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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Nov 24. 2023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오늘 어머니와 함께 삼촌 선물을 샀다. 삼촌은 몇 개월 전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있다. 며칠 뒤 퇴원할 삼촌을 위해 어머니는 선물을 사러 갔다. 동네 옷가게에 점퍼를 골라 옷을 입어봤다.


엄마는 이 옷사이즈면 삼촌이 맞을 것 같다. 그렇지? 네. 옷은 어떠니? 괜찮네요. 뭘 그렇게 신경 쓰세요. 그냥 남자옷이 다 똑같죠. 엄마는 이 옷 저 옷을 구경했다. 점퍼하나를 산 뒤, 신발을 구매하러 대학로 마트에 갔다. 대학로 거리에는 사람이 많았다. 신발가게에 진열된 신발은 할인을 했다. 만 원대 싼 물품이 있었다. 다만 사이즈가 크거나 작았다. 저렴한 가격대에 신발이 보이자 이거다 싶었다. 엄마에게 이 신발 어떠냐 했는데 사이즈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2층에 올라갔다. 가격을 보고 이 신발 어떠냐며 물었다. 엄마도 삼촌이 잘 어울릴 것 같다며 골랐다. 파란 신발을 샀다.


우체국으로 가는 길에 엄마는 삼촌이 원하는 신발이라며 잘 산 것 같다 했다. 난 다행이다 싶었다. 날이 추워 빨리 우체국에 가서 소포를 보낼 생각이었다. 엄마는 우체국에 들어가자 소포를 나르는 아저씨에게 묻듯이 말했다. "이거 그냥 보내면 안 되나요" 난 아저씨가 계시길래 가만히 있었다. 아저씨는 "가방에 보내도 되는데, 박스에 싸서 보내는 게 안전할 거예요." 아저씨는 박스를 골라주셨다. 난 재빨리 물건을 담았다. 엄마가 계산을 하려고 보니깐 번호표가 없다 했다.


난 재빨리 번호표뽑는 곳으로 갔는다. 아저씨는 번호표를 뽑아주셨다. 감사해서 인사를 했다. 그런데 엄마는 "이런 택배상자에 물건을 하나 안 담았다." 난 상자를 뜯으려 하는 순간 아저씨가 오셨다. 아무 말 없이 아저씨는 택배상자를 보고 있었다. 난 뭐 좋은 방법 없냐며 물었다. 아저씨는 설명을 하면서 이렇게 살살 뜯고 다시 싸면 된다고 했다. 난 빨리 집에 갈 생각에 좀 마음이 바빴다. 난 택배하나에 세분이 있다고 했다. 아저씨는 웃으면서 같이 하면 좋다고 했다. 난 아이고아이고 고맙습니다 인사를 고 서둘러 나왔다.


우체국 아저씨는 자신이 일하면서 도움을 주고 인정받는 게 좋으셨나 보다. 그렇지만 난 아쉬움이 남았다. 도움을 주는 건 좋지만 도움을 요청할 때만 도움을 주면 고마울 텐데. 요즘시대에 혼자서 다 알아서 하는데.. 고맙긴 한데 빨리 가야 하는데.. 싶었다.


엄마와 돈가스를 하나 샀다. 언덕 길을 올라가면서 찬 바람이 불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집이 제일 좋다며 뜨뜻한 물 한잔을 마셨다.


난 집에 와서 우체국아저씨 얘기를 했다. 엄마는 "그 아저씨는 은퇴하고 그곳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걸 거야. 아마 그 아저씨는 말없이 도와주는 게 친절이었을 거다. 그 아저씨의 일이기도 하고. 아까 같이 하는 게 좋은 거라고 말했잖아." 

'그래. 요즘 세상 그렇게 하는 사람이 없지. 같이 하는 건 좋은 거지. 그래서 기다림이 필요하긴 하지.' 그래도 상대방 도움을 요청하면 도와주시길. 아니면 좀 물어볼 수도 있잖아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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