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혜훈 May 14. 2024

글은 결국 혼자 써야만 한다.

글이 이야기로, 이야기가 삶으로

글은 혼자 써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수다를 떤다.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올 때가 많은데, 그럴 때는 글을 쓸 시간이 된 것이다. 책을 읽다가 그날의 책이 거침없다면, 그날 글이 거침없이 써지면 좋은데, 그럴 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고작 몇 줄을 쓰고 지우거나 쓰고 그 장면을 기억하고 써보려니 기억이 나질 않으면 멈춘다. 미련 없이 말이다.

그러다가 하루 컨디션이 좋으면, 음악이나 라디오를 듣거나 운동을 가볍게 한다거나 아니면 보통 드러누워 스마트폰을 보면서 유튜브나 영화를 보면서 쓸 때 없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잊어 먹고 브런치에 생각나는 글을 적거나, 하다 잠을 잔다. 세상 편하다. 점심을 먹고 밖에 나가서 걷는다. 동네를 돌거나, 천을 따라 걷거나 몇 시간을 돌면 잊어버린다. 돌아오면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저녁 시간이 고, 다시 똑같은 루틴을 반복한다.

을 쓰고 책을 읽고 싶은데, 막상 그렇게 하기란 나 같은 사람은 초행길을 걷고 있어 더디기 그지없다. 욕심을 부린다고 빨리 써지는 것도 아니고. 그러다가 답답하면 세바시에서 소설가 김영하 강의를 들었다. 글 쓰는 건 누구나 산을 오르는 행위라고. 글을 쓰는 사람도 힘들고, 보는 사람도 힘들고. 산을 오르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등산가 엄홍길은 말했다. 산을 오르는 건 신이 허락해야 한다고. 물론 높은 산을 오르는 사람은 그렇겠지만, 나 같은 사람은 동산도 오르기 싫어하니 나와는 다른 이야기라 패스한다. 삶은 살아야 하고, 살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적어야 하니. 윤혜자 선생님께서는 그랬다. 일기처럼 적는 거라고. 일기처럼 적고 모아서 글이 되면 그걸로 또 글을 적고, 그러면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높은 산을 오르는 산악인도 있겠지만, 얕은 동산을 올라 살아가는 나 같은 사람도 있다. 편성준 작가님께서는 유명한 작가들은 하루에 4-6시간씩 글을 쓴다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일찌감치 포기하라고. 그렇다면 빠른 포기를 선택하겠다. 그냥 쓰고 고치고, 그렇다고 막 쓰지는 말고.라는 유명한 말씀이 지금 떠오르는 것이 다행인지 모른다.

아무리 이야기하고, 머리 식히고 답답해서 술을 마신다고 해도 결국 써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글이 되지 않기 때문인지 모른다.  책이  있다. 정세랑, 편성준, 김언수 작가의 책이 있고, 책상에는 한강, 김영하, 여러 작가님의 책이 있다. 내 인생에 일 년에 책을 이렇게 많이 읽는 것은 부끄럽지만 처음 있는 일이다. 책을 읽으면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게 되고, 또 그 글을 쓰느라 얼마나 고생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글쓰기 할 때, 시점이 중요한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