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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Nov 02. 2023

엄마의 도시락 반찬은 꿀맛이다

학창 시절 도시락 반찬을 꺼내어 본다

세 명이 모이면, 두 명이 더 모이고 다섯이

되어 기대하던 도시락 뚜껑을 열어 본다

인기메뉴인 스팸과 계란, 소시지를

싸 온 친구는 환영받았고 우쭐했다.

참치캔을 싸 온 친구도

박수를 받았다

난 내 반찬 뚜껑을 열면

콩자반이나 뱅어포무침, 멸치가

있어 엄마의 정성스러운 반찬이

부끄러웠다.

그 당시 엄마는 음식 솜씨가 없으셔서

음식 연습신 것 같은데,

난 반찬보다 사춘기 시절

친구와의 반찬에서 밀린다는

사실이 더 부끄러웠다.

한 번은 엄마에게 오늘은 햄쌋냐고

물었더니 맛있는 반찬이라며

잔뜩 기대했다.

친구에게 자랑하고 의기양양하게

뚜껑을 열었는데, 또 콩자반과 뱅어포무침

이였다 속았다.

친구의 장난 섞인 웃음에

나는 분노의 젓가락질로 친구들의

과 맛있는 반찬을 하나도 남김없이 꼭꼭 씹어 먹었다.

성인이 되어서 지금까

난 음식투정을 안 한다.

언젠가 음식을 하는 엄마의 튼 손을 보면서

음식은 엄마의 따뜻한 손길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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