 맞았는데, 요즘은 서로 상황이 달라 어려움이 있다. 다 저마다의 삶이 있고 추구하는 바가 있으며 목표와 꿈이 있다. 나도 내 삶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있고 꿈이 있다. 그런 것을 보면 다 자신 만의 기쁜 여정을 걸어가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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