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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Sep 09. 2023

마흔에 혼자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좋다. 마흔이 되기 전에는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술을 마시며 놀기도 했다. 같은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웃고 떠들다 보면 이성에 대한 호감도 생기게 된다. 자연스레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했지만, 연애에 대한 남녀 간의 온도차이가 있기도 했다.


연애라는 것도 시간과 서로에 대한 노력, 돈, 에너지가 들어간다.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서 살아온 환경과 성격, 가치관 등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만나면서 남녀가 친지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간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테면, 난 연애를 하면서 같이 술을 마시고 노래를 듣기도 하며 영화를 보기도 했다. 그러다 20대 있을 법한 앞으로의 오지 않을 미래에 대해서 얘기하다 보면 서로에 대한 고민이 충돌하기도 다.


남녀는 만나면 좋지만, 또 다른 존재이기에 만나고 나면 불필요한 에너지가 소모되어 힘들기도 했다. 그뿐이던가.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삼삼오오 모여 지내는 친구들이 전부였는데, 대학을 다니면서 알게 모르게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있었다. 대학도 사회에 시작이라고, 호감 가는 동기, 선후배부터 교수까지 서로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면서 어울리며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렇게 다양한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스쳐 지나가면 형식적으로라도 웃고 떠들며 인사를 했다. 그러나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난 혼자 있는 시간이 좋았다. 그래서 기분이 좋든 싫든 인사는 했지만, 그런 인연이 그리 오래가지도 않았다. 같은 공간에 사람들과 목표를 향해 함께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을 보낸 것뿐이지 사실 인간관계의 모든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난 마흔이 되고 혼자 있는 시간이 좋다는 걸 느낀다. 굳이 스쳐 지나가는 인연을 붙잡으려 하지도 않고,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쓴다거나 음악을 듣거나 술을 마시며 좋아하는 노래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내가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더 깊이 이해하고 시간을 보낸다. 나라는 인간이 원래 친한 친구 셋이 있고, 그렇게 많은 인간관계를 하지 않은 사람이다.


또 그 친한 친구라고 했도 어렸을 때 본 친구들이고 살면서 나의 삶이 있고 그들의 삶이 있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저 오랜 친구였기에 서로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가끔 안부를 묻는 정도다. 성장하면서 일과 자신의 고민, 상처 등이 있다. 난 언젠가 혼자시간을 보내면서 외롭다고 느꼈다. 그런데 몇 년 흐른 후 생각해 보니 혼자 있는 외로움 덕분에 나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 그 시간에 누군가를 만나고 내 외로움을 잊기 위해 사람들과 어울린다면, 그 순간은 사실 즐겁겠지만, 상대방이 온전히 나를 이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의 얘기를 하고 상대얘기를 들으면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로 인해 피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혼자 있는 시간이 좋다. 혼자 있으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여태껏 잘 몰라왔던 나를 발견하게 된다. 내가 음악을 좋아하고, 글을 적는 것을 좋아하며,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하는 것을 말이다.


혼자서 운동을 하는 것도 좋고, 영화를 보는 것도 좋으며, 산책을 하면서 자연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하는 것을 말이다. 혼자 있다가도 조용히 방에 누워 바람을 쐐며 쉬는 것도 좋다. 혼자 있으면 할 수 있는 것 참 많다. 문과 예술, 운동, 사색 등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나와 더 친해지게 된다. 나는 혼자 있을 때 행복을 느끼게 된다. 혼자 있는다는 것은 결코 외로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나와 더 친해지는 시간 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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