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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Jan 05. 2024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아이도 엄마도 다. 유모차를 끓고 두리번거리면서 거리를 걷고 있다. 아기는 유모차 안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하얀 피부와 투명한 눈동자로 세상을 바라본다. 젊은 부부가 아이를 안고 학원에 맡겨두고 발걸음이 가볍다. 모처럼 휴가를 얻은 것만 같아, 팔짱을 끼고 시간을 보낸다.

그들이 젊어 보인 다는 것은 내가 나이가 먹은 것과도 같다. 올라오는 길에 거울을 잘 안 보는데, 상가에 비친 내 얼굴을 봤다. 며칠 전 친구가 새해인사를 했다. 서로 덕담을 주고받았다. 몇 년 전에는 가끔 봤었는데, 친구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해였다. 수고했다는 인사였다. 어릴 때부터 봤던 친구들은 가정을 갖고, 돈을 벌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사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다. 나는 산다는 것이 뭔지라는 말을 했는데, 엄마는 산다는 게 다 그런 거라며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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