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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훈 Apr 27. 2024

다시 만난 아버지

책리뷰 <아버지의 해방 일지, 저 정지아>

저자는 아버지 장례식에서 만나는 사람을 통해 이야기를 펼친다. 빈소에 온 아버지 지인, 친구, 가족으로부터 지난 아버지의 기억에서 아버지를 용서하고 화해하며 해방감을 갖는지 모른다. 아버지의 유골을 동네에 뿌리는 장면에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났다.

책에서 주인공은 사회주의자 아버지가 죽고 나 아버지 알 수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영정사진 속아버지를 기억하며, 나의 어린 시절 가부장적인 아버지 상처된 말에 난 상처받지 않았다고. 빨갱이로 오인받고 산 아버지에게 화풀이하는 작은 아버지의 관계. 그는 술만 마시면서 탓하던 형이 었다. 사정을 아는 화자는 영정사진 속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건 니사정이제.. 라던 아버지의 말.

살면서 아버지가 남에게 빚지고는 못 사는 사람 때문에 돌아가시기 전, 만 원 한 장 친구와 된장찌개에 소주를 마신 것이 전부였다. 빨치산 혁명가인지 그렇게 근엄하고 참지 못하는 성격에 장례식장 아버지 친구들은 소주 빨리 마신다고 아버지 별명은 삼초. 전라 사투리가 너무 진해 부러 나도 모르게 사투리를 써버렸응께. 아버지는 죽었지만 시대적 상황 속에 그 힘을 술로 보냈으리라.

주인공은 아버지 때문에 삶이 헝클어진 사촌오빠를 보면서 다시 만난 그의 모습에서 연민을 느끼는지 모른다. 장례식장에 온 사촌들은 똑똑하고 잘난 사회주의자에 유물론자까지 바른말하는 아버지오히려 애틋하게 대다. 사촌과의 추억 속에서 아버지와의 대화 나눈 기억 떠올렸지만 아버지는 없다. 빈소에 왔던 아버지의 친구는 어린 친구도 있었다. 아버지는 누구 하고도 친구가 된 줄이야.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알게 된 걸까.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모르나 빨치산, 빨갱이라는 시대 속에 억압당한 모습에 영정 사진 속 아버지를 빤히 쳐다보게 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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